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잡담] 점심으로 컵라면만 먹던 친구 이야기2017.12.08 PM 06:40
제가 초딩시절에는 점심으로 도시락을 싸들고 댕겼습니다.
아마 5학년 정도였을 때로 기억합니다만, 당시 점심을 매일 작은 컵라면 하나로
때우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애우였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아무튼
반에선 왕따였고 점심으로 컵라면을 다 먹으면 운동장에 나가서 물을 마시고 드러오곤 하더군요.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조금 모자란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는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아주머니의 아들이었는데,
제가 학교가면서 항상 시장을 관통하여 등교를 했었습니다. 그 생선가게도 항상 지나쳐갔고
친구모습을 자주 봤었지만 아는척은 안했습니다. 그 친구는 왕따였고 괜히 친한척 했다가
저까지 왕따가 될까봐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비겁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날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또 라면을 먹겠지 하고 봤는데 울고있더군요. 봤더니.. 쉬는 시간에
누군가가 그친구 라면에 구멍을 내놔서 뜨거운 물이 다 흘러나오고 면이 익지를 않으니
먹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한참을 울더니 그냥 익지도 않은 생라면을 씹어먹고는
늘 그랬듯 나가서는 운동장에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만 했을 뿐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왕따에 동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모자른 그 친구는 성적도 좋지 않았습니다만, 유독 수학(산수)만 잘해서 수학은 전교 1등. 수학 경시대회에서도
입상하곤 했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어쩌면 영재였을지도...
제가 당시에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선생님이었죠. 아이들이 왕따를 대놓고 해도 선생님은 묵인했습니다.
그리고 경시대회에서 입상을 해도 다른 아이가 입상하면 불러 세워서 박수도 치게하고 칭찬했지만,
그 친구가 입상하면 그런 게 없더군요. 제가 어린 나이였지만 선생님이 저래도 되는건가??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선생님도 왕따에 동참하는게 아닌가 싶었죠.
그 친구가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로는 만나거나 친구로 지내거나 하질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이렇게 세월이 지나도 제가 컵라면을 먹을 때마다 그 친구가 생각이 나네요.
얼굴도 기억 안나지만 그 상황이 자꾸만 떠오르면서 난 왜 그때 가만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
- 펜더러
- 2017/12/08 PM 06:46
요즘보다 예전 공교육이 진짜 무법지대같았어서
자질이안되는 교사들 너무많았고..
- 파라시아
- 2017/12/08 PM 06:48
학생이 감히 교사의 자질을 논하겠냐마는.. 당시에는 뭐 일단 뚜드려 패는 건 기본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자질이 없는 선생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 nipnap
- 2017/12/08 PM 06:47
작성자님은 어렸을 때니 충분히 그럴수 있겠다마는
수학을 잘하는 친구였으면 선생 재량으로 그래도 그 친구에 대해 반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여건이 충분했을텐데...
선생하나 잘못만나서 애만 불쌍해졌네요ㅠㅠ
- 파라시아
- 2017/12/08 PM 06:49
선생이 잘 지도해서 수학쪽으로 아이를 발전시켜 나갔더라면
세기의 수학자가 탄생했을지도..
- 또야♡
- 2017/12/08 PM 06:51
- 파라시아
- 2017/12/08 PM 06:53
- 동양아트홀
- 2017/12/08 PM 06:53
- K_crash
- 2017/12/08 PM 06:57
1. 필기 안 하는 일진이 주번이 쉬는시간에 칠판을 지워서 필기를 못했다니까 그냥 다짜고짜 주번 싸대기를 때리는 인간쓰레기
2. 1학년때 반 친구 부모님 돌아가셔서 야자 빠지고 1학년때 반 학생들 모여서 친구 부모님 문상을 갔더니, 그게 중요하냐고 애들 모아다가 혼내는 인간쓰레기
3. 학생이 누군지 확인도 안 하고 다짜고짜 욕하는 인간 쓰레기
4. 학생들이랑 농담하다가 자기한테 조금 불리해지는 농담이 나오니까 지네 아빠가 대단한 사람이라면서 화내면서 싸대기 때리는 인간쓰레기
5. 가르치는 내용이 뭔지도 모르면서 헛소리하는 자격미달인 인간
고교시절 중 최악에 쓰레기는 야자 하루 더하는 게 친구 부모님 문상가는 거 보다 중요하다는 인간 쓰레기
- 파라시아
- 2017/12/08 PM 07:28
- 4:40
- 2017/12/08 PM 07:04
공감, 어울림, 용기, 관심은 나이의 고저와 상관없고 어리더라도 충분히 교육을받고 인성이 올바르면 그르고 바른것은 구분합니다
어리다고 힘이없고 이해돼고 용서돼면 내아들이 남을 왕따시켜도 인정해야 겠지요? 나는 어릴때 방관해도 돼고 아들은 그러지마라 이게 바로 문제아님?
저선생도 아마 어릴때 그렇게 자랐으니 지런 어른이 된거라고 생각하면 억지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옳고 바름에 나이를 따진다는것 자체가 핑계 입니다
글쓴이도 그당시 왕따에 동참한게 아닌가...라는 후회가 무슨 이유를 대도 결국 핑계라는 양심의 가르침을 따른결곽이죠
- 파라시아
- 2017/12/08 PM 07:29
그 당시에 그 왕따 친구에게 주위의 시선을 무릎쓰고 잘해주는 다른 친구들도 있었으니까요 ㅜㅜ
제가 모자른 탓이었죠.
- 엄마아빠누나둘
- 2017/12/08 PM 07:23
- 파라시아
- 2017/12/08 PM 07:31
- 죽은자의 소생
- 2017/12/08 PM 07:25
- 파라시아
- 2017/12/08 PM 07:31
제대로 될 수가 없죠..
- 죽은자의 소생
- 2017/12/08 PM 07:25
- 파라시아
- 2017/12/08 PM 07:31
- 자,오너라! 괴물포탄
- 2017/12/08 PM 07:46
보통 직접 피해를 입힌 사람들도 적반하장으로 세게 나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방관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래서? 내가 직접 괴롭힌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욕 먹어야 하고, 죄책감을 느껴야 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볼 때, '내가 그때 그 애를 도와줬더라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언젠가 내 주위에 다른 누군가가 고통받고 있을 때, 그 사람을 도와줄 용기로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좋은 말을 하고 싶은데 능력이 안 돼서... ㅠㅠㅠ
- 파라시아
- 2017/12/08 PM 08:16
굉장히 위안이 되고 공감이 됩니다~~!! 꾸벅~~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