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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어머니께 괜한 걱정을 끼쳐드린게 아닌지 다소 후회가 됩니다.2020.06.03 PM 05:00
어제 일이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다 되가는데 옆자리 뉴과장이 사색이 됩니다.
덜덜거리며 문자를 받는걸 보고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월요일에 등원 시킨 어린이집의 원아가
코로나 밀접접촉 의혹이 있어 어린이집을 긴급 폐쇄하고 학부모들 전원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었습니다.
돌이 지난지 얼마 안된 딸과 만삭인 부인이 있는 뉴과장이다보니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죠.
임신중인 부인은 치료도 어려울 것이고 면역력이 약한 갓난아이 또한 걱정이 될테니
뉴 과장은 급히 윗쪽에 보고를 하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남은 회사원들도 심각한 고민에 빠졌죠.
일단 뉴과장의 검사 결과에 따라 회사건물을 폐쇄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있고
저 또한 하루 종일 옆에 있었으니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처지였습니다.
집에 계신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리고 모종의 조치를 취하게 해야하는지
아니면 아직 결과가 나온건 아니니 혼자 조심하고, 괜한 심려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할지
안그래도 걱정이 많으신 분이기에 관련 사실을 이야기했다간 눈물로 밤을 지샐게 뻔했기 때문에
그냥 귀가하지 말고 사무실에 남아 다음날까지 소식을 기다릴까 하는 생각도 하다가
그게 오히려 더욱 걱정을 끼칠 것 같아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어머니. 놀라지 말고 잘 들어요.
어머니
-?!
-무슨일이냐!
나
-아니 별거 아니니께...
-(자초지종 설명)
-이래서 나도 일단 조심을 해야할 것 같으니까
-내가 집에 가기 전에 내 방에 들어오지 않도록 쌀이나 그런거 미리 밖으로 빼둬요
-내방 왔다갔다 하지 않도록
여벌의 수건, 세면도구 등의 배치를 주문하고 집으로 돌아와 마스크를 쓴채로 그대로 방으로 들어갑니다.
화장실 이용할때는 마스크를 쓰고 나와 이용하고
다음날 아침 방에서 나와 그대로 자가용을 몰고 출근을 하여 사무실에 앉아 뉴과장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출근한지 1시간이 좀 지났을까 뉴과장에게서 카톡이 옵니다.
[음성이랍니다!]
뭐 그럴 것 같았습니다.
안그러면 큰일나니까요 ㅎㅎ.
다행이라고 안도의 답변을 보내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다행이라며 울먹거리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냥 말하지 말걸 그랬나....
그래도 알맞게 행동한거겠죠.
만에 하나 잘못됐다면 그 하룻밤 때문에 부모님까지도 위험해 졌을테니까요.
- netknight
- 2020/06/03 PM 05:07
- 썬더치프
- 2020/06/03 PM 05:07
- 돌이돌이
- 2020/06/03 PM 05:08
만에 하나라는게 있으니 어머니껜 잠깐 죄송해도 잘하신 겁니다
- 사람의불시착
- 2020/06/03 PM 05:14
가족한테 전염시키고 싶진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상황에는 선별 진료소가서 바로 코로나 검사 받으면 3시간 이면 결과 나옵니다
굳이 집까지 위험상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 SOMA0076
- 2020/06/03 PM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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