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사랑니 별거 아니군요 후훗2021.06.07 PM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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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업적의 쿨타임이 풀려 사랑니를 발치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이었을까요? 동네 의사셈은 이빨을 면밀히 보시고 나서 판정을 내리셨습니다.

 

[복받았다. 모든 사랑니가 안나온다. 그냥 신경 안쓰셔도 된다.]

 

그러나 얼마 전 스케일링 겸 이빨 전체적 점검을 하러 갔을 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쿨타임이 풀렸는지 오른쪽 위 어금니 옆에 사랑니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석탄처럼 검게 변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사랑니 발치 판정을 받고 날짜를 잡고난 이후... 드디어 오늘!

 

오후 반차를 내고 두려움에 떨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치과에 갑니다.

치과에 갔더니 약국에 내려가서 진통제와 소염제를 일단 먹고 시작하잡니다.

시키는대로 순순히 따르고 다시 의자에 앉아 마취를 받고 위기상황에 닥치면 으례 하는 패턴인 3신을 소환합니다.

 

'하나님, 부처님, 제우스신이시여 제발 보살펴 주소서'

 

그렇게 겁에 질려 있는데 의사셈께서 오셔서 얼굴을 천으로 덮고 발치를 시작하십니다.

시작할게요 를 말하시고 나서 입에 솜을 물라고 하더니 갑자기 얼굴에 천을 걷으십니다.

뭔가 문제가 발생한걸까요? 입냄새를 참을 수 없었던 걸까요? 분명 아침에 양치하고 칙칙이도 뿌렸습니다.

 

하지만 의사셈은 이미 반 쯤 자리에서 일어나 장갑을 벗고 계십니다.

 

간호사가 말합니다.

 

"끝났어요~."

 

앞의 기구들을 보니 석탄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벌써 발치가 끝!

솜을 꼭 깨물고 접수처에가서 주의 사항을 듣습니다.

(운동 금지 2주. 부드러운거 먹기. 하루 냉찜질. 피 삼켜라. 등등등)

 

운동금지 2주라니! 요즘 한창 전력질주 인터벌에 재미를 들이고 있었는데 ㅠ.ㅠ 하며

웅얼거리며

[알이이은 아에여?] 하고 묻자 접수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일단 3일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합법적으로 놀게 되었습니다 ㅠ.ㅠ 

 

부드러운걸 먹어야한다니 집에 가는길에 마트에 들러서 스프를 고릅니다.

오뚜기 양 많은 가루 스프를 사려다가 옆에보니 비비고에서 나온 감자 베이컨 어쩌고 아무튼 비싸고 화려한 스프가 있습니다.

 

[난 환자니까]

 

환자 특권을 사용하기로 하고 비싸고 화려한 스프를 고르고 집으로 향합니다.

사랑니 아프고 무섭다더니 아무렇지도 않네요 ㅎㅎ

 

2시간 물고 있으라는 거즈도 거울로 보니 피도 하나 없는데 빼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지만

 

어머니가 경고하시더군요.

 

피철철나온다고

 

아무튼 마취가 풀리면 좀 아플까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네 하고 기가 살아 있습니다. ㅎㅎ

댓글 : 18 개
  • dncn
  • 2021/06/07 PM 04:08
사랑니 염증 잘못관리하시면 고생합니다 ㅎㅎ
당분간 조심하셔요
전 치아부스러기가 남아있어서 계속 고생하다가
자가로 빼니까 아물기시작하더라구요.
윗니인가요? 아랫니가 진정 끝판왕입니다.
사랑니는 복불복이라서요....4개 다 뺏는데 한개만 발치후 소염진통제 먹었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간 1인 '';;
개복 발치는 지옥이고 그냥 뽑아내는 수준은 의외로 피가 금방 멈춘다곤 하는데

아프지 않아서 사랑니 발치 안해도 상관 없으니 알 길이 없네요.
발치한 부분 구멍 뻥 뚫려 있으니 음식 드실 때 그쪽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저는 밥 알 들어가서 빼느라 열라 고생했 ㄱ-
전 네개 다 뽑아서.....하아......
사랑니는 진짜 케바케인듯 고생하는 분도 있고 아닌분도 있고...
몇년전 저도 4개 다 뺐지만 그닥 아픈것도 없이 잘 넘겼었네요
마취 깰때 지옥문이 열림 ㅎㅎ
인생 첫 사랑니 발치... 아프고 힘들어서 한동안 사랑니 안빼고 있다가 이번에 몰아서 3개 뺐습니다. 그중 1개는 매복사랑니라서 걱정 많이하고, 대학병원까지 알아봤는데 그냥 동네에서 사랑니발치전문 치과 찾아서 거기서 뺐습니다~
매복사랑니...걱정한거에 비해 5분정도? 엥? 벌써 끝인가? 싶을정도로 빨리 끝났고, 심지어 통증도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다 아문후에 반대쪽 사랑니 위 아래 두개 동시에 뺐는데, 이때도 빨리 끝났고, 통증도 하나도 없더라구요...오죽하면 왜 안아프냐고 질문하기까지...ㅎㅎ
그런데 의사선생님 말로는 아픈건 진짜 케바케라 하시더라구요~
저도 눕자마자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의사선생 님의 팩폭에 눈물을 흘렸지요...
발치시 빠르게 끝나는 이유는 얼굴이 커서 이가 가지런하게 자라서
바로 뽑는거라고 합니다...그냥 얼굴이 커서 그렇다는....
4개 다뺐는데 왼쪽만 아팠었네요
사랑니 발치의 진정함은 마취가 풀리고 부터 랍니다~ 뀨!!
보니까 작게 나온 케이스군요. 나중에 마취깨도 덜 아프실거에요.
사랑니 발치하고 펌프 뛰니까 피 철철 나더라는...
게다가 마취 풀리고 나니 뭔 볼을 그렇게 씹었던지...
4개 다 뺐습니다. 아래 두개는 다 분쇄, 절개를 거쳤고, 위에는 그냥 잡아 뽑았네요. 위에는 안아팠는데 아래가 진짜 다 아팠습니다. 다행히 다음날부터는 하나도 안아프더라고요.
저는 진화에 성공한건지 사랑니가 없더라구요!!! 무언가 착한일을 하고 태어났는가봅니다!
사랑니 별 증상 없었는데 40대 어느날 갑자기 어금니들이 아프더군요.
그제거야 사랑니 뽑았는데 덕분에 한쪽 어금니가 따라서 맛탱이 갔습니다.
사랑니 똑바로 났어도 그냥 미리 뽑으세요.
나이들고 컨디션 안 좋아지는 순간 옆의 어금니들까지 작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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