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교회에서 있었던 일화2024.02.25 PM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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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다녔던 A라는 교회에는


장애인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장애인을 돌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된 B라는 교회로


장애인분들이 많이 옮겼다고 함



우리 교회를 다녔던


민수(가명)라는 형이 있는데


지적장애?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말도 더듬거리시고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좀 차이가 나시는 분인데


이 민수형이 가끔 우리 가게에 놀러와


나와 많이 친해졌다.



한 번은, 토요일날


우리 가게에 놀러오셨는데


예전에 다니던 교회가 그리워


하루만 A라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내일(일요일) 같이 예배를 드리자고 하셨다.



한 가지 걱정이 되었다


우리 교회는, 예배를 마치면,


각 그룹원끼리 모여서


모임활동(식사)을 하러 가는데


민수형만 놔두고 간다는게


내 맘에 좀 걸렸다.



그래서 우리 모임 조장에게


조심스레 물어봤다


민수형이 우리 교회에 예배하러


한 번 오신다고 하는데


예배 끝나고, 하루만 우리 모임활동에


끼워주면 안되냐고



조장은 평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닌데


나한테 쏘아붙였다.


그 분은 우리 교회 졸업하고


장애인 전담하는 B 교회로 가신 분이다,


그 분이 사고치면 네가 다 배상할거냐?


라고 하셨다.


어안이 벙벙했다.


민수형은 당장 내일 오신다는데...


어찌해야 할지 맘에 걸렸다.




카톨릭을 믿는 친구가 있는데,


이 사실을 말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 친구는 말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성당을 다닌다고 해서


니 처럼 오지랖이 넓고


정의감이 불타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다.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조장이 잘못한거 하나도 없으니


그에 따르는게 낫다고 본다


라고 말했다.



그냥 내가 오지랖 넓은 병1신인걸 인정했다


그리고 조장에게 말했다


내일 예배 끝나면, 내가 민수형 모시고


밥 한끼 사먹이고 보낼테니


내일 모임은 불참하겠다고



근데 문제는...


민수형이 다음날


예배 온다 해놓고 안 왔다 ㅋㅋㅋㅋ

댓글 : 10 개
예수를 생각하라.

그 조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네요 ^^
  • GX™
  • 2024/02/25 PM 03:32
교회가 교회 같지 않은 세상이네요. 뭐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이게 참.. 특정 종교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 속에 속한 사람의 문제인지 애매해서 거론하기가 어렵네요.

다만 개신교같은 경우는 의외로 폐쇄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주인장님이 말씀하신 사례처럼 어제까지 가가호호 하다가 개인적 이유로 교회를 옮겼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모습이 당신께서만 보신 건 아니예요.

어쩌면 이건 현대 교회의 특징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분을 믿지 않고, 그 분의 이름을 입에 담는 인간을 믿고 따르는. 하늘의 권위와 권력은 감히 인간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어느 순간 '신앙'이라는 믿음보다는 한낱 사람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을 더 따르고 신봉한다고나 할까요.

정말 천주교 신자가 그리 말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믿음에 경계선을 그어 같은 믿음을 따름에도 서로 등을 돌리는 모습이 잘못이 아닐리는 없겠죠. 아마 교구제로 운영이 되는 천주교라고 하더라도 신부님들도 그리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교회는 개인의 것이 아님에도 개신교 특유의 개척과정으로 인해 그 성전이 사유화되고 그로 인해 그 울타리 안의 양들조차 목자를 따라 다른 곳의 양들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게 일반적인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화 같아 많이 씁쓸하네요.

쓰다보니 조금은 격해졌는데,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이 아닌 그 신앙의 진실된 교리보다는 믿음의 사유화로 타인과 공유하려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조금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불신자에 대한 선교와 포교는 열을 올리며 정작 믿음을 가진 다른 이에 대해서는 미워하는 모습.
현답이네요
교회, 교회 관련 다 그래~ 다 썩어빠졌어!! 조만간에 달에 미생물 한 개라고 발견되면 기독교는 바로 붕괴돼!!
도스토예프스키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현재 한국기독교들을 마치 꿰뚫어보는듯한 내용입니다
나이 들다 보니 사람 자체가 피곤하다는 걸 깨닭았습니다.
뭐 젊고 할 일 없을 때는 인간관계도 어울리지만 목표가 생기고 삶이 바쁘면 10년을 알았건 30년을 알았건 다 신기루에 불가하더군요.
물론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인간관계가 있지만 남은 관계들은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발전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는 느낌입니다.
서로 존중하지 않는 인간관계는 빨리 끊을 수록 이득인거 같아요. 특히 교회 같은 종교집단에서는 더욱더요.
이분 말씀따라 사람 관계가 피곤한 일이 정말 많습니다.
쥔장님의 말씀처럼 나름 이쪽 저쪽 배려하고자 하였는데 결국 쥔장님만 중간에서 이상한 사람만 되어버리는 케이스도 그런거죠.
나름 이곳저곳에 폐 안끼치려 동분서주 해도 뜻대로 안되고 되려 오버한 상황처럼 되는게 참 거시기 합죠..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개인주의가 되어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성경에선 그런 인간이 되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그런걸 가르치는 곳인 교회가 되려 그런 사람으로 몰아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리고 장애인이라도 무조건 배려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 피곤해지는 일일뿐이구요..

이번일로 나름 양쪽(장애인 / 종교)에 관련하여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실 겁니다..
그게 부정적인 방향일지라도..
결국 계속 치이면 그렇게 되어가는게 어쩔 수 없는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말이네요
나같이 삶에 미련이 없으면 예배도 필요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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