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잡담] 탈영병 썰 풀어봅니다 -ㅅ-2017.10.31 PM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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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어떤 마이퍼분의 탈영병 썰을 보고.. 생각해보니 저도 

 

탈영병 관련 일화가 있어서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상병 때 영창을 다녀왔습니다. 죄목은 구타였는데,

 

맹세코 구타한 적 없었습니다. 소대에 또라이 후임병하나 들어와서 개판치고 선임병한테

 

욕지거리하고... 소원수리에 구타 한사람도 없는데 구타 당했다고 공갈쳤는데 더 웃긴 건 대대장이

 

확인도 안해보고 관련자들 처벌하라그래서 ... 저 포함 서넛이서 총대매고 

 

15일 다녀왔습니다. 

 

 

 

영창에서 나오기 3일전쯤. 새벽에 술이 떡이된 탈영병 하나가

 

잡혀서 들어왔더군요. 1년만에 술집에서 잡혀 들어왔는데 그 탈영병 계급도 이미 상병이라

 

아니 1년 밖에서 버티느니 군생활을 하지 그랬어 라고 속으로 생각을 했었죠.

 

아무튼 그리고... 3일 후에 저는 영창을 나와 자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개월쯤 후에 갑자기 소대에 인원 한명이 추가된다그래서 보니까

 

그 탈영병이었습니다 ㅎㄷㄷㄷㄷㄷ집행유예 3년인가를 받고 다시 군복무를 하러 왔더군요.  

 

당시 전 분대장이었는데 저 기억하냐고 물어봤더니 영창에서 절 본 기억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 탈영병이랑 같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색안경을 끼고 봤습니다만, 이 탈영병이 군생활을 너무나도 잘하더군요.

 

당시(2000~2001년 정도) 군부대 분위기는 구타를 근절하고 체질개선을 하려던 시절이었고

 

구타든 훈련이든 빡시게 못시키던 시절이라 후임들 군기가 정말 없다시피 했었습니다.

 

심심하면 쓰러지고 열외하고 -ㅅ-.. 아무튼 힘든 시기였는데, 이 탈영병은 

 

체력도 좋은데다가 손재주가 좋아서 못하는 게 없더군요.

 

 

 

오만 힘든 일을 다 도맡아서 하는데 심지어는 결과도 매우 좋았습니다.

 

게다가 운동도 잘하더군요. 한번은 물어봤습니다. 아니 이렇게 군생활 잘하는데 왜 탈영했냐고.

 

했더니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고아인데 키워준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탈영했다. 그리고 

 

할머니 보고 자수하려했는데 들어오기거 싫어서 도망다녔다더군요.

 

 

 

고아는 군면제 아니었나...

 

아무튼 뭐 그런 사정을 들어보니 가정환경이 상당히 안좋은 친구였습니다. 

 

이때부터였던 거 같네요. 제가 그친구에게 측은한 마음을 가졌던게.

 

 

 

 

아무튼 그친구가 오고 거진 반년이 지났을 땐 이미 저도 부대사람들도 모두 그친구가

 

탈영병이었다는 사실을 잊고있었습니다. 군생활을 너무나도 잘했죠. 오만 칭찬을 다 받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친구가 할머니가 또 너무 보고싶다고. 그러더군요. 안타까웠지만 휴가가 제대까지

 

불가한 친구였기에 잘 달래고 전화 자주 해드리라그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갑자기 소대장이 절 부르더니 그 탈영병친구 요즘 어떠냐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때다싶어서 군생활을 너무 잘하고있고 탈영한 것도 뼈저리게 후회하고있다. 그런데

 

요즘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어서 힘들다그러는데 3일이라도 휴가 좀 보내주면 안되겠느냐고

 

제가 건의를 했습니다. 

 

 

 

 

소대장도 그친구가 안쓰러웠던지... 중대장에게 건의해본다 하더군요.

 

중대장도 그친구를 좋게 생각했던지 시간은 좀 걸렸지만 결국 휴가를 보내주게 되었습니다.

 

휴가 나가기 전날 저한테 와서는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다 흘리더군요. 올 때 양손 가득히 오겠노라고

 

그리고 떠났습니다.

 

 

 

 

아예 영영 떠나버렸죠. 네.. He's gone again.

 

휴가기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렇게 군생활도 잘하고 그리고 제대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왜!??

 

아니 그럼.. 또 탈영하려고 그 발판(휴가)를 마련하기위해 그렇게 열심히 군생활을 했다는 건가?????

 

아무튼 부대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진짜 드럽게도 그 모든 책임을 저한테 떠넘기려하는 중대장과

 

소대장의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어서 원.. 

 

 

 

그때문에 제가 영창을 또 갈 뻔 했으나 대대장의 재량으로 어떻게 나름 조용히 

 

처리가 되어서 두번 째 영창은 모면했습니다 ㅎㄷㄷㄷㄷㄷ 그리고 그 또 탈영한 친구는 일주일도 안되어서

 

PC방에서 잡혀서 재판을 받게되었는데 이미 집유상태라서 실형을 면할 수 없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어휴.. 잡히지나 말지.. 겨우 일주일 있으려고?  정말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네요.

 

 

 

 

 

 

 

끗!!

 

 

 

댓글 : 14 개
그 친구도 쫌 너무하네요
제말이요! ㅜㅜ
어째 시기는 다르지만 제 때랑 비슷하네요; 저는 군대를 늦게 가서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탈영한 애가 노량진 PC방에서 잡혔더랬죠...
PC방에서 검거율이 높다하더군요~
저 자대있을땐. 3일 탈영 1주일탈영 외출후 야간복귀..
3연 탈영의 위업달성하신분 이 계셨죠..
중요한게 감방안 가도록 적당히 복귀 했다는거..
보니까 탈영하고 며칠 안될 때까지는 자대 내에서 잡아보려고
상부에 보고를 안하더군요. 안되겠다싶음 그때 보고를 하는 듯..
정말 할머니가 보고 싶었던것일까...
뭐.. 이쯤되면 그건 핑계겠죠 ㅎㅎ
귀신 들린척하고 탈영했다가 병원가고 나서 나중에 전역한 고참 알고 있음
탈영한게 상부에 보고되는자체가 대대장을 비롯한 해당부대의 고위급 간부들에겐
큰 악영향이므로.. 앵간해서는 자체적으로 처리하려고 하더군요.
너무한 사람이네요.. 본인 탈영하려고 다른 사람들 곤란해지는건 신경안쓴다? 실형 살만하네요
이기적인 사람인거죠..
아니면 뒷일생각안하는 사람인 듯..
사람 마음속은 절대 모르는거라는걸 다시 깨닫네요

다만 주인장의 호의가 나쁜결과로 돌아온건 참 안타깝네요
정말.. 사람의 마음은 알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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