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MYPI

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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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다시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읽기-part06. (2) 2023/01/15 AM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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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번 회에서 작가는 서울에서 '자유와 합리'에 길들여졌던 한병태를 엄석대가 어떻게 다시 길들이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번 회에서 가장 주목할 표현은 53페이지에 나오는 '합법적'이라는 단어입니다.
한병태가 엄석대를 공격할 때 온갖 비열한 방법을 다 동원했던 것과 달리, 엄석대는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만 한병태를 공격합니다.
그리고 이번 회에서 한병태는 찌질함의 끝을 보여 줍니다.
자기 싸움에 부모님을 끌어들이는 것이죠.

여기서 한병태의 아버지가 재미있는 말을 합니다.
"힘이 모자라면 돌도 있고 막대기도 있잖아? 그보다 공부부터 이겨 놓고 봐, 그래도 아이들이 안 따르나."
이 말은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겁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단 권력만 잡아 봐, 그래도 대중들이 안 따르나."

그리고 보다 못한 한병태의 어머니가 학교를 찾아 가지만 오히려 엄석대에게 설득되어 돌아 옵니다.
이 날 어머니가 엄석대와 1시간 정도 만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한 시간 만에 어머니는 자신이 13년간 키운 아들보다도 엄석대를 더 믿게 됩니다.
이렇게 이 소설에서 엄석대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모습을 계속 보여 줍니다.

60페이지에서의 엄석대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멱을 감은 직후에 석양을 받고 서 있습니다.
채 마르지 못한 물방울들이 햇빛을 반사해서 그는 빛에 둘러 싸이게 됩니다.
그런 엄석대의 모습에서 한병태는 종교적인 감동을 받게 되고 '자비스러워 뵈기까지 하는 얼굴'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엄석대는 미소 띈 얼굴로 한병태를 용서해 줍니다.
즉, 엄석대가 그 동안 사용한 '폭력'은 한병태를 '포용'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이는 후반부에서 '6학년 담임'이 사용한 폭력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몇 장면에서 '엄석대'란 캐릭터(혹은 엄석대가 상징하는 '전두환')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52페이지의 '옆반에 새로 석대보다 더 크고 힘센 아이가 전학와서...'라는 부분을 예로 들어 보죠.
이야기의 전개상 한 전학생이 엄석대에게 도전했다가 깨지고, 그 기회에 엄석대에게 항복하려던 한병태의 계획은 실패합니다.
여기서 작가는 굳이 상대방을 '석대보다 더 크고 힘센 아이'라고 설정합니다.
엄석대보다 더 크고 힘이 센데 어떻게 엄석대가 이길 수 있죠?
유리창을 다 닦은 한병태가 엄석대의 검사를 받으러 가는 장면도 한 번 살펴 보죠.
여기서도 '엄석대가 하던 축구를 멈추고 검사를 하러 갔다'라고만 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석대 편이 몇 명을 접어 주지만 그래도 언제나 석대 편이 우세한 그런 축구 시합'이라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이처럼 작가는 작은 부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엄석대를 치켜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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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일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다시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읽기-part05. (0) 2023/01/15 AM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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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49페이지의 5학년 담임선생님의 충고를 6월항쟁과 연결해서 해석해 볼까요.

"짐작은 간다. 모든 게 맘에 차진 않겠지. 선진국과는 많이 다를 거야.
특히 전두환이 대통령으로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못돼먹고-거칠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게 바로 여기의 방식이다. 대통령은 다만 심부름꾼일 그런 나라도 있다는 건 나도 안다.
아니, 선진국 국민들 같이 모두가 똑똑하면 오히려 국가는 그렇게 운영되는 게 마땅하겠지.
그러나 거기서 좋았다고 그게 어디든 그대로 되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방식이 있고 너는 먼저 거기 적응할 필요가 있어.
선진국에서의 방식이 무조건 옳고 이곳은 무조건 틀리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해.
봤지? 오늘 국민들 중 네 편은 단 하나도 없었어.
네가 꼭 전두환을 대통령 자리에서 쫓아내고, 우리나라를 선진국처럼 만들고 싶었다면 먼저 국민들을 네 편으로 만들었어야지.
설령 네가 옳더라도 나는 국민들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두환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어쨌든 국민들을 그렇게 만든 전두환의 힘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
지금껏 흐트러짐 없이 잘돼 나가던 대한민국을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흩어버릴 수 없기 때문이지.
거기다가 어쨌거나 전두환은 가장 똑똑하고 통솔력 있는 모범적인 대통령이다.
무턱대고 비뚤어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그의 장점도-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시작해 보아라.
전두환과 경쟁하고 싶다면 정당하게 경쟁해라. 알겠니..."

저는 여기에 이 소설의 주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곳은 이곳의 방식이 있다' 이걸 다른 말로 바꾼다면 '한국식 민주주의'가 될 겁니다.
그리고 5학년 담임선생님은 이 반에 독재가 필요한 이유가 반 아이들이 무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5학년 담임선생님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한병태는 여전히 '어리석고 비겁한 다수에 의해 짓밟힌 내 진실'이라며 실패의 책임을 반 아이들에게 돌리고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 아이들을 혐오하기 시작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비판의 대상 역시 엄석대에서 반 아이들로 바뀝니다.
그래서 후반부에서는 6학년 담임선생님과 엄석대가 갈등을 일으키는 동안에 한병태는 반 아이들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기존의 해석에서 가장 저평가된 것이 이 5학년 담임선생님일 겁니다.
여기서 그가 한병태에게 충고하는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의외로 반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엄석대가 반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고 있는지, 한병태가 어떻게 개혁을 진행해 왔는지, 아이들이 왜 엄석대의 편에 섰는지.
그리고 묵인을 통해 엄석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서 반을 전교 일등으로 만드는 데 한 몫을 합니다.
6학년 담임선생님과 비교해 본다면 손 안 대고 코 풀 줄 아는, 노련한 인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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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다시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읽기-part04. (0) 2023/01/14 PM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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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상징하는 이 반의 아이들은 항상 일관된 선택을 합니다. 강한 편에 붙는 거지요.
그래서 한병태와 엄석대가 갈등을 벌일 때 엄석대의 편에 섭니다.
심지어는 5학년 담임선생님과 엄석대가 갈등을 벌일 때에도 엄석대의 편에 섭니다.
5학년 담임선생님이 보호해 주겠다고 아무리 말해도 엄석대가 더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에서 주목할 표현은 36페이지의 '별로 비겁한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 없이'라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작가는 비겁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병태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급함을 못 견디고 한병태가 선을 넘게 되자 그 동안 방관만 하던 엄석대도 마침내 태도를 바꾸어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병태는 '그때까지는 짐작일 뿐인 석대의 잘못'까지도 사실인양 5학년 담임선생님께 일러 바칩니다.
이는 후반부에서 6학년 담임선생님이 석대의 잘못을 아는 것이 있으면 고발하라고 했을 때 혼자서 끝까지 모른다고 잡아 때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한병태는 아이들이 엄석대의 지배 아래서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누군가 그들을 해방시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한병태에게 반을 이끌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석대가 계속 급장을 하고, 반도 전교 일등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병태가 모처럼 개혁의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치단결해서 개혁을 좌절시킵니다.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는 한병태를 응징하죠.
아마도 이것이 작가가 바랬던 6월항쟁의 결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내용은 다음 회에서 계속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38페이지에서 엄석대가 윤병조에게 라이터를 돌려주며 '애들은 그런 거 가지고 노는 게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같은 학년끼리 말이죠.
여기서 엄석대가 자신을 다른 아이들보다 얼마나 우월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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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다시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읽기-part03. (0) 2023/01/14 AM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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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화자로서 한병태의 역할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병태는 전반부에서는 반의 독재자인 엄석대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독재를 비판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죠. 제가 '김치'를 홍보하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김치를 아주 싫어하는 한 외국인을 화자로 설정합니다.
처음에 그는 김치를 혐오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면 할 수록 오히려 김치의 우수성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는 김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 한병태의 역할이 바로 이렇습니다.
 

이렇듯 한병태의 역할은 엄석대를 비판하기 위한 장치로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그를 더욱 극적으로 찬양하기 위한 장치로도 볼 수 있습니다.
29페이지의 '오히려 석대를 관찰하면서 더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것은 5학년 담임선생이 그를 신임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들이었다'로 시작되는 부분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찰은 후반부에 가서 한병태가 반 아이들 모두에 맞서면서 홀로 엄석대의 편에 서게 되는 근거가 됩니다.

한병태의 언급처럼 엄석대가 이 반을 전교 최고의 반으로 이끌었다면, 과연 반 아이들은 한병태가 엄석대를 쫓아 내기를 원할까요?
한병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반을 개혁하려고 하는 걸까요?
이렇게 한병태는 점점 민폐 캐릭터로 변해 가고, 반 아이들의 따돌림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시골 학교를 '개발도상국들의 모임' 정도로 본다면, 작가는 전두환을 '한국을 개발도상국들 중에서 가장 강하고 풍요롭고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든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반대로 6월항쟁을 '비겁한 지식인들이 전두환의 지배에 만족하고 있는 국민들을 선동해서 일으킨 소동'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이번 회에서 화자(40대의 한병태)가 과거의 한병태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1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화자를 작가로, 10대의 한병태를 6월항쟁에 참여한 지식인들로 본다면, '저급하면서도 교활한 정치기술', '어둡고도 수상쩍은 열정', '비열한 추문 폭로 작전', '비뚤어진 집착' 등의 표현들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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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다시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읽기-part02. (1) 2023/01/13 PM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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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지난 회에서는 주로 한병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엄석대라는 인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병태가 관심병자에 비열하고 계산적인 인물이라면, 엄석대는 한 마디로 '초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카리스마 있고, 침착하고, 성실하고, 책임감과 포용력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름아닌 병태의 관찰을 통해 하나씩 드러나게 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4페이지의 '석대가 먼저 그렇게 물어 주어서'라는 한병태의 표현입니다.
엄석대는 우쭐대고 싶어하는 한병태의 욕망을 한 눈에 간파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 마음껏 자기 자랑을 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해 줍니다.
이렇게 엄석대는 자기 왕국의 새로운 시민이 된 한병태를 포용하려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자기와 가까운 자리도 배정해 줍니다.

하지만 이런 엄석대의 행동에서 한병태는 모멸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초라한 시골 학교의 급장인 엄석대가 서울의 명문 초등학교에서 온 엘리트인 자신을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눈 여겨 봐야 할 표현은 '그때껏 내가 길들어 온 원리 - 합리와 자유'라는 부분입니다.
이 표현처럼 한병태는 민주주의를 '이해한' 것이 아니라 '길들여진'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후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엄석대가 '독재'에 어울리는 인간으로 다시 한병태를 길들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독재에 길들여진 한병태는 엄석대의 지배를 받으며 행복해합니다.

한병태와 그의 아버지의 대화에서 아버지는 엄석대의 엄청난 잠재력도 꿰뚫어 보고 감탄합니다. 나중에는 어머니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리지요.
또한 한병태의 질문에 아버지는 엄석대를 물리치고 급장이 되어 보라고 답합니다.
이건 아버지가 그의 질문을 잘못 이해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정확하게 이해했기 때문에 나온 대답입니다. 왜 그런 지는 마지막 회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소설의 중요한 인물들은 모두 권력에 목말라 있는데, 한병태의 아버지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설정에 따르면 서울의 고위공무원이었던 그는 장관의 초도순시에도 달려나가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일을 계속하다가 장관에게 잘 보이려는 직속 상관에게 찍혀서 시골로 전근을 오게 된 인물입니다.
즉, 그는 '합리와 자유'에 어울리게 행동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시골로 쫓겨 온 지금은 서울에서의 권력을 되찾고 싶어합니다.

아무튼 작가는 이렇게 6월항쟁의 시작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자면 6월항쟁은 군사독재에 지친 국민들이 민주화를 열망해서 일으킨 것이 아니라 전두환의 권력을 탐내는 비겁한 지식인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국민들을 선동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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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owder06    친구신청

이문열이 괜히 삼국지에서 조조를 빤 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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