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정신분열(조현병)입니다. 질문 받습니다2017.03.14 AM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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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근무인데 아까 커피를 마셨더니

당장 잠이 안 와서 예전에 하던

질문이나 조언 받아볼까 합니다

 

루리웹도 이제 저 뿐만이 아니라

힘든 문제를 가진 사람들도 많은 거 같고

저 역시도 이렇게라도

해소할만한 부분이 필요한 듯 하여...

 

어지간하면 곤란하거나 민감한 질문도 괜찮고

주변에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는 조언이 가능하니

제가 답변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이야기 나눠볼 수 있습니다

댓글 : 30 개
자신이 조현병임을 알 수 있는 테스트 기준이 있나요?
점수 진단표라든지, 눈에 띄는 특징이라던지..
정신과에서 검진표랑 진단을 받으면
그래프에 나타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정신과 원장님께서 담당의신데
'아주 전형적인 정신분열 증세' 라고 언급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어.. 실례일지 모르지만
두사람이 한몸에 있는건가요?
기억은 다 나나요?
정신분열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정신분열이라고 하면 보통 많이들 오해하시는 부분이
인격이나 정서가 나뉜 상태를 가리킨다고 생각들 하는데
정확하게 표현은 어렵지만 상대적인 표현으로는
편집증의 반대에 해당하는 증세라고 볼 수 있고
제가 느끼는 바로 설명드리자면 인격의 분열이라기 보다는
마음의 분열이라고 보는 쪽이 정확할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보통 힘든일을 겪으면 슬프고 화나고 우울하고
이래야 정상인데 슬프고 화가나고 우울함과 동시에
신나고 짜릿하고 기분좋고 행복하고
이런 감정들이 동반되기 때문에 정신에 과부하가 옵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저 사람 정신 나갔다 혹은
미친 거 같다 라고 말하는 증세가
전형적인 정신분열입니다
인격의 분열(이중인격)은 조현병 증상이 아니에염.
근데 예전에는 해리성 장애 (다중인격) 증상도 꽤 심했어요
원래의 제 인격을 포함해서 4명의 인격이 더 존재했는데
연애도 하고 안정기가 찾아올 무렵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거나 소멸했다" 라기 보다는
어디론가 홀연히 떠난 거 같다거나 땅굴 속 깊숙히 어딘가로
꼭꼭 숨어버린 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방송 및 인터넷 상으로 조현병이란게 있다고 보았는데
자신이 느끼는 조현병증상이 어떤건가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혼재해선 안되는 여러 감정들이 복잡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지고
매체에서 표현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라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복잡한 심경의 변화가 생겼을 때
안도감과 함께 오는 씁쓸함이라던가 이런 건
안도감 3에 씁쓸함 7 정도의 감정의 비율이 있다고 하면

현재 저의 상태는
안도감이 10 일때 씁쓸함도 10이고
행복함도 10이면서 불쾌함도 10인 말도 안되는 상태인거죠
그 밖에 기타 정신질환의 꽃이라 불리는
우울증, 조울증 부터 시작해서
환청, 환각, 망상장애, 피해망상, 대인기피
사회성 결여 등등 저 같은 정신분열 패밀리(...)들은
이 정도는 기본 옵션이지 ㅇㅇ 이러고 받아넘기는 편이구요
위에 다른분들한테 설명하는거나 글을보니 어느정도 자기 병에대해 잘 아시고 있는거같은데

저도 심리학부생이라 다른 환자분들도 여럿 만나봤는데
질문받는다고하시니 여쭤봅니다만..

1.스스로생각하시는 발병 계기가있으신지
2.발병 후 자각하게되신건 언제쯤인지
3.병력기간이랑 치료기간은 얼마나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1. 일단은... 어린 나이부터 사람의 죽음과 시신을 눈 앞에서 많이 목격했었고
학창시절 왕따나 괴롭힘같은 신체적인 외상이나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 아닐까 싶구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20년 넘게 매년 쭉 겪어왔으니
못 버티고 이렇게 되진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2. 제 스스로는 어린 나이부터 우울했다고 느끼기는 했는데
중고등학교 땐 단순히 우울증이 좀 있는 편일거야 라고 생각했고
군대 다녀오고 24~5살 무렵부터 심각하단 걸 인지하고
그 때부터 정신과 치료 열심히 다녔습니다

3. 지금 치료는 5년 정도 된 거 같구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호전되었는데 의사도 그렇지만
주변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라고 이야기들을 하세요
근데 반면에 아직 잠재된 위험성 역시 크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많네요
유희왕 하세요???
??

예전에는 했는데요
의사쌤이 그러더라구요
조현병 같은 큰 질환은 갑자기 생기는 경우는 없고
지속적인 환경의 영향이나 트라우마의 인한 발병이 크다고요

약은... 평생 못 끊는 건 맞습니다만
솔직히 맨날 안 먹고 저 꼴리는대로 안 먹으면 큰일난다 싶을 때 먹습니다
레지던트가 쓴 조현병 환자 진료일지를 보면 이해가 빠름.
한 편으로는 제가 제 스스로의 상태를 판단하고 진단하는 게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들어서
그냥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을 드리거나
제 경험 위주로 말씀 드리는 게 가장 좋은 방식인 거 같단 생각은 합니다
보통 매체에서는 환각 환청을 겪는걸 묘사하던데 겪으신적 있나요?
항상 겪고 있습니다
약을 꾸준히 드신다는 가정하에 질문드릴게요
1.약을 그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나요? 그리고
2.약을 복용하지 않을때를 100으로 본다면 약을 복용했을때 생각이 잘 안된다든지 혹은 답답하거나 하는 때의 상태를 점수로 매기면 어느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1. 저 같은 경우는 부작용이 심한 편인데요
보통 약을 먹고 나면 약기운 때문에 몽롱해지거나 무감각해지면서
잠이 오게 되고 잠을 '자야' 정상인데 문제는
자야할 때 안 자고 약기운 이겨보겠다고 객기(...)를 부릴때가 좀 있었어요
그러고선 약기운의 여파로 몽롱한 상태에서 환각도 더 많이 보고
헛소리하고 이상한 행동하고 이러다가 픽 쓰러져서 자거나
잠은 안 잤는데 약기운이 가시기 전까지 뭔가를 막 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기억이 없는... 그런 상황이 좀 많았습니다

2. 정상적인 상태를 100, 나쁜 상태를 0에 가깝다고 한다면
저는 제가 약 먹었을 때의 상태를 10이나 15 정도로 표현하고 싶어요
바꿔 말하면 정상인의 10분의 1이나 기능을 할까말까 한 상태가 됩니다
좀 심각한 병인데 정상적인 취업이 가능한가요?
정상적인 취업이 보통은... 어렵죠. 어려운데...
저 같은 경우는 항상 같이 붙어있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일을 구하고 하고 있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사람들에게 제가 어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간략하게는 오픈을 해 둔 상태라 부담은 덜한 편이죠

항상 제가 예비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먹고 살아야합니다
흐미;; 약만 잘 챙겨먹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저는 되려 약이 저를 구속하는 거 같아서
피하는 편입니다만, 사실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가장 좋은거고
실제로도 병의 증상이나 상태를 많이 호전시켜주긴 합니다

근데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들이 저랑 비슷한 마음일거라 생각하는데
그 약이... 뭐랄까, 일종의 사람의 감정을 제거하고
무감정/사고능력제로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많은 질환자들은 복용하는 걸 엄청 싫어할꺼에요
증상이 나타나면 어떤 행동을 하시나요?
일단은... 평소에도
환시, 환청이나 환각같은 건 겪고 있구요
그냥 귀신같은 거 눈에 보이는 사람인 냥
어느정도 무시하고 일상적인 행동이 가능하고
앞뒤가 안 맞는 두서없는 감정분출을 많이 합니다

스트레스 안 받으면 평소엔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나 보이진 않을건데
이건 단순히 제 생각이고 주변 사람의 생각은 어떤진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질문은 없고, 그저 잘 견뎌내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후에 질문을 드려할 만큼 제 상황이 안 좋은 때가 온다면 그때 궁금한 점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쪽지도 괜찮고 따로 연락처를 공유하며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이런 대화나 소통이 저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제든 편하게 말씀주세요 :)
슬슬 저도 눈을 붙이러 가야할 거 같고
나중에 댓글이나 질문 남기시는 분들은 아침이나
내일 야간근무가 되어야 답변을 드릴 것 같습니다

언제든 편하게 오셔서 여쭤보셔도 됩니다
저는 이만... 꿈나라로...
좋은 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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