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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일상?] 두번 다시 소설을 쓸 수 없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2016.12.30 AM 08:04
평소에는 바쁘다고 짬을내지 못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한참이 지나, 이제 어느정도 앉아있어도 지장이 없는 몸상태가 되자(5분->30분)
남는 시간에 다시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최근 인상깊게 본 4월은 너의 거짓말이라는 작품에서 여주인공이 하는 말을 떠올리면서
'코우세이 어쨌든 너는 피아노를 쳐야해.'
'그토록 피아노를 외면하지만, 사실은 가슴시릴 정도로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래 나는 어쨌든 글을 써야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멀어져갔지만, 하얀 백지에 이야기를 써갈때의 즐거움을 알고 있잖아
라고 생각하며 타블렛PC를 열고 글을 쓰는데 잘 써지지 않는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하고 가벼운 손풀이로 인터넷 캐릭터에 대한 팬픽 단편을 손대봐도 어딘가 부족.
심지어 터줏대감들의 글솜씨에 오히려 주눅이 들어버린다.
예전에는 시를 썼었다. 고등학생시절, 한껏 고양된 감수성을 바탕으로 소설과 시 모두를 좋아했었고,
시로 대회까지 노려본 적도 있었다.(본선에서 중2병이 들린 시를 쓰는 바람에 광탈 ㅠ.ㅠ)
그런데 수능시즌에 접어들게 되고,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수성을 모두 잃어버린 나는 이제 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제 소설도 쓸 수 없게 되는게 아닐까
창작자 자신이 매력을 갖지 못하는 이야기에 그 누가 귀를 기울여 준단 말인가
아니면 그저 남들이 말해주는 글잘쓴다는 말에 우쭐해, 글을 쓴다는 한줌 미련에 매달리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걱정을 하다가 며칠전 외래 진료를 갔다가 집에 들러서 수첩과 볼펜을 챙겨온 것이 생각났다.
밖에 있을땐, 어딜가나 수첩과 볼펜을 결코 빠뜨린 적이 없었다.
쓸시간이 없더라도 '나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다' 라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만전의 상징과 다름 없었던 두 물건.
사고로 내 손에서 떠나게된 물건.
병원엔 타블렛이 있으니 굳이 수첩과 볼펜이 필요없었지만, 내 책상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집어 쇼핑백에 챙겨
병원으로 갖고 돌아온 그 물건.
수첩과 볼펜에 생각이 미치자 타블렛PC를 접어서 자리에 두고 수첩과 볼펜을 빼들고 병원 로비에 나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나는 정말 아날로그적인 인간이구나...............................
지금까지 머리속에서만 떠돌던 이야기들이 볼펜을 통해 감정을 터뜨린다.
손에 힘을주지 않아도 볼펜은 스스슥 익숙한 필기음을 내며 혼자 창작의 춤을 이어나간다.
타블렛으로는 몇자 쓰지도 못한 이야기를 수첩과 볼펜은 엉덩이가 아프고 허리가 아파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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