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수염 길러보기 프로젝트 실패 ㅠ.ㅠ2020.05.04 PM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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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은 먹는게 키로 가지 않고 지방축적과 털로 집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 숱 걱정은 크게 하지 않지만, 하루만 지나도 수염이 까슬까슬하게 자라나곤 해서

귀찮다고 이틀 이상 방치하면 구레나룻 라인까지 형성.

3일이 지나면 털보 떡집 마스코트의 가능성이 보이곤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거 한 번 제대로 길러볼까' 하는 유혹에 빠지곤 했죠.

그리고 이번 황금연휴가 그 프로젝트를 수행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목표는 안정환과 차승원 같은 멋진 수염을 만드는걸 상상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노력을 합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프로젝트 수행한지 이틀이 되는날 어머니가 테클을 거시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너 면도 안하냐

 

-함 길러볼라구

 

어머니

-추잡스럽게 길러서 뭐할라고

-얼른 깎아

 

-안정환도 기르고 그러잖아

 

어머니

-걔는 잘생기기라도 했지

 

-차승원도

 

어머니

-잔말말고 깎아

 

그래도 꿋꿋이 버팁니다.

이대로 출근해본다고 하니까 어머니는 불로 끄슬릴거라며 엄포를 내리십니다.

적당히 자랐길래 코 밑 인중을 남기고 턱도 입술 바로 밑은 깎고

얼굴 옆면 라인도 밀고 하면서 관리를 해봅니다.

 

거울을 보자 갑자기 토니스타크가 된 기분이 되면서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대망의 출근날.

거울을 보고 면도기를 들고 모두 밀어버렸습니다.

 

왜 갑자기 출근하려고 하니까 토니 스타크는 어디가고 거렁뱅이 하나가 있는 걸까요.

 

수염도 빽빽하게 난게 아니라 어느쪽은 짧고 어느쪽은 길고

듬성듬성하고 하여 영 보기가 좋지 않아 그냥 밀어버렸습니다.

 

그래 로다주랑 안정환은 잘생기기라도 했지..... ㅠ

 

 

댓글 : 12 개
저도 집에서 좀 놀 때 지금 아니면 언제 길러보냐 하며 머리와 수염 좀 길러봤는데... 사극에서 잠깐 나왔다가 죽는 간신처럼 생겼더군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간신이면 최종보스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ㅎㅎㅎㅎ
동양인 대부분은 간신수염입니다 ㅠㅠ
ㅋㅋㅋ저도 이방수염이라 매일 면도합니다
다시금 되새기는
패.완.얼
ㅜㅜ
한국사람중에 잘어울리는 사람이 몇 없는것 같아요 ㅎㅎㅎ
수염도 관리를 잘해야 어울림;;
저도 처음에 수염 기를때 친척 가족들 모두 잘라라 하고 했는데
몇개월 기르니까 신경을 안쓰더군요 ㅎㅎ
초반에는 좀 어색한데, 기르다보면 자연스러워집니다
안경안쓰다 쓰면 어색하고, 쓰던사람이 벗으면 어색한 것처럼
얼굴이 적응합니다!! 득모하십쇼
수염도 타고난 모양이 있어요
대부분 수염이 간신처럼 나서 기르면 진짜 추해 보이죠
수염용 트리머(바리깡)가 있습니다. 면도기 뒤에 작게 붙은 것도 있고용..수염 잘 자라는 편이시라니 바리깡으로 길이 맞춰가면서 기르셔야 거렁뱅이가 되지 않습니다 ㅎㅎ..

한 2년 수염 있는 채로 생활하다가 다시 싹 면도를 한 그날이 잊히지 않는군요
벌거벗고 나가는 그 기분...
저는 수염마니라서 남편 수염이랑 구레나룻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역시나 어르신들은 별루 안좋아하시더라구요.
일 년에 두 번 명절때 수염 자르고 나면 눙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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