• [그냥 잡담] 4년만에 브루드워 해보니 저그가 안좋은 것 같음;2014.05.15 AM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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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이 좀 질려서 간만에 스타1을 해봤는데요, 스타2 발매되기 전까지 했었는데 그때는 그럭저럭 중하수 정도는 되는 수준이었는데 오랜만에 했더니 계속 하던 양반들하고 저하고 수준차이가 엄청나네요... 여튼 간만에 해봤더니 새로운 관점에서 몇가지 보이는 게 있어서 적어봅니다.

첫째로 초반 정보전에서 저그가 불리합니다. 테란 플토는 입구를 막을 수가 있는데 저그는 입구를 막을 수가 없다보니 사실상 초반 체제를 무조건 알려주고 시작해야 합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일꾼홀드로 막는다고는 해도 일꾼 1:1맞다이에서 드론이 제일 약해서 자칫 죽지 않도록 불필요한 컨트롤 수요가 발생합니다. 여튼 이러한 정보전의 격차에 의해 초반 정보전 이후 전략 가위바위보에서 저그는 감으로 때려맞춰야 하는데 타종족은 저그에 맞춰서 대응하는게 쉬운 편이죠.

둘째로 방어체제의 취약함입니다. 테란은 건설에 제한이 없고 플토는 파일런만 소환하면 맨땅에서 기지 구축이 가능한데 저그는 크립이 있어야 하다보니 방어건물 활용에 제약이 심합니다. 2번째 확장기지 건설때도 물론이고 첫번째 앞마당 가져갈 때에도 지금 적이 오려고 해서 앞마당을 지켜야 하는데 갓 펼쳐져서 크립이 한창 자리잡고 있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별로 안좋은 위치에라도 성큰을 박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겪는 일이고요.

셋째로 라바를 통한 유닛생산이 문제입니다. 타종족은 일꾼 나오는 건물에서 일꾼 뽑고 병력 나오는 건물에서 병력 나오는데 저그는 무슨 심시티 RCI도 아니고 일꾼 수요, 병력 수요, 오버로드 수요가 한정된 라바를 두고 경쟁해야 합니다. 타종족 대비 적은 건물에서 한번에 여럿 생산이 가능한 점은 분명 메리트가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후반의 얘기고 초중반 한정된 라바의 관리가 상당히 골아프다는 느낌입니다.

넷째로 언덕 활용이 가장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이 게임에서 언덕이 제공하는 전략적 이점은 상당한데요, 테란은 시즈탱크의 존재로 인해 언덕활용이 가장 유리하고 프로토스는 템플러드랍이나 캐리어의 언덕 와리가리가 가능한 반면 저그는 언덕활용이 상당히 애매합니다. 언덕러커나 가디언이 있긴 합니다만 언덕러커는 필요한 업그레이드 갯수가 너무 많고 입구를 막을 수 없는 종족 특성상 빠르게 언덕러커를 시도했다간 본진이 털리기 쉽고 여유롭게 갔다간 큰 의미가 없어지죠. 사거리가 안 닿아서 큰 피해를 주기 애매한 경우도 왕왕 있고요.(언덕시즈는 못막으면 앞마당 터지는데..) 가디언은 최종테크라서 견제용이라고 하긴 애매하고요...

다섯째로 전황에 큰 변수를 제공하는 마법유닛이 애매합니다. 테란은 메딕이라는 유용한 저테크 마법유닛이 상당히 빠르게 나오는 편이고, 입구를 막고 수성하기 쉽다보니 고테크 유닛이라고는 해도 어느정도의 방어체계만 갖춰놓고 테크트리에 집중해서 사이언스베슬 뽑는 타이밍을 당기는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베의 마법들도 유용하고요. 프로토스도 마법유닛의 등장시점이 테란보단 늦지만 저그보다는 빠르죠. 템플러의 순간화력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반면 저그는 퀸은 사실상 잉여고(제가 4년전에 스1 접기 전에는 많이 썼습니다만..) 디파일러는 저그가 입구를 막는게 불가능한 종족이다보니 필연적으로 로우, 미들테크에서 테크트리를 멈추고 병력생산에 집중해야 하는 타이밍이 강제되기 때문에 등장시점이 3종족 주력 마법유닛 중 가장 늦습니다. 그나마도 컨슘 플래이그 둘 다 업글을 해줘야 하고요... 그래서 이렇게 마법유닛의 등장이 늦기 때문에 지상병력이든 공중병력이든 어쨌든 뭔가 시너지가 나는 조합을 짜기가 힘들고 그냥 때리는것밖에 할 줄 모르는 애들 데리고 그냥 잘 싸워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법유닛들은 활용 여부에 따라 투자한 자원의 몇배의 효율을 발휘하는데 저그는 중후반 디파일러 등장 전까지는 그냥 들인 자원만큼의 효율만 발휘하는 전투유닛들만 가지고 싸워야 하니 잘 못 싸우면 그냥 지는거죠.


어떻게든 극복하고 게임하는 저그유저들도 많습니다만 여튼 게임 설계 자체가 저그한테 좀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밸런스가 맞다고는 해도 맵을 조금만 생각없이 만들면 테란맵이 되기 쉽죠. 중앙 평원에 건설이 불가능하게 하고 앞마당에 견제용 언덕을 없애고 역방향 입구를 만드는 등의 맵 제작자들의 노력에 따라 밸런스가 맞춰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안좋은 저그를 가지고 프로게이머들은 용케도 게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댓글 : 3 개
장점은 안적었네요

오버로드 수송 폭탄드랍 이거 언덕탱크, 템플러테러 보다 막강합니다
탱드랍, 템드랍은 대박쳐도 견제이상의 이득을 못거두는데 오버로드 드랍은 그걸로 게임끝의 폭발력이죠

초중반 정찰역시 오버로드 두기이상 밀어넣으면 정찰전에서 밀리지 않죠
주력유닛인 히드라의 대공, 지상공격력, 인구수, 인공지능 등에서 탱크, 드래군에 월등히 우월하지요

물량전에 들어가면 말그대로 물량지옥으로 보낸다는 겁니다

저그란 종족이 말그대로 물량의 의한 밀어붙이기 라는 특성이라, 수성, 방어전 성향의 유저는 저그가 안맞습니다
작성 취지 자체가 장단점을 모두 적는 것이 아니었다보니 단점만 적긴 했는데, 저그만의 유리한 점들도 분명 있죠. 그렇긴 하지만 여튼 저그라는 종족이 이 게임 자체에 적응도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블리자드가 개발할 때에 생각했던 것보다 타종족들이 전략 전술 생태계에 더 잘 적응했다고 봐야겠죠.)
스토리는 저그가 최강
게임은 테란이 최강
설정은 토스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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