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영화에서 총알 못넣고 더듬거리는 심정이 이제야 이해가 갑니다.2019.07.27 PM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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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다녀오고 오래간만에 시간을 어떻게 낭비할까 생각하며 인터넷을 합니다.

 

하다보니 눈 앞에 모기가 어른거려 마음먹고 작살내기로 결심하고, 옆에 전자모기채를 세워두고

 

불을 다켜고 환하게 만든 후 다시 인터넷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눈 앞에 얼씬거리는 두 놈을 수월하게 작살낼 수 있었습니다만...

 

문제는 세번째 모기가 나타났을 때였습니다.

 

세번째 모기가 눈 앞을 지나 모니터 가장자리에 붙어있자, 재빨리 손을 더듬어 전자모기채를 찾았는데..

 

아뿔싸!

 

손을 헛딛어 전자모기채가 떨어져버렸지 뭡니까?

 

그것도 그냥 떨어진게 아니라 안의 건전지가 빠져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모기는 언제 자리를 뜰지 모르는데 말이죠.

 

이 모기를 놓쳐버리면, 또 구석 어딘가로 숨어버릴 것이고 그러면 밤새 모기의 습격을 두려워하며

 

숙면과는 거리가 먼 잠자리를 청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흐릅니다.

 

그래서 모기를 놓치지 않도록 눈은 모기를 향하고

 

모기가 도망가지 않도록 몸은 조심스럽게 조심조심 움직이며 손만을 더듬어

 

모기채와 건전지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시선을 모기에게 향한채로 건전지를 끼우는데....

 

아니 뭔 건전지 하나 끼우는데

 

팅겨나가고 안들어가고 손은 버벅이면서 건전지 하나를 못끼웁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 앞에서 에어리언이 쿠와악 하고 뛰어오고

 

엑스트라는 더블배럴 샷건에 총알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자꾸 총알을 흘리며 '오쉿 오쉿 오쉿' 하다가 에어리언의 한끼식사가 되버리는 장면을 보고

 

아오 총알 하나를 못넣냐 하고 분통 터진 적이 기억납니다.

 

네. 이제는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ㅅㅂ ㅅㅂ ㅅㅂ 거리면서 건전지를 넣고 있었으니까요

 

그나마 저는 다행히 네번의 시도 끝에 떨리는 손으로 건전지를 넣고

 

모기가 도망가기전에 건전지함 뚜껑도 닫지 않고 재빨리 뻗어 모기를 구워버렸습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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