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고열.2021.03.27 AM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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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을 먹고 늘어져있는데 언젠가부터 갑자기 열이 확 올라오기 시작한다. 어제 밤에 잘 때 즈음부터(두시 반? 세시 언저리에 잠들었다) 편도가 부은 느낌이 있었는데... 아침에 둥글레차를 두잔 원샷때리고는 많이 괜찮아졌다가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 대략 두시 즈음부터 열이 확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미 목은 침을 삼키기도 어려울 정도가 된 걸 보니 꽤 부었다. 이런징후가 별로 없다가 갑자기 안좋아졌는데, 열 나기에 좋은 시기가 있겠냐만은 요즘은 이렇게 열이 나기에 특히 좋지 않은 시기다. 예전에 코로나 한창 핫할때 애가 열이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진짜 참 용을 많이 썼었다. 


 나는 편도가 사실 꽤 자주 붓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꽤 오랫만에 부었다. 이것이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힘인가. 덕분에 고맙게도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엔 목이 부은적이 없던 것 같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근데 이게 내 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것이, 나는 편도 제거 수술을 했다. 대부분의 조직은 제거됐으나 아직 남은 미량의 조직이 때가 될 때마다 부어서 열로 고생하게 되는 것. 돌팔이 쉑기... 군의관 믿으면 안돼 시벙...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군대에서 코골이 수술을 시켜준다는데... 선임들이 떠밀어서 반 강제로 코골이 수술을 했으나, 코골이 수술의 효과나 위험성 등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듣지 못한 것. 코골이에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회복기간은 정말 죽을만큼 고통스러웠다. 근데 수술도 제대로 안됐네.... - _ -.... 돌팔이 쉑.....


 업무가 좀 남아서 바로 퇴근할 상황은 안 됐고, 업무를 해야 하는데 몸에서 열이 꽤 많이 느껴진다. 무릎도 살살 아프고... 기침 가레 콧물... 냄새를 못 맡거나 맛을 못 느낀다는 그런 코로나 증상은 없으나 전형적인 편도로 시작하는 몸살 증상. 수액 한방 맞고 약 한 이틀 맞으면 나을텐데, 수액을 안 놔줄것 같은 너낌적인 너낌이 든다. 업무들을 몇개 처리하고 있는데 열 떄문인지 어지러움이 꽤 느껴진다. 와 이거 운전해서 병원까지 갈 수 있나... 대략 30분 거리인데. 세시쯤 사무실에서 나왔는데, 나오는길에 1층에 있는 원거리 체온측정기에서 체온측정을 해 본다. 36.7도. 어 뭐지... 이거 그냥 열감만 있는건가... 지하1층으로 가서 내 차를 몰고 출발한다. 내 뺨을 만져보지만 내 손엔 여전히 뜨겁다. 확실히 열이 난다고 생각했는데도 열감만 있고 실제로 열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도 내 착각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어지러움은 설명이 안된다. 코에 콧물이 가득 찬 상황도 아닌데. 


 자주 가는 병원에 도착해서 접수를 하고 체온을 재니 39.1도... 미친온도다. 이런온도는 웬만큼 부었을때도 잘 안 나온다. 보통은 38도 언저리에서 끝인데... 접수 신청을 했으나 담당의사 배정을 굉장히... 주저하고 있다. 이정도 온도인데 코로나 검사 먼저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거겠지. 열이 그렇게 나는 줄 알았으면 저도 보건소로 바로 갔을수도 있어요.... 사무실 체온계로 쟀을떄는 정상 체온이었단 마리야....  이 병원에선 내가 편도가 자주 붓는다는 차트도 가지고 있고, 이미 여러번 습관적으로 반복된 증상이라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여튼 별 말 없이 접수를 해 줬다. 진료를 보면서 체온을 재니 39.5. 피로 하는 염증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로 코로나인지 일단 에상이라도 한번 해보자고 한다. 수액을 맞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역시 머뭇거린다.  


 엑스레이는 깨끗했다. 코로나로 의심할 수 있는 폐렴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염증검사도 염증이 매우 높게 나와 편도선염에 의한 몸살 초기... 라고 진단할 수 있었으나 열이 워낙 높아 코로나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 다시 수액을 맞아도 되는지 물어봤으나 코로나가 아닌게 확실해지면 맞아보자는 의사. 야속하다. 나 진짜 조나 힘든데. swag 한방 맞으면 괜찮아질거 같은데 -  -.... 여튼 병원에선 엉덩이 주사 한대, 4일치 약을 받았다. 바로 1339에 전화를 하고 예약을 잡는다. 아직 끝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바로 오랜다. 가장 날 힘들게 하는 어지러움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제 똑바로 걷고 서는것조차 힘들다. 실제로 열이 난다는 것을 확인해서 그러는 걸까. 내가 엄살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 것인지 나 진짜로 아파라고 말하고 다니듯이 비틀거리며 약을 타고 차로 간다. 


 보건소는 다행히 멀지않다. 네시 반 쯤 보건소에 도착했는데, 이곳에 주차가 무료여서 그런건지, 보건소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주차 자리는 딱 하나 남아있다. 내 바로 뒤에 들어온 사람은 주차를 못 했다. 어딘가엔 잘 했겠지... 선별진료소에 도착하니 굉장히 더워보이는 옷을 입은 분들 십여분이 계신다. 열이 많이 나서 왔다고 하니 우리 사무실에서 본것같은 원거리 체온측정기 앞에 날 세우는데, 36.1도가 나온다. '열 많이 나신다면서요....?' 하시며 날 굉장히 의아하게 쳐다보는데 최근들어 가장 억울한 순간이었다. 금방 다른분이 귀에 넣는 체온계를 가져 오셨는데, 39.9도... 거의 개인 최고기록에 근접했다(재작년 40.2도가 최고기록). 아무래도 저 원거리 체온 측정은 사짜인것 같다. 선별진료소에 나 외엔 한명도 없었는데, 내 체온을 듣고 술렁거리더니 이내 다른 분들의 손도 꽤 바빠진다. 열이 이정도 오르니 똑바로 걷는것도 힘들다. 그러나 아직 집으로 돌아가서 침대에 눕기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아있다. 


 검사를 하려면 전화로 간단한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질문은 많고 마음은 급하다. 난 전화로 접수도 해놨는데 왜 바로 안해주시는 거에오...? ㅠㅠㅠ 전화로 간단히 조사하고 나니 5시에 해준다는데 아직 15분 정도 남았다. 열은 계속 올라서 힘든데, 뭐 마실만한게 안 보인다. 편의점까지는 좀 걸어 나가야 하는데 그럴 기운도 시간도 없다. 병원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못 마셨다. 몸은 뜨겁고 목은 탄다. 목이 매우 마르다. 일 하시는 분들께 물좀 달라고 하니 물을 한통 주시면서 검사 끝나고 먹으라고 한다. 검사 자체는 듣던대로 금방 끝났으나... 너무 힘들었다. 코보다는 목이 훨씬 힘들었는데, 목이 많이 부어있는 상태인데 그것을 긁어야 하니 너무 힘들어서 한번에 못했다. 진짜 미련한 일... 한번에 못 끝내면 똑같은걸 한번 더 해야 하는데... 검사를 하고 비틀거리면서 차로 가려는데 사람들이 잡으며 좀 앉아있다가 가시란다. 너무 힘들면 해열제좀 드린다는 말과 함께. '네 해열제도 주시면 감사하죵....' 해열제 한알을 받아 비틀거리며 구석으로 가서 마스크를 벗고 물과 약을 같이 먹는다. '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네.. 바로 앞이에여...'   


 의사가 약을 굉장히 독하게 지어주겠다더니 약빨이 굉장히 잘 받아서 어제 저녁 약을 먹고 난 후에 끙끙거리며 식은땀을 한사발 흘리고 난 후 꽤 많이 괜찮아 졌다. 검사 결과는 10시 언저리에 나온다. 코로나일까봐 그닥 불안하진 않다. 최근엔 여기저기 뽈뽈거리며 다니지도 않았고, 1차병원 의사의 진료 결과도 아니라고 하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도 않았다. 불과 반나절 남짓의 자체 격리도 힘들다 코딱지 만한 2층침대에서 지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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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검사 결과는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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