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어머니께 요리를 배우고 싶다. 2018.04.13 AM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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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요리를 꽤 잘하신다.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신다. 

 

평소에 외식도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돈도 아깝거니와 맛도 성에 안 차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가족들 생일은 외식하는 경우 거의 없고 집에서 어머니가 하신 요리를 먹곤 한다. 

 

심지어 당신의 생일이셔도 본인이 요리를 하신다.

 

억지로 외식을 한적도 있는데 맛있게는 드시지만 직접 해 드시는것만큼 만족해 하시지는 않으셨다. 

 

음식을 하실땐 메인이라 불리울만한 요리를 2,3가지는 하시고 손도 크신 편이라서 한번에 다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변 지인분들에게도 반찬 해다가 주시는걸 좋아하시고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식탁을 참 좋아하신다. 

 

내 또래의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버지와는 서먹한 사이고. 누이도 보통집 딸과 같지 않게 살가운 면이 없다. 

 

그래서 어머니의 식탁은 딱히 소통할꺼리 없는 가족끼리 모이는 중요한 고리다. 

 

부모님댁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사는 난 근래 백수가 되어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잦아졌다.

 

보통은 두끼, 어쩔땐 한끼. 하루라도 건너뛰면 얼굴보기 힘들다는 소리를 듣는다. 

 

나도 자취를 오래한지라 요리를 곧잘 하기는 하지만 생존을 위해 한 요리라서 어머니의 그것과는 아주 다르다.

 

어머니께 배워 보려고도 했지만 어머니의 특유의 눈대중으로 감으로 만드는 요리인지라 배우기가 쉽진 않다. 

  

올해로 어머니 연세가 70. 이 음식을 언제까지 맛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이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이고. 며느리는 언제 보게 될찌 요원하고. 생긴다한들 어머니의 요리를

 

배우고 싶어 할찌도 알 수 없다. 재취업이 언제 될찌는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시간은 좀 있으니 

 

어머니가 밥 먹으러 오라는 전화 오기전에 미리 가서 요리도 도와드리며 배워야겠다. 

 

 

 

댓글 : 5 개
저희 어머니도 참 요리 잘하시는데 눈대중...을 못배우겟네요ㅠ
요리하는거 정말 좋은 취미입니다. 저도 어머니 도와드리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어머니도 많이 좋아하시더라구요
저희 어머니도 손맛이 좋으셔서 한식식당에 한해서지만 성에 안찰경우가 많아요
저도 요리를 좋아하지만 저는 양식특화 ㅠ
어머니께 8살에 처음 밥짓는법을 배운이후 여러 요리를 배웠습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신지8년.. 그전에 미리 어머니의 요리를 배워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가 만드시지 않으셔도 어머니의 요리맛은 계속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저와 상당히 비슷한 어머니를 두시고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고 계서서 놀랐습니다..ㅎㅎ

저의 어머니도 반찬가게 식당을 운영하셨고, 요리도 아주 잘하십니다.

저도 더 힘드시기 전에 레시피를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말씀하신 눈대중도 문제지만.....

주 재료에 따라 간이 달라지는 그 감각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요...

예를 들어 김치를 담그실 때 배추의 상태나 무의 상태에 따라 부재료들의 양이나 간이 바뀌는데

이건 순전히 경험과 눈썰미 더라구요....난 아무리 보아도 똑같은 배추이거늘....ㅜ.ㅜ

저의 어머니는 도와드리는 것도 동선과 순서 꼬이시는 걸 싫어하셔서....

매일 매일 음식을 해오신 그 세월을 어떻게 설명해준다고 정리를 할 수가 있을지....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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