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_습작모음] [시] 미루었던 것들에게2024.04.04 PM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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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었던 것들에게



대청소를 했습니다.

시험 기간은 아니었습니다.

시험도 딱히 없습니다.

사실 대청소는 아니었습니다.

창고 정리를 했습니다.

정확히 창고도 아니었습니다.

방 안에 나뒹굴던 자잘한 잡동사니들을 모왔을 뿐입니다.

모으고 보니 오래되기도 했습니다.

반짝이던 녀석은 녹이 슬었습니다.

참 몹쓸 짓을 해버렸습니다.

재활용이라도 될까 싶어 분류해봤습니다.

이마저도 뻔뻔한 자기 위로인 듯 싶습니다.

고철과 폐지가 되어버린 세월이

원망을 쏟아낸다면 잠자코 들어줘야겠습니다.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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