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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하야세 미사 -하얀 추억 #18 (2) 2017/10/18 PM 11:27

귀환 선단, 격파되다!!

 통합군 본부는 10일, 화성 기지로부터 귀환하던 도중에 있었던 선단(선단장은 해리 마일러)이 8일 오후 6시, 反통합군의 공격에 의해 격파되었다고 발표.

 反통합군은 하이재킹한 오베르트급 구축함 트올코프스키로 선단에 접근했다. 전투의 상세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불과 30여분 동안에 10 척이나 되는 귀환 선단 모두가 파괴되었다. 

 이 선단에는 통합군 측 장병 3055명이 타고 있었지만,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아 거의 절망적이라 여겨진다. 그들은 격화된 반란에 대해, 지구에서 전투 지휘를 맡기 위해 귀환하는 도중이었다. 反통합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격을 가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연방 대표인 로버트 A. 라이슬링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얀 편지 #10

 

 

 오늘, 당신이 보내 준 시집이 도착했어요. 원래라면 지난 달에 도착했어야 할텐데, 화성 기지 폐쇄로 인해 늦춰진 듯 해요. 거기다 그 사건도 있었고...

 시집은 아직 읽지 않았어요. 읽으면 당신이 떠오를까봐, 눈물이 나올까봐서예요. 타이프로 친 게 아닌 손글씨라 더더욱 그래요.

 때문에, 시집은 책장에 꽂아두었어요. 화성의 모래. 극관의 물. 마즈 크리스탈로 만든 목걸이. 군신(軍神)의 펜던트. 마즈 크리스탈로 만든 배. 그 옆에 시집을 두었어요. 책장에는 아직 공간이 많이 남아있는데, 일곱번째 선물은 없는거네요.

 그날, 저는 당신을 위해 장갑을 짜고 있었어요. 사실 좀 더 일찍 보내고 싶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이 바빠서 짬을 내가며 했어요(정말 바빴어요). 아직 80% 밖에 짜지 못 했어요. 어쩌면 완성할 수 없을테죠. 그야 받아줄 당신이 없으니까요. 그날, 제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미안해요. 또 울어버렸어요. 그날부터 저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두번 다시 울지 못 할 정도로 울었는데, 또 눈물이 나요. 하지만 괜찮아요. 만약 하나님이 일생을 흘릴 눈물의 양을 정해두셨다면, 저는 그 양을 다 써버린 셈이니까요.  

 귀환 선단 괴멸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일순간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못 했어요. 귀환 선단 괴멸이라는 소리만 반복해서 들려 올 뿐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귀환 선단 괴멸이라는 말이 와닿을 때까지 얼마간 시간이 걸렸어요. 그럼에도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마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이 한 순간 깔려있었기 때문이겠죠. 이해한 순간, 저의 세계는 새하얗게 되버렸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침대 위였어요. 몇일간이나 놀란 채로 보냈어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저,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질 뿐이라,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그래도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어요. 알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 몇일간, 저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았어요. 제 마음은 제 몸 안에 없었기 때문이예요. 자기 안에 틀어 박혀봐도, 그 안에는 슬픔 밖에 없었어요. 때문에, 재빠르게 마음을 죽여버린 것일지도 몰라요. 완전히 공백인 상태라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정신을 차리고난 뒤부터는, 괴롭고 슬픈 날이 이어졌어요.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어요. 어쩌면 평생 이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의 원수는 글로벌 대좌께서 갚아주셨어요. 대좌께서 지휘하는 고다드의 공격으로 빼앗긴 트올코프스키는 격파되었어요. 그렇지만 어째서 좀 더 빨리 격파해주지 않았던걸까요? 트올코프스키가 귀환 선단에 공격을 가하기 전에... 당신을... 아니 관둬요. 그저 푸념일 뿐이예요. 

 합동 위령제는 9월 22일에 차분히 치러졌어요. 비가 내려서 회장을 가득 매운 검은 복장 위에 검은 우산이 가득했어요. 라이슬링 씨도 달려와 주셨지만, 그와 그 이외에 대단하신 분들의 조사(弔辞)는 제 머리 위를 지나갈 뿐이었어요. 거기다 어떤 사람들은 위령제를 反통합 운동에 대한 정치적 선전으로 밖에 생각지 않았어요. 아무도 당신이나 헨리 씨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지 않았어요.

 그러고 보면, 헨리 씨도 알리사 씨도 만난 적이 없네요. 한번도 만나지 못 했지만, 눈물이 났어요. 약혼을 했으면서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 했는데... 대단히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행운이예요. 만약 지구로 귀환했더라면, 격전지에서 둘 중 누군가가 죽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에 비하면 함께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니...

 제 경우는... 당신이 광대한 우주로 흩어졌을 때, 저는 천진난만하게 장갑을 뜨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나. 무력하기만 한 나.

 이렇게 될줄 알았더라면, 아버지를 움직여서라도 당신의 화성행을 막았어야 했어요. 그정도라면 가능했을지도 몰라요.

 그것도 이미 늦어버린 일이겠죠. 남겨진 건 나 혼자. 당신이 없는 나 혼자. 마치 마음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아요.

 어째서 그 순간만큼은 함께 해주지 못 했을까요? 헨리 씨들처럼 함께 할 수 없었던걸까요...

 그만둬요. 사람의 죽음은 누가 뭐라해도 "죽음"이예요. 거기에는 아름다움도 더러움도 없어요.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고 해서 아름다워지는 게 아니죠.

 이제서야 겨우 「죽음」이라는 말을 쓰게 되었어요. 그저 말일 뿐인데... 몇만번이고 죽음이라 써도 이 슬픔은 표현할 수 없을텐데... 어째서 쓰지 못 했던걸까요?

 이런 편지를 쓰는 것 자체가 당신의 죽음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인걸까요? 아뇨, 그렇지 않아요. 저는 지금도 당신의 죽음을 믿지 않아요. 그건 그저 단어일 뿐이예요. 누구도 당신이 죽는 순간을 본 게 아니예요. 「사망(死亡)」이라는 무미건조한 단어일 뿐이예요. 그런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저로서는 믿을 수 없어요.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걸까요?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쓰고 있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게 되었어요. 대체, 저는 무엇을 쓰려한걸까요? 지리멸렬해요.

 보낼 수 없는 편지. 보낼 수 없는 것을... 수취인이 없음을 전제로 한 편지. 이상하네요. 대체, 뭘 쓰고 싶었던걸까요? 묘비명일까요?

 아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슬픔에 떠밀려 가버릴 것 같기 때문일테죠. 

 당신이 읽어보라고 추천해 준 책 속에 이런 문장이 있었어요.

 「인간의 죽음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의 죽음이며, 또 하나는 잊혀지는 것이다」

 저는 잊지 않아요. 그러니, 또 하나의 죽음은 있을리가 없어요. 그것을 위해서라도 슬픔에 떠밀리지 않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요. 당신의 유지(遺志)를 잇기 위해, 그것을 전하기 위해.


 이 편지는 책상서랍에 두고 열쇠를 채워놓을거예요. 분명, 두 번 다시 꺼내보는 일은 없을테죠.



 이 편지나 라이버로부터 받은 선물은, 젠트라디군에 의한 지구 공격 때 소멸되었다.

 또, 미사가 짠 머플러나 스웨터도 그녀의 손에 의해 폭주한 반응로에 의해 소멸되었다.

 우주군도 이 편지를 쓴 다음날 정식으로 발족되었다.

 단지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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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x    친구신청

라이버가 반통합군 공격으로 죽었던가...?
원작에서 절멸한 화성기지를 확인하고 미사가 오열하는 장면이 있었던거 같은데...

원작과 소설은 조금 다르게 나가는것 같네요.

☆잉여인간☆    친구신청

아마 이 글에서 나와있는 내용이 맞을겁니다.
원작에서 미사는 이미 폐쇄된 화성기지를 방문하고 거기서 라이버의 흔적을 찾으려던 거구요.

카와모리 쇼지가 감수를 맡은 소설이라서, 설정에 오류는 없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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