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쓴 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 '온두라스' 방문기2019.04.12 PM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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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 '온두라스' 방문기

 

축구 국가대표 A매치에서 종종 중남미쪽 나라와 경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중미의 강호로 이름이 거론되는 나라 중 하나가 '온두라스(Honduras)'라는 나라죠.


얼마 전에 저는 지구 반대편 중앙아메리카의 온두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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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축구 외에 아는 거라고는 치안이 안 좋은 아주 위험한 나라 정도였습니다.

가기 전에 온두라스에 관해 검색을 해보았는데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정보라고는 -축구를 빼고는- 살인율 세계 2위, 

갱단과 ㅁ├약, 불안정한 정치 등 상당히 부정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일이 아니었으면 사실 평생 가보지 못 할, 아니 가고 싶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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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출발해 LA와 엘살바도르(El Salvador)를 경유해 약 30시간동안 

비행기를 무려 3번을 타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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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 Nacional de la Biblia'(국가 성경의 날)이라는 온두라스의 국가 행사에 

한국 스태프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환영단과 함께 황송하게도 무장한 온두라스 국가경찰의 호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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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차량행렬 앞에서 현란한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합니다.

상당히 이색적인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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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Tegucigalpa)입니다.

과거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산미구엘(San Miguel) 성당이나 

로스돌로레스(Los Dolores) 교회처럼 스페인풍의 건축물들이 간혹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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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하나 없는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무보정이어도 저렇게 파란 하늘이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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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구시갈파 시내는 생각보다 평온했습니다.

2009년 일어났던 군부 쿠데타나 마라 살바투르차(MS-13) 같은 토착 갱단의 활개로

어수선하고 불안정한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앞섰는데

검색을 통해 미리 알고 있던 것보다 조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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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렇게 어르신들이 모여 '모라잔' 장군의 기마상 아래서 시간을 보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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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래에서 아무렇지 않게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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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들로 겉으로 무척 평범해 보이는 도심 이미지였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너무 부정적인 정보들로 머릿속을 채우고 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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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렇게...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시내 곳곳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집권한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자들을 경계하고자 

이렇게 군대가 시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일단 사건이 터지면 총기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마 이렇게 중무장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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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몬토야, 독재정권의 희생자'라고 쓰여 있습니다.

현 정권에 대항해 반대 시위를 벌이다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사람 중 한 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그라피티가 있는 걸 봐서 테구시갈파 시내는 불안정함을 감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1월 말에 다시 우파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걸 보면 이 평온함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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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과 별개로 민간 경비업체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아마 은행의 현금 수송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이는데 샷건으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니 한참을 노려봅니다.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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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내 중심가는 오가는 사람이 많고 군경이 지키고 있어서 오히려(?) 안전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도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를 계속 받았습니다.

동행했던 현지인 안내자는 'Another world'라고 표현하던데.. 얼마나 위험하길래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건지...

시국 치안 중심이다보니 아무래도 민생 치안은 뒷전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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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학교인데 마치 군부대처럼 군인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학생 간 ㅁ├약 거래와 불법 총기사고,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서 라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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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갱단이 학교를 습격하여 라이벌 갱단에 속한 학생이나 갱단 멤버의 자녀를 납치, 살해하기 때문에

이렇게 무장한 군인이 학교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정도로 치안이 열악한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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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온두라스는 옆 나라 엘살바도르와 함께 살인율 세계 1~2위의 타이틀을 주거니 받거니 합니다.

엘살바도르의 '산 살바도르(San Salvador)'와 함께 온두라스의 '산 페드로 술라(San Pedro Sula)'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카르텔의 나라 멕시코보다 높은 살인율과 범죄율 때문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 발견했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남자 두어 명이 군인들에 둘러싸여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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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위험한 나라라고 해도

개개인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흔하지 않은 동양사람을 봐서 그런지 살갑고 친절하게 대해 주는 사람들 덕에

처음 느꼈던 긴장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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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K-pop과 BTS는 물론, '먹방'이라는 단어도 알고 있더라고요.


온두라스는 한국을 상당히 '절친 우방'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과 온두라스의 관계는 한국 전쟁 때부터 였는데요

한국을 지원했던 나라중 하나로 250만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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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온두라스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0위권이고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보다 훨씬 높은 순위였습니다.

(일부 자료는 좀 다르긴 한데 전반적으로 높은 행복지수라고 나옵니다)


경제력으로 봤을 때 우리가 국민소득도 높고 가진 것도 많고

세계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치안 속에서 훨씬 행복해야 맞는건데

(외국인이 느끼는 분단국가의 전쟁 위험을 빼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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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불안정과 폭력의 역사였을텐데도 

이사람들은 타고난 흥과 미소와 친절함을 지닌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온두라스를 갈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만

다시 방문하게 되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그 나라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물론 여차하면 카메라를 빼앗길지도 모르니 긴장의 끈은 놓아선 안되겠죠^^


아래는 다녀와서 만든 영상입니다.

영상으로 보시면 좀 더 생생한 느낌으로 온두라스를 경험하실 수 있을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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