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료)몸값올리기] 사소한 걸로 신경쓰이지 않도록 하라2014.02.27 PM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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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옹졸하게 구는 관리자나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안쓸때 불좀 꺼라"
"테이프 왜이렇게 많이 쓰냐"
"노트북에 키보드가 있는데 그걸 왜 산다는거야?"

안타깝지만 이런 생각은 한국에서 잘 먹혀왔습니다.
이런 생각방식이나 경영방침이 틀린것은 아닙니다. 여러 경영방법중 하나인데, 유독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이런 정신이 투철하다는겁니다.

저는
"No"
라고 말하겠습니다.


그것은 결코 절약이 아닙니다.
사소하고 좀만한것에서 신경쓰게 하지좀 말아주세요.



저는 안경을 씁니다.
안경닦는 수건이 항상 있어야 겠군요
그런데 이게 정말 번거로운겁니다. 없어도 그만인데 거슬리고, 매번 챙기자니 귀찮고
이런 경우 제 해답은요

차에도 여러개 두고(글로브박스에, 안경통에, 열쇠보관함에), 책상에도 두고, 회사 책상에도 두고, 잠자리 옆에도 두고, 외투 주머니에도 넣어놓고, 바지 호주머니에도 넣어놓고, 내가 생활하고 움직이는 곳곳에 두는겁니다.
2만원이면 여러분 활용반경의 대부분의 장소에 안경닦는 수건을 비치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경우입니다.
제가 해외기술영업이다 보니, 특히 샘플발송같은게 아주 많아요.
회사규모가 애매하고, 운전기사형님 시켜도 제품특성같은걸 이해하는게 아니다 보니 두번일하게 됩니다.
제가 포장해버려요. 아주 꼼꼼하게 멋지게 포장을 하는데, 박스테이프가 죶같은겁니다.
어디서 씹싸구려 잘 붙이도 않는놈을 가져다 놓고 쓰라는건지
그래서 잘 안쓰는 투명테이프로 붙이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잔소리를 합니다.
그 비싼 투명테이프를 아깝게 어디다 쓰냐구요


그런데, 제가 일년내내 쓰는 테이프 양은 고작 4~5박스입니다.
한박스에 40개가 들어있다면, 160개, 아무리 비싸게 잡아도 개당 1000원이 안넘습니다.
절약한다고 이 테이프를 싸구려를 쓰고 포장을 대충 해서 아낄 수 있는게 일년에 5만원이라구요
아니 존나 많이 아낀다면 10만원일수도 있겠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것 조차 내꺼 아니니까 마구 낭비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샘플포장을 잘못해서 1번 사고가 났을 때 회사가 입는 피해액은 최소 30만원이 넘습니다.
핸드캐리 항공발송비용, 1박스 30만원이요.

뿐만아니라 잠정적 손실이 대단합니다.
우선 현장 조립기술자 공수를 들여서 작업중이던 기계를 테스트생산기에 걸 수 있도록 작업을 시켜야 합니다.
이사람들 공임은 시간당 2만원이 넘고, 분해상태에서 테스트가능까지 아무리 적어도 4~5시간이 걸리지요.
만약 미세조정 작업이 안되어 있다면 10시간 정도의 맞춤작업도 해야합니다.
이 작업에는 사내에 1대밖에 없는 특수한 기계를 써야하는데, 다른 기계를 내리고 작업해야하니 교차손실이 생기지요
게다가, 생산기사는 똑같은일을 또 해야합니다. 테스트기에 다른 일정이 걸려있다면 답이 없어요

제가 가계산으로 대충 뽑아본게
작업공수+기계사용으로 생기는 교차손실+재생산 포장 및 핸드캐리 재발송 비용을 모두 합치면
샘플발송 1회 사고시 회사가 입는 전체 피해액은 최소 150만원입니다.

그래서 저는 포장을 정말 꼼꼼하게 합니다.
테이프를 아끼지 않아요.
테이프 품질에도 신경을 씁니다만, 이번에도 정말 똥같은 똥테이프를 구매해줬어요 씨발

더이상 테이프 사용으로 저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사소한 것들로 스트레스받게 하거나 신경쓰게 하면 안됩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요.

이런 부분을 통한 비용절감은, 이미 고도로 시스템화 된 대기업에서 했을때나 효과가 있는겁니다.



한번은 현장에도 아버지뻘 나이지만 형님동생으로 까고 대화하는 형님이, 생산과정 점검하면서
지나가는 저를 불러서는 고충이라고 하시는 말씀이
"왜 이 회사는 펜하나 사달라고 말하는게 이렇게 어렵냐?"
라고 하시는겁니다.


헐... 기가 막혀서
우리 사장님이 아무리 옹졸하고 비겁해도 저런걸로 뭐라하지는 않을텐데....라고 생각하다가
알아서 설설 기어주시면서 "악의없는 순수한 복종"을 하시는 우리 이사님이 떠올랐습니다.
[그럴만하네 씨발]

"형님 걱정마시고, 제가 아주 박스로 갖다 드리겠습니다"
"시간당 계산임율이 2만원이 넘는 사람들인데, 주변에 눈만돌리면 펜이 있도록 만들어놔야지, 하나 만지면 수십만원씩 돈 만드는 사람들이 몇백원짜리 펜을 찾아헤메게 만들어요???"

그리고 사무실에서 구매해서 통으로 갖다 줘버렸습니다. 색깔별로요
"앞으로 이런 사소한 구매건으로 현장구매 품의 안되면 무조건 저에게 이야기 하셔요"


아니 대체 왜 쓸데없이 죰만한걸로 신경스냐 이겁니다.


생산실에서는 정말 많이 쓰는게 커터칼인데, 이게 또 부족한겁니다.
현장사무실에 가면 품의서 써라 뭐해라 아오 젠장
그냥 제가 챙겨주기로 하고 사무실비품으로 알파문구 주문해서 기계앞에 3개씩 가져다놓고
책상서랍에 한주먹 갖다 부어줘버렸습니다.

1년내내 맘껏 쓰다가 잃어버리면 또 사서 채우고 채워도 이런 사소한 펜이나 커터칼 같은것은 100만원어치 쓰기도 힘들어요. 1회용으로 쓰고버려도 100만원 안될겁니다.

한번 움직여서 손길만 주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가치를 생산해내는 기술자에게 이게 무슨 개똥같은 취급이랍니까?

중소기업 사장님들아, 제발 정신좀 차리세요
물한방울도 아끼는 정신이 필요한건, 당신이 처음 회사를 설립해서 수익을 내고, 성장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시점에서 잠시 필요한 것 뿐입니다.

아낄건 하루종일 켜놔봐야 산업전기로 100원 나가는 형광등이 아니라, 사람이라구요 사람!!
댓글 : 8 개
사람이 먼저다.
위에 말씀하신 테이프로 예를 들어보면
쓰는 테이프의 양을 많이 잡아 10만원이라고 하셨죠?
피해가 발생했을때 30만원의 피해가 발생할거라고 하셨구요
사장이 말하는건 10만원을 아끼면서 30만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라는겁니다 어이가 없죠?
근데 대부분 사장들 마인드가 그럽니다
'니가 해 10色기야!'라고 하고 싶네요.
ㅋㅋㅋ 레알.
대기업 마인드를 가지신 높은분들인가 봅니다. 허허 ^__^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오..정말 좋은글이네요..
진짜 쪼잔한걸로 신경쓰기 싫어요..
느끼는 바가 큽니다.
우리회사 직원들 기좀 살려주고 팍팍~!!!!!
정말 구구절절히 맞네요.

소위 효율을 중시하면서 저런거 아끼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작 중요한 공정 상 문제는 못보니까 헛소리하는 경우가 많죠.

고작 '사무실 비품' 이나 신경쓰고 앉아있는 사장(내지는 임원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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