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일상?] [1박2일 캠핑] 고생했지만, 피서지는 피서지입니다.2018.08.03 PM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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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캠핑은 봄 가을에 가고 햇볕이 강렬한 7,8월은 피했습니다만

 


 


늘 토요일에도 일하던 친구가 8월 1,2,3에 휴가를 냈다며 함께하자고 제의를 했기에


 


충청도 지역의 한 계곡 캠핑장으로 2,3 1박 2일 캠핑을 떠났습니다.


 


장비를 갖춘게 작년. 이번이 3번째 캠핑으로 그간 두번의 캠핑에서 각각 교훈을 얻었던 저는


 


이번엔 정말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생각했습니다.


(1번째 캠핑 교훈 : 벌레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2번재 캠핑 교훈 : 단단한 땅에 일반 망치로 픽을 박기 힘들다. 두꺼운 고무 망치를 사자)


 


그리하여 두가지 교훈을 모두 대비해 이스트-설탕 벌레트랩과 강력한 보조조명으로 외부 유인.


더 강화된 모기향결계 등을 준비하고, 땡백화점에서 구매한 3천원짜리 고무망치를 묠니르라고 부르며


자신만만하게 원정을 떠났습니다. 


 


계획은 정말 완벽했습니다.


 


1시까지 입실이니, 친구들과 만나 캠핑장 근처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산 이마트에서 12시반까지 쇼핑하고 1시에 캠핑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20분안에 설치를 완료하고


2시까지 밥을 먹고 4시까지 계곡물과 수영장에서 놀은 다음에 각자 자유롭게 쉬고 7시부터 고기를 먹고 술을 먹은다음에 9시 부터 텐트안에 들어가 맥주를 까고 영화를 보자.




그런데 쇼핑 후 캠핑장 가는 길부터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넘치는 피서객으로 인한 길막힘도 아니고 캠핑장까지 불과 1km 를 남겨둔 시점에서 길이 30분간 막히는 겁니다.


엠뷸런스가 4대가 연속 나오고 저희 뒤로 특수 구조차와 대형 소방차가 달려옵니다.


나중에 겨우 사태가 수습되었는지 차가 뚫려서 가보니... 렉카차에 승합차 하나가 운전석 완파되어 끌려가고, 1톤 트럭도 운전석이 완파(둘다 운전석까지 차체가 밀고들어간 끔찍한 모습)되어 길가에 덩그러니 서있더군요.


 


도저히 속도를 내기 어려운 2차선 시골길이었는데 저렇게 박살났는지......


 


안전운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자각하며 캠핑장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2시.


약간 시간이 늦어졌지만 어떻습니까? 뭐 빨리 설치하고 놀면 되죠.


 


해서 작전대로 그늘막부터 치고 쉼터를 마련한 다음 텐트를 치자. 하는 마음으로 펼쳐놓은 그늘막 폴대를 집었는데.... 손이 델 정도로 뜨겁습니다.


 


잠깐 내려놨는데?!


 


그래서 목장갑을 끼고 재빨리 묠니르를 꺼내 픽을 박습니다.


.........안들어갑니다!


 


두어번 때리자 묠니르가 헬라에게 잡힌것 마냥 부숴져... 버리진 않고


고무 대가리가 휙휙 돌아갑니다.


 


친구가 말합니다.


 


'묠니르라더니 싸구려샀지?'

 

...........일단 망치가 부실한것도 있고 제가 망치질 하는 것도 어설프답니다.


이래서 화이트칼라는 안된다며 공장일하는 친구는 잘안박히는 작은 쇠망치를 들고 열심히 픽을 박아줍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그늘막 설치에 걸린 시간 20분.


그러나 그 20분만으로도 우리는 땀에 흠뻑 젖고 현기증이 나고 눈도 어지럽고...


이러려고 캠핑을 왔는지 자괴감도 들고....


 


텐트 설치는 꿈도 못꾸겠고 다들 의자에 앉아 물만 들이키며 가져온 핸디 선풍기를 풀가동하며 거의 그로기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계곡에 가자고 주장했지만, 정찰을 다녀온 친구가 말하길


"계곡물 썩었어."


 


그렇습니다. 너무나 가물어서 계곡물이 흐르지 않게 되었고 고인 계곡물은 수질이 안좋은 상태였습니다.


 


그럼 수영장에 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수영장에 가자 했더니 역시 정찰을 다녀온 친구가 말하길


"어른이 놀 수 없어."


 


가족 풀장이라서 애 없이 어른만 들어가기엔 정말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거기다가 그 캠핑장.


가족 캠핑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만 예약이 가능한 곳이고 모르고 와도 적발되면 전액환불받고 돌아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저와 친구들은 소동도 일으키지 않고 매너있게 조용히 갈 자신이 있었지만 가정이 아닌 젊은이들이 와서 말썽을 일으키고 해서 금지하는 상황일 테니, 주인 입장에서 그런걸 고려해줄 순 없겠죠.


하지만 그늘막치다가 심신이 피폐해져버린 저희는 이대로 쫓겨나면 울고 싶은 심정이 될 것 같았습니다.


늘어놓은 짐을 다시 꾸릴 힘도 없었죠.


 


일단 저는 지친 애들을 끌고 샤워장으로 향했습니다.


도심의 수돗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뼛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지하수로 샤워하고 나니 다시 원기가 충전되고 머리도 돌아가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친구들에게 작전을 지시했습니다.


 



-일단 나는 유부남이야. 아이들과 와이프와 놀러오기로 했는데 와이프 다니는 교회에 여름 수련회가 있어서 와이프가 애들 데리고 가버린거야.


-근데 난 예약해놓은거 취소하기도 뭐하고 처남들도 휴가 잡은걸 취소할 수 없으니 우리끼리 온거야 알았지?


 


친구들


-그말인 즉슨 우리가 처남인거냐?


 



-그렇다네. 처남. 그나저나 우리 영숙이가 다른건 다 잘하는데 말이야.


-동생들 교육을 참 뭐같이 시켰어. 자네처럼 싸가지 없는 처남도 있고 말이야


 


친구1


-지.랄 마세요 매형


 


친구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리하여 다시 힘을내어 텐트도 치고, 점심도 만들어 먹고,


오후 4시가 되니 산그늘이 지면서 이글거리던 대지도 서늘해지고 도심의 오후 4시와는 비교도 안되는 시원함에 하나 둘 눈을 감기 시작했습니다.


 


한명은 텐트 안에 들어가 자고, 한명은 돗자리 깔고 그늘에서 자고,


저는 아이스박스에 발올리고 의자에 앉은채로 자고


오후 4시의 시원함을 겪으니 왜 사람들이 피서를 오는지 알겠더군요.


 


아무리 뜨거운 계절이어도 일단 산은 시원합니다. 정말.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하지만 가족캠핑장이라 밤늦게 놀수는 없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니 영화보기는 포기하고 11시에 잠을 청했습니다.


 


짧았지만 피곤해서 몸도 쑤시지만 더위먹을뻔하기도 하고 쫓겨날 위기도 있었지만


재밌게 하루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 캠핑의 교훈


1. 8월초는 피하자


2. 캠핑장 잘 알아보자(가족전용인지)


3. 묠니르가 깨졌으니 다음엔 스톰브레이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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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만들어먹은 투움바 파스타입니다.

(제조법 : https://blog.naver.com/laeda/220914996845

원 제조법에서 재료가 몇가지 빠진 급조버전으로

실제 들어간 재료는 마늘 2개 대충 다진거

새송이 버섯 한개, 너구리 세 개(스프 2개), 우유 500미리로 끝.

그래도 맛은 훌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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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텐트까지 막 쳐놓고 쉬고 있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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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그늘막을 막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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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코 황제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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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가면 무조건 시키는 제주 돈창 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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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가져온 생 햄

  

댓글 : 1 개
잘봤습니다 ㅎㅎ 이런 더운날씨에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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