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비 소사이어티 - 새로운 시민들] 여섯번째 기록 - 산에서 내려온 남자22013.06.17 PM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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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기록 - 산에서 내려온 남자2

끄드드드득...

- 아무래도 이 집 주인인가 보군.

크레이그가 그 잘난 리볼버를 놈에게 향했어.

- 빌어먹을! 총을 쏘면 안된다니까!

내가 그의 팔을 붙잡고 엉키자 크레이그는 날 떨쳐 내려고 총 손잡이로 내 얼굴을 후려 갈겼지.

- 애송이! 한 번만 더 나섰다간...윽!!

순간 도우 페이스가 크레이그를 덮쳤고 기자 양반은 어안이 벙벙해 있었지.
크레이그는 벽 쪽으로 몰렸고 여자애들은 놈의 팔 뼈가 크레이그에 닿지 않게 재빨리 달려가 붙잡고 있었어.

- 이것봐! 뭘 하고 있어!

난 크레이그가 떨어뜨린 손도끼를 멍하니 있는 기자 양반에게 쥐어주고 놈을 치기 위해 달려들었지.
아까 맞은 충격 때문인지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어.
발목을 쳐서 넘어 뜨릴 생각이었는데 실수로 종아리를 쳐버렸지.
그래도 넘어뜨리는데는 성공했어.

- 마키에, 애니! 잘 했어! 뒤는 내가 맡을께!

난 놈의 위에 올라타고 오른쪽 팔꿈치로 도끼를 내려쳤지.
아직 머리가 어질해서 하마터면 놈의 팔을 잡고 있는 내 손을 찧을 뻔 했어.

순간 놈이 발버둥치면서 왼쪽 팔뼈가 날라왔고 크레이그가 겨우 그 팔을 잡았지.
생각보다 저항이 심했어.
놈의 몸이 크게 요동치면서 나도 손도끼를 놓치고 말았어.
나와 크레이그가 놈의 움직임은 멈췄지만 마무리를 할 수가 없었지.

- 이것봐!! 기자 양반! 뭐 하고 있어!
이 놈의 팔을 도끼로 치라고!!

여전히 상황 파악이 안된 남자는 도끼를 든 채 굳어 있었지.
무기는 들고 있는데 조작법을 몰라서 움직이지도 못 하는 좀비 게임 주인공처럼.

- 아저씨! 뭐해요! 빨리요!

마키에와 애니가 그를 흔들고 소리쳤어.
그 순간 새로 리셋 버튼이 눌려진 듯 눈에 현실감의 전파가 이어졌지.

- 으...응... 가...간다...

당황해서 어기적 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이 차라리 좀비가 걷는게 더 똑바르게 보일 지경이었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 빨리 이 쪽 팔꿈치를 쳐!

크레이그가 외쳤어. 기자가 도끼를 휘둘렀지.
하지만 너무 긴장했는지
(하긴 괴물이라고 하지만 도끼로 동물이라도 쳐본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놈의 팔은 잘라지지 않았어.

- 한 번 더 쳐요!!

- 으윽!!!

결국 세번을 더 내려치고서야 놈의 팔은 절단이 됐어.
크레이그는 그에게서 도끼를 뺐고 놈의 다리와 목을 치기 시작했지.
나도 도끼를 주워서 동참했어.

입구 쪽은 피칠갑이 되었어.
마키에와 애나는 바닥을 닦고 크레이그와 난 오두막에 있었던
부대자루에 놈의 팔다리를 집어 넣고 묶어서 밖에 내놓았지.
안에서 절단된 놈의 팔다리가 꿈틀거려서 부대자루가 들썩거렸어.

- 이것봐. 정신차려.

크레이그가 아직 먼 곳을 응시하는 남자의 뺨을 때렸어.
남자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지.

-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바... 방금 전 그 괴물은 진짜인가요?
제가 산에서 조난당해서 죽어서 천국에 와있는건 아니겠죠?

- 웰컴 투 그린 헤븐 (이 도시의 별명)
저 괴물이 있는 걸로 봐서는 천국보다는 지옥에 더 가깝겠네요.
불행히도 현실이에요.
왜 군대가 이 곳을 봉쇄했는지 아시겠죠?

- 마... 말도 안돼.
조류독감이라고 했던게 사실 좀비 바이러스였단 말인가?

남자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어.

- 어... 엄청난 특종이군요. 제 인생 최고의 특종이에요!

- 특종이고 뭐고 간에 어쩔 생각인가?
우리들은 러쉬먼 연구소로 향하던 중이었는데. 다들 가족이 거기에 있어서.

- 저... 저도 같이 가면 안될까요?
사실 전 그동안 쭉 러쉬먼 사의 비리를 취재하고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가 이 작은 도시에 본사 급의 지사와 첨단 연구소를 만든 것에 예전부터 말들이 많았거든요.
탈세 및 돈세탁을 위해서다.
불법 동물 실험을 위해서다. 등등...
어쩌면 저 괴물도 러쉬먼 사와 관련있을지도 모르죠.

- 관련? 무슨 관련이 있다는겐가?

- 왜 있잖습니까.
레지던트 이블 (바이오 해저드)같은 영화 보면 제약회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좀비로 만드는...

- 크하하! 웃기지 말게!
애시당초 러쉬먼 사가 무엇 때문에 사람들을 괴물로 바꿨다는 건가?
러쉬먼 사 전 세계 직원 중 20%가 이 도시에 살고 있어.
십만명이 넘는 직원들을 좀비로 만들면 그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돌아갈건데?
실제로 조류독감이 퍼졌다고 했을 때도 레데커 사가 무료로 백신을 공급해 줬었어.
그게 잘 듣지 않아서 이렇게 된 모양이지만...
이 도시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 회사의 은혜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네.
그 회사가 들어오고 나서 얼마나 사람들의 생활이 윤택해졌는지 아나?
다른 사람들이 들었다면 아마 자네 무사하지 못 했을거네.

- 그 백신... 혹시 러쉬먼 사가 사람들을 속이고 좀비 바이러스를 백신이라고 속인거 아닐까요?
사실 조류독감은 없었던 겁니다!
백신 맞으셨어요?

- 아니, 난 그 때 잠깐 딸과 여행을 가고 없었네.

- 봐요! 틀림없이 그 백신이!!

- 저... 전 맞았는데요.

대걸레를 팔꿈치에 대고 마키에가 손을 들었어.

- 맞았다고?! 정말이냐?!

기자는 흥분해서 마키에를 마구 흔들었어.

- 네. 저랑 어머니 동생 다 맞았어요.
아야야... 아프니까 좀 놔주실래요?

- 당신 가설은 잘 들었어요.
안됐지만 틀린 거 같네요.
어쨌든 우린 러쉬먼 사로 갈꺼니까 함께 할거면 같이 가시죠.
거기 가면 뭔가 해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출구도...

- 알겠습니다...

좀비가 나타났을 때보다 더 절망적으로 보이는군.

- 제 이름은 에드가에요. 이 쪽은 크레이그, 애나, 마키에.

- 죠셉 후버 입니다...

- 후버라고? 기자답지 않은 이름이구먼!

크레이그가 껄껄 웃어젖혔다.

- 우린 주로 밤에 움직이니까 어두어질 때까지 여기서 쉴거에요.
놈들은 낮에 주로 다니거든요.

난 죠셉에게 놈들의 정보를 알려줬지.

- 다행히도 아까 그 괴물 양반이 사냥꾼이었던 모양이에요.
사냥꾼 용 나이프가 꽤 많네요.
아무래도 짐승 가죽 벗기는 용도 같은데.
놈들 팔 다리도 자를 수 있겠죠.
이게 낫겠네요.

그에게 나이프를 건넸지.
얼굴에 탐탁치 않다는 표정이 지나가더군.

피곤한지 다들 곯아 떨어졌어.
죠셉도 밤새 산을 헤맨 탓인지 바로 기절하더군.
우리가 준 비상식량을 비닐도 채 벗기지 않고 허겁지겁 뜯어 먹은 직후에 말이야.

다이앤, 저 자의 말대로 정말 저 좀비들은 러쉬먼 사가 만들어낸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무엇을 위해?
사람들을 마음대로 바꿀 권리가 같은 인간들에게도 있는 건가?
과연 그런 인간들이 저 좀비들보다 가치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 사실이 아니길 빌어.
그게 사실이라면 러쉬먼 사도 결코 안전하지 않을테니...
댓글 : 1 개
소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글이지만 제목 모집 중입니다용>_<ㅋ
혹시 제목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정말 감솨. ㅜㅁ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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