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 사진] [이승록의 나침반] 유리, 첫 연극 도전..소녀는 코끼리가 되었다2019.04.01 AM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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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유약하지도, 나약하지도 않았다.


유리가 연극을 한다 했을 때, 기대를 품은 이가 많진 않았을 것이다. 걸그룹 소녀시대로 먼저

 

 유명하고, 연기 경험은 일천한 탓이다. 더구나 유리에게 연극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선 유리가 소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연기를 보여주는

 

 반전은 없었다. 그저 유리는 괴팍한 영감 앙리와 살게 된, 가난하지만 천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되어 2시간 동안 성실하게, 발랄하게 연기했다.


다만, 그곳엔 '연극하는' 유리가 있다. 극을 보고 있노라면 '소녀시대' 유리도 문득

 

 떠오르고, '예능' 속 유리의 얼굴도 휙 스쳐가지만,

 

 '연극하는' 유리는 오직 그 무대 위에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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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게 '연극'은 거대한 장벽이다. 소녀시대로 서는 곳과 전혀 다른 무대, 코 앞에서

 

 자신의 연기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관객들의 매서운 눈, 헤아리기 힘들 경력의 기라성

 

 같은 대선배 신구, 이순재와 마주 봐야만 하는 연극이다.


그곳에서 유리는 두려움을 딛고 꿋꿋이 연기한다. 마치 콘스탄스가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에 도전하지 못해 겁먹을 때, 앙리 할아버지의 꾸지람을 듣고 발에 묶여

 

 있던 말뚝을 집어 던진 것처럼 말이다.


"그거 알아? 서커스단의 코끼리. 난 자네가 그 코끼리 같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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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말뚝에 묶여 살아온 서커스단 코끼리는 다 자라서 충분한 힘이 생겼음에도

 

 그 삶에 갇혀 말뚝을 뽑을 시도조차 못했지만, 유리는 달랐다.


유리의 첫 연극은 스스로 말뚝을 뽑고 두려움 가득한 새 세상으로 발을 내디딘

 

 용기 있는 첫 걸음인 것이다.


평가는 냉혹하고, 실패는 가혹할지 모른다. 하지만 영원한 실패는 없고, 영원한

 

 성공도 없다. 무엇보다,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유리의 세상은 안락한 서커스장만

 

 있을 뿐, 영원히 성공하지도 실패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댓글 : 1 개
프랑스 영화 원작 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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