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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위기일발 출근길... 술이 이렇게 위험합니다...2019.09.10 AM 11:14
1차 위기 - 오바이트의 예감
어제 회식을 마치고 늦은 출근길 사당행 7770 버스에 몸을 싣고 인터넷에 [ㅋㅋ 술때문에 몸이 나았어요]
글을 올리고 나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느낍니다.
버스가 덜컹이고, 몸도 덜컹이고, 위장도 덜컹 거립니다.
아침에 숙취해소를 위해 마신 핫식스 자몽맛이 자꾸만 식도에서 어른거립니다.
30년 넘게 살은 인생사. 축적된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알아차립니다.
[ㅈ돼따!!]
이건 활화산이 터지기 직전의 신호입니다.
다만 뜨거운 마그마가 아니라 비슷한 색의 냄새나는 물질이 올라올 뿐인거지만요.
이미 익숙한 경험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최선의 선택일지 울프맨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단 한단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죠.
예시)
나
-아조씨 욱
이 한마디면 세상에서 제일 불친절한 버스기사님이어도 아무대서나 급정거 후 내려주는 마술을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길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고속도로 한가운데
의왕 휴게소도 이미 지나버려서 여기서 내리면 회사에는 영영 도착할 방법이 없어지니까요
결국 두번째 방법을 택하고야 맙니다.
정신을 집중해 수면모드로 진입하고 욱욱 올라오는 속은 기를 모아서..... 해도 안되서
아랫입술을 깨뭅니다.
최소한 사당버스정류장까지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하다가 수면모드 진입에 성공해 위기를 넘깁니다.
큰일날뻔했어요
2차 위기 -횡령 배임 사범이 될뻔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주머니를 뒤지자 어제 이사님께 지급받은 법인카드와 영수증이 나옵니다.
영수증을 보자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1차는 연안식당에서 달리고
2차는 인근 포차에서 달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술이 부족하다고 혼자 집근처 바에 들어가서 마티니를 마셨던 기억도 납니다.
바에서 얼마를 썼는지 궁금해 페이앱을 열자.............
바 결재 내역이 없습니다!!
설마 하고 법인카드를 쳐다봅니다.
내가 술에 미쳐서 법인카드로 바를 결재해버린걸까요?
회식도 아니고 개인 술마시는데 법카를 써버리고 영수증도 안챙겨버린게 분명합니다!
갑자기 미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경영팀
-이사님. 이거 영수증 왜 없어요?
경영전무
-ㅎㅎㅎ 개발이사 법카를 이렇게 막 써도 돼?
-부하직원 관리도 못하네? ㅎㅎㅎ
-이래서 내년에 상무 달겠어? ㅎㅎ
이사
-날짜가.. 물과장 이 개객기...
-법카를 이렇게 막 써도 돼?
-이거 횡령이야
-시말서 써와
-이래서 내년에 차장 달겠어?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술이 확 깨면서 난처해지기 시작합니다.
1차위기는 위기로 느껴지지 않는 대 위기입니다.
어쨌든 출근해서 자백을 하건 변명을 하건 그건 그때의 일이고
일단 체크카드에 돈을 넣어야할일이 있어서 ATM기에 갑니다.
그리고 지갑을 여니........체크카드도 없습니다!!
술에 취해서 정말 가지가지하네요 카드도 잃어버리고
분실신고를 하려고 은행앱을 엽니다.
그리고 저금이 줄어있는것을 확인합니다.
나
-설마...........
내역을 보자 ㅁㅁ 바 3만9천원.
다른쪽 주머니에 손을 넣습니다.
체크카드가 나옵니다.
횡령이 아니었습니다!! ㅠ.ㅠ
안좋은 미래가 사라지면서 웃음꽃이 핍니다.
그리고............................. 화가나기 시작합니다.
바텐더 아가씨.. 마티니 한잔 마셨는데 바가지를 씌운거야?
물론 희미한 기억속에서 바텐더 아가씨가 옵하 너무 마셨어 집에 가
라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항상 절제를 잘하는 저는 마티니를 단 한잔만 마셨을 것이 분명하기에
기억이 왜곡됐으리라 믿고 그 바에 가지 않으리라 결심합니다.
아무튼 다행이다. 다행이야
- 양고기
- 2019/09/10 PM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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