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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ㅇㅇ2013.04.03 AM 12:52
※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 본 리뷰는 Hard 와 1999모드 난이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디오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게임계에서 가장 많이 토론되는 주제 중 하나지만 여전히 뚜렷한 정답이 나오는지 않는 질문입니다. 단순히 말초신경의 자극을 만족 시킬뿐이라며 깍아내리는 부류와 이제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받아들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토론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비디오게임은 짧은 몇 십년 간, 시각적, 청각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디오 게임이 기존 장르인 소설, 영화, 연극 등에 비해 한 부분이 부족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바로 '스토리'입니다.
비디오 게임은 제작 과정 상 기존 예술작품 등에 비해 제한 사항이 많습니다.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문학, 영화 등과 다르게, 비디오 게임은 '재미'라는 요소를 무시 할 수가 없습니다. 순수문학과 예술영화라는 장르가 인정받는 기존 장르에 비해, 여전히 '순수게임'은 생소한 개념입니다. 물론 '재미'와 '스토리'라는 요소가 조화롭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여전히 '재미'라는 요소에 비중을 크게 놓고 스토리는 그저 그 요소들을 연결해주는 고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계의 스토리는 큰 발전이 없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러티브나 연출면에서도 게임이라는 매체가 가진 특수성을 발휘해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영화의 연출이나 문법을 응용없이 취해왔습니다. 물론 <플레인 스케이프:토먼트>같은 기념비적인 게임들도 간간히 나왔고 인디게임계에서는 창조적인 게임들을 만들어왔지만, 여전히 주류 게임계는 CG와 컷씬이 난무하는 게임들도 가득찼습니다. 영화계와 코믹계에 날고기는 유명작가들을 데리고 왔지만, 발전없는 게임계의 네터리트 방식과 스토리는 일단 뒷전이라는 인식으로 비디오게임은 예술로 인정 받기에는 여전히 모잘라 보였습니다.
빅대디 왔어요 뿌잉뿌잉
그러던 중 2007년 <바이오쇼크>라는 작품이 혜성같이 등장했습니다. <시프>와<시스템쇼크>의 제작을 지휘한 Ken Levine이 주축이 된 Irrational Game의 큰 프로젝트로, 평론가와 유저들을 모두 사로잡은 그런 게임이 등장한 것입니다. 환상적인 아트디자인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갈등 등 철학적인 주제로 게임에서 흔히 볼수 없는 스토리적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일채 CG 및 컷씬없이,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되며 음성기록을 통해 어떻게 '랩쳐'라는 유토피아가 한순간에 디스유토피아로 변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줬습니다. 이는 상호작용이라는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성을 이용해 새로운 네러티브 문법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여기에 예술성만 추구하는 인디계의 '순수게임'들과 다르게, '재미'라는 게임적 요소까지 사로잡아 '주류게임도 이 정도가 가능하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거품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비디오게임 속 스토리의 완성도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이 '배트맨' 시리즈를 통해, 이전까지는 유치한 오락 영화의 한 장르로 여겨졌던 영웅물이 작품성있는 마스터피스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것과 비슷합니다. <바이오쇼크>이 후 <브레이드><림보><스펙옵스><저니> 등 예술성과 게임성을 동시에 잡은 게임들이 주류게임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2013년 오랬동안 기다렸던 <바이오쇼크>의 후속작이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역주: 2010년 <바이오쇼크2>가 발매되었으나, 이는 2K 게임즈 산하의 2K 마린스에서 제작했으며, Ken Levine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데뷔 트레일러부터 게임계의 주목을 한 눈에 받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몇 번의 발매연기를 걸쳐 2013년 3월 드디어 발매했습니다. 전작에서 유저들의 눈을 너무 높여놨기에, 더이상 보여 줄 것이 없을 것이다 라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고, 발매전 공개된 플레이 영상을 보고 난 후 못쓰게 된 속옷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과연 <바이어쇼크 인피니트>는 전작의 명성을 뛰어넘어, 예술이라고 평 받을 수 있는 작품일까요?
-STORY
Welcome to the floating city - COLUMBIA
전작인 <바이오쇼크>는 디스유토피아인 심해도시 '랩쳐'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가 앤드류 라이언이 기존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사회 각층의 앨리트들만을 모아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시작된 랩쳐는 결국 급속도로 발전하는 유전공학과 깊어지는 빈부의격차로 발발한 내전에 의해 생지옥이 됩니다. 이 생지옥에 떨어진 주인공이 랩쳐의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전작 <바이오쇼크>의 주된 스토리입니다. 결국 스토리의 중심에는 이 매력적인 도시 '랩쳐'가 있었고, <바이어쇼크 인피니트>가 공개되기 전에도 과연 어떤 곳이 배경이 될지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작의 배경이 될 곳은 바로
하늘 도시 '콜롬비아'입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하여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갈등의 극단적인 면을 묘사했던 <바이어쇼크>와 달리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1900년 초반의 미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고있습니다. 사람들이 평화롭게(?)살아가고, 멀쩡한 건물들과 밝은 분위기인 콜롬비아를 보면서, 1편의 랩쳐에서 보여줬던 기괴함과 공포감을 느낄수 없어 실망하는 유저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공중도시 콜롬비아를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허구적인 도시이지만 1900년대 초반의 미국의 분위기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팽배했던 미국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역주: 미국은 다른나라와 달라, 전세계에 자유, 인권, 민주주의 증진이라는 소명을 가지고 있다는 사상- 뿐만 아니라, 서부 철도 건설로 밀물듯이 입주한 중국인들과 굶주림을 피해 이민 온 아이리쉬사람 등 외국인에 대한 혐오 및 인종차별 또한 콜롬비아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과거를 묘사하는데에서 끝나지 않고, "월스트리트를 점령해라"와 같은 최근 이슈또한 은연중에 표현하는 것을 보아
전작의 '랩쳐' 못지 않게 '콜롬비아' 역시도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콜롬비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랩쳐'인 경우는 분명 1960년대 이데올로기의 충돌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이오쇼크>만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기괴하게 뒤틀린 새로운 배경을 창조해냈다면, 콜롬비아는 단순히 1900년대 미국을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것에서 끝났다는 점입니다. 콜롬비아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정말 1900년대 초반의 미국을 보는 듯 하지만, <바이오쇼크>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단순히 이 도시를 하늘에 띄워놓자 에서 끝났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멀쩡하게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 도시가 실재로는 광적인 믿음에 사로잡힌 도시라는 매력적인 설정역시도 게임 중반부에 가면서 모조리 사라지는 것 역시도 다소 아쉽습니다.
Bring us the girl and wipe away the debt
<바이오쇼크>는 전직 탐정인 부커드윗이 앨리자베스라는 여자애를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술과 도박에 찌들어 빚을 지면 안될 위험한 사람들에게 빚을 진 부커는 '여자를 데리고 오면 빚을 청산해주지'라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여자인 앨리자베스를 찾으러 콜롬비아로 가게됩니다. 콜롬비아는 '선지자'라고 불리는 컴스탁의 지배하에 있는 도시로서, '선지자'에 대한 광적인 믿음이 바탕이 되는 도시입니다. 자신의 후계자가 이 후 아래세상에 벌을 내리겠다는 예언아래, 이들은 오래전서 부터 후계자인 앨리자베스를 빼앗으러 올 '거짓된 목자'를 대비해 온 이상한 세상입니다. 부커는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광적인 믿음으로 가득한 이들을 물리치면서 앨리자베스를 되찾으려고 합니다.
'성에 갖힌 공주를 구한다' 라는 단순한 스토리 처럼 시작하지만, 중반부로 가면서 게임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수수께기로 가득한 미스테리 남녀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의 알 수 없는 과거회상까지 복선과 복선으로 가득찬 스토리는 도대체 이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게 만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랩쳐'라는 도시에 초점을 맞췄던 전작과 다르게, <인피니트>인 경우는 초중반부에만 '콜롬비아'에 초점이 맞춰지고, 중반부부터는 앨리자베스와 부커, 컴스톡이라는 인물간의 갈등과 미스테리로 진행이 되어갑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콜롬비아'라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놓고도, 중반부부터는 병풍처럼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것이 다소아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전작에 비해 스토리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저지른 죄에서 구원 받을 수 있는가?
<바이오쇼크>는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다뤘었습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죄'와 '구원'이라는 주제로 '자신이 저지른 죄에서 구원 받을 수 있는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더집니다.게임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맞이하는 여러 인물들을 제시합니다.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죄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부커. 처음 살인을 하고 죄책감과 공포에 사로잡혀 어떻게 이 짐을 지니고 살 수 있는가 의문을 지니는 앨리자베스. 자신이 신의 뜻이자 죄를 사면할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라고 주장하는 콤스탁. 자신들은 모든 죄에서 사면 받았고, 죄로 가득찬 아래 세상을 벌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가득찬 콜롬비아 주민들. 그들을 통해 게임은 끝임 없이 플레이어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출처: 루리웹 CipherNC 님)
'너의 죄를 내가 사하노리라'
그리고 그 해답이 나오는 엔딩을 보고나면, 뭔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처럼 멍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질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쇼크:인피니트>의 스토리는 예술이 가깝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 전작만큼 만족스럽고, 리뷰들처럼 10점만점의10점을 줄만큼 인상적이였습니다. 다만 게임플레이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Gameplay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피니트>의 아쉬운 점은 게임플레이에 있습니다. 이는 이번작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작인 <바이오쇼크> 역시도 게임플레이면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았으나, 워낙히 스토리와 나레티브가 뛰어나 덮어 줄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쇼크>팬들은 <시스템쇼크>에서 변한게 없다는 평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깐요. 전작 발매 5년 이후 나온 <인피니트> 역시도 <바이오쇼크>에 비해 게임시스템면에서는 큰 발전이 없다는게 제 평론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바이오쇼크>인 경우는 해킹 미니게임, 카메라 촬영, 총알타입, 플라즈마, 토닉 등 너무 많은 요소들을 구현하려고 하다보니 '과유불급' 의 느낌이 강했던 반면, <인피니트>인 경우는 캐쥬얼 유저를 고려해서 게임의 접근성을 우선시 하다보니 게임의 깊이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럼 자세히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오쇼크 101: 한손에는 총을 한손에는 마법
<바이오쇼크>에서는 플라즈마라고 불렸던 '마법'이 <인피니트>에서는 '비거'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불덩이른 던지는 '데빌스 키스', 살인 까마귀 떼를 소환하는 '머더스 크로우', 멀리 떨어진 적을 끌어오는 '언터토우' 등 개성넘치는 8개의 비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마법마다 차지해서 사용할 경우 함정을 설치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능력을 강화할 수 도 있습니다. 쓰는 것만 계속 쓰게되던 전작과 달리, 버릴 마법이 하나도 없는 <인피니트>의 비거를 보면서,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출처: 루리웹 캬캬옹님) 저는 그냥 조준하고 있는 스샷이 필요해서 올립니다. 별 다른의도는.......없습니다.
총기 시스템 역시도 요즘나오는 FPS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전작에서 다소 부족했던 타격감도 대폭 개선했으며, 콜오브듀티 처럼 조준쇠로 조준할 수 있게 변했습니다. 또한 전작인 경우 하나의 적의 체력만 볼 수 있었고, 가독성이 떨어졌었다면, 이번작인 경우 적마다 체력게이지가 뜨고, 옵션을 켜면 <보더랜드>처럼 데미지의 수치를 볼 수도 있게 변했습니다. 총기는 1900년대 초반이라는 배경답게 권총, 머신건, 리볼버 같은 리얼한 무기들 뿐만 아니라, RPG나 유탄발사기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개성없는 무기들
하지만 전투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존재합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무기들이 개성이 없다는 것과 무기를 2개만 소지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FPS의 재미 중 하나는 사용하는 무기에 있습니다. 물론 <배틀필드>나<콜오브듀티>같은 밀리터리 물에서 색다른 무기를 기대하는것은 잘못됬지만, SF가 배경이 되는 <헤일로>,<기어즈오브워>같은 게임에서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기발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프라이프2>가 그토록 재미있는 것 중 하나도 바로 물리의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그래비티 건'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 아닌 것처럼요. 그렇기 때문에 <인피니트> 역시도 큰 기대를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웠습니다.
무기는 아까 위에 언급했듯이 권총, 샷건, 리볼버, 스나이퍼라이플, 기관총, 라이플 등 현실에 존재하는 무기들이 주가 됩니다.
또한 혁명군 무기 버전이라고 해서, 비슷한 모양과 비슷한 기능을 가진 혁명군 라이플, 샷건, 기관총이 나옵니다.
무기 종류자체는 많지만 막상 개성이 있는 무기가 하나도 찾아 볼 수 가 없습니다. 물론 전작인 <바이오쇼크>에서도 이런 무기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전작에서도 권총, 기관총, 샷건등은 나왔지만, 무기에 추가 속성을 달아주는 토닉이나, 다양한 총알의 종류를 도입해 상황이나 적에 맞춰 다양한 무기사용을 권장했습니다. 또한 특수속성이 달린 석궁이나 애시당초 속성데미지를 주는 화학물분세기 등 재미있는 무기들도 존재했습니다. 물론 유탄을 발사하는 발리건/헬파이어 나 RPG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내에서 사용할 빈도는 매우 적습니다. 왜냐하면 다음에 소개할 무기소지 제한때문입니다.
2개만 소지 할 수 있는 무기
지금에는 무기를 2개만 가지고 다니는게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몇 년 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개념이였습니다. FPS가 PC의 소유물이었던 1990년대 중반만 해도 키보드 1번부터 시작해서 0번까지 저장되어있는 무기 단축키가 너무나도 당연시 되는 시대였습니다.
FPS가 콘솔로 나온다는 말이 나왔을 때도, "아니 컨트롤러로 어떻게 조준을 해?" 만큼 많은 궁금증을 키웠던 것이 "어떻게 무기 단축키를 넣지" 였습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순발력을 요구하던 FPS계에서 상황에 맞춰 재빠르게 무기를 바꿔 상대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던 시대였으니깐요. 그러던 중 <헤일로>가 뽕하고 등장하고, 주변에 떨어져있거나, 혹은 적들이 떨어트린 무기를 지속적으로 변경해가면서 진행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합니다. 이전처럼 총알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레벨 디자인 자체도 플레이어가 임기응변으로 대처해도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유연해 지면서, FPS의 난이도가 기존에 비해 훨신 낮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조작이 다소 불편한 콘솔로도 FPS가 재미있게 플레이 가능하게 되어진 것이지요. 마치 콘솔 FPS의 만병통치약 처럼 느껴지는 '무기 2개 소유'에는 큰 전제 하나와 단점 하나가 존재합니다.
전제는 '무기들간의 능력차이가 크지 않아야 한다' 라는 점
단점은 '무기의 다양한 사용이 제약되면서 플레이가 단조로워 질 수 있다' 라는 점입니다.
전제인 경우 풀어서 설명하자면, 무기가 '업그레이드'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적들에게서 떨어진 무기를 상황에 맞춰 변경해가야하는데 내가 지닌 무기와 떨어져 있는 무기간의 능력의 차이가 크다면, 이 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 <콜오브듀티>를 하고 있는데, 사용하던 M4를 버리고 바닥이 떨어져있는 FAMAS를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느낌이나, 무기가 효과적인 상황을 다르겠지만 이 무기가 100%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예를 들어봅시다. 플레이 중 M4가 마음에 들어, M4 공격력, 안정성, 반동, 크리티컬 데미지 추가 등 다양한 요소를 업그레이드 했다면, 이때도 유저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전혀 업그레이드가 안된 FAMAS를 사용하게 될까요?
난 이 무기를 강요 받고있는 것이다!
<인피니트>는 바로 이 문제에 빠집니다. 각 무기마다 4가지의 업그레이들 할 수 있으며, 각 업그레이드마다 꽤나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결국 많이 사용하는 몇 몇 무기에만 투자를 하게 됩니다. 단순히 피상적인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아니라, 공격력, 정확성 등 적과의 전투에 매우 중요한 능력치가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안한 무기와 한 무기의 차이는 랩쳐와 콜롬비아 차이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적이 떨군 무기이고 이 상황이나 적에 적합할지 몰라도, 업그레이드를 안한 무기라면 사용하는게 꺼려지는게 사실입니다. 물론 총알이 모자라고 적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에헷 이건 업그레이드 안했으니깐 안써야지'라는 투정은 부릴 수 없지만, 난이도가 높을 수록 정말 데미지도 업그레이드 안한 총을 사용하다보면 없으니만 못합니다. 결국 이는 '자주 사용하는 무기를 빨리 업그레이드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변해서
'자주 사용하는 무기 업그레이드 해야지' ->'업그레이드 안한 무기와의 격차 심화'->'업그레이드 안한 무기는 더 사용을 안하게됨'->'자주 사용 안하니깐, 자주 사용하는 무기 업그레이드해야지' 라는 악순환으로 변하게 됩니다.
또한 소유할 수 있는 무기 자체가 2개 밖에 안되니, 발리건/헬파이어 같이 범용성이 떨어지는 무기는 왠지 사용하기가 껄끄러워집니다. 이는 결국 범용성이 뛰어난 라이플, 핸드캐넌 같이 개성없지만 무난한 무기들을 선호하게 만들고. 이는 결국 게임플레이의 단조로움을 야기합니다.
사용이 제한된 비거
이번 작은 확실히 전작보다 개성넘치면서 버릴게 없는 '비거'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이 게임에서 마나 역활을 하는 '염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초중반부에 비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가 힘듭니다. 전작인 경우 마나포션처럼 EVE 포션을 들고다녀, 플라즈마를 통한 전투가 좀더 유연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작에는 포션을 휴대할 수 없기 때문에, 비거 사용이 조심스럽습니다. 물론 맵상에 마나를 채워주는 것들이 충분하게 존재하나, 나를 향해 돌격해 오는 적들과 총탄이 날라오는 적진에 마나 하나 찾겠다고 돌아다닐 수도 없느 노릇이라, 비거 사용이 조금 제한되는 초중반의 전투가 다소 아쉽습니다. 물론 중후반에도 비거를 통한 화끈한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 시 마나(솔트) 위주로 해야하며, 특정 퍽(기어)를 장착한다는 전재가 필요합니다.
설명이 부족한 비거
다음에 설명할 문제는 게임의 시스템 적인 문제이기 보다는 튜투리올의 문제입니다. 이번작은 전작에 비해 환경을 이용한 마법사용의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반면에 비거간의 콤보 플레이가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비거를 조합해서 사용하면 플러스 알파의 효능을 보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머더스 크로우로 적들을 까마귀 떼 속에 가둔후, 그 곳에 데빌스키스로 불덩이를 던지면 '불 까마귀' 들이 마구 적들을 공격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언더토우'라는 마법을 사용하면 물로 만들어진 촉수로 적을 끌어오는데, 이 적에다가 쇼크 자키인 전기공격을 하면 감전되어 녹아버리는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이처럼 총 8가지의 콤보가 존재하는데, 문제는 많은 유저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저또한 1회차 중반부를 넘어설 동안 콤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그럴 것도 그런게 a. 게임내에서 전혀 설명이 없다. b. 마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 연발로 비거를 사용할 엄두를 못냈다. 굳이 이런 이런 콤보가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이런 콤보가 가능하다. 다른 콤보들도 한번 플레이 하면서 찾아봐라' 식으로 튜투리올 부분이 존재했다면 어떨까하고 약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는 옥의 티 정도의 투정이겠죠.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양
나의 사이즈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인피니트>의 총제작자인 켄라빈씨가 개발 중에도 거듭 강조한 것이 바로 '엘리자베스'라는 케릭터입니다. 이전 게임들에서 볼 수 없는 발전된 AI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켄라빈의 호언장담이 발매 전 영상들을 보면 과장이 아니라는게 알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진행의도에 적응하여 반응을 보이는 AI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예를들어 유저가 목표 지점으로 향해 달려가면, 앞에서 뛰어가 목표지점으로 향하는 길을 인도하는 반면, 유저가 주변을 기웃거리며 구경을 하면, 그 주변 사물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특히 발매전 공개된 영상 중 가게에서 발견된 링컨모자를 쓰고 장난치는 모습이 스크립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부왘'을 외쳤었습니다.
'엘리자베스'의 인공지능은 단순히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흔히 여자아이 AI라고 하면 전투 중 지켜줘야 할 일종의 짐처럼 생각되지만, '엘리자베스'는 전투에도 매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 너 ...이 년아...'
전투 중 엘리자베스는 '테어'라는 소환 능력으로 전투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폐물을 소환해준다던지, 터렛을 소환해 준다던지, 아님 헬스팩을 소환해준다던지 전투에 도움이 되는 사물을 특정공간에 소환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이 엄폐물 뒤에서 싸우는데 그 위에 공중에 매달릴 수 있는 훅을 소환할 수 있다면, 그 훅을 소환하고 그 위로 날라가 적들 머리위에서 총알을 퍼부어 줄 수도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유저가 총알이나 솔트, 체력이 떨어지면 랜덤으로 보충해 주는 도움자의 역활까지 톡톡히 해줍니다. 그래서 게임내에서 엘리자베스와 같이 있는 부분과 혼자 싸워야하는 부분의 난이도 차이가 확연히 날 정도 입니다.
결국 게임 스토리 자체가 부커와 엘리자베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를 만드는데 분명 제작진들이 심여를 기우렸을 것입니다. 개발진의 인터뷰를 봐도 '엘리자베스'를 정말 사람처럼 만드는데 노력을 다했다고 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꿈은 높지만 현실은 ....아쉽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소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발매전에 언급했던 내용들이 모두 구현되어있긴 합니다. 정말 유저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찾다보면, 엘리자베스가 떨어져있는 락픽을 가르켜준다던지, 혹은 이 물건 저물건 살펴보고 상호작용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발매전 링컹모자를 가지고 놀면서 보여줬던, 단순히 사물간의 상호작용이 아닌 유저인 부커와의 상호작용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무거워 보이는 짐볼을 들어올려보고 '와 부커 이거 정말 무거워요. 한 번 들어봐요' 라는 식의 연결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엘리자베스 혼자 들어보고 아무 대화없이 지나간다는게 아쉽다는 점입니다. 물론 게임내에 수없이 많은 사물이 존재하고 각각 마다 대사와 특별한 애니메이션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큰 요구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니깐!' 라는 믿음에 어느정도 기대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전투에서 보이는 AI 역시도 다소 아쉽습니다. 제작진 말대로 짐은 아니지만, 존재감 자체가 공기입니다. 물론 발매전 영상처럼 테어를 사용하고 보급물을 던저주긴하나, 뭔가 엘리자베스와 협동을 한다는 생각은 안든다는게 아쉽습니다. 내가 어디를 가나 어느순간에 보면 갑자기 나타나있고, 테어역시도 엘리자베스가 내 주변이 있던 말던 상관없이 테어가 보이면 소환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둘이 협력'한다는 느낌이 다소 부족합니다. 발매전 영상에 보면 같이 엄폐물에 숨어서 부커의 뒷쪽에서 엄습해오는 적을 보고 "왼쪽이에요!'라고 외쳐주던 엘리자베스를 보고, 전투중에도 상호작용이 이어질줄 알았는데 그 기대가 너무 컷던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가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케릭터인 것은 확실하지만, 켄라빈이 발매전 장담하던 AI의 혁명은 찾아볼수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는게 저의 평입니다.
스카이라인으로 달려보자
<인피니트>가 처음 공개되었을때 탄성을 짓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스카이 라인'입니다. 일종의 롤러코스터 트랙같은 스카이라인을 타고 맵을 활보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장면이 인상깊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스카이라인끼리 자유롭게 이동하고, 스카이라인에서 뛰어내려 적을 가격하는 것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 '이걸 구현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하지만 막상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잘 구현을 했습니다.
-편리한 조작감
처음 스카이라인을 보고는 이게 조작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 너무 조작이 편했습니다. 마치 <뱅퀴시>를 처음했을때 보이는것에 비해 조작이 너무 쉬워 들었던 충격과 비슷했습니다. 화면 우측에 친절하게 조작키가 나오고(나중에는 좀 지워줬으면 싶을 정도입니다) 스카이 라인 이동간의 판정 또한 후하고, 스카이라인을 탄채로 조준을 하면 보정이 생겨 나는 적을 맞추기 쉽지만 적은 나를 맞추기 힘들게 만들어놨습니다.
또한 스카이라인을 사용할때 특수효과를 주는 '기어'(퍽)들도 다소 존재하고, 게임상 크고 어려운 전투가 있는 곳은 언제나 스카이라인이 존재합니다. 특히 전투에 필요한 보급품들이 전투하는 곳 이곳저곳 흩어져 있기 때문에 스카이라인을 통한 전략적인 이동 및 전투가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맵 구석에 있는 솔트약을 먹고 재빠르게 스카이라인을 타고 RPG있는 곳으가 RPG를 먹고 다시 스카이라인을 타 고지대로 가서 싸우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특히 스카이라인 액션이 주가되는 맨마지막 스테이지 레벨 디자인은 정말 압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한적인 스카이라인 장소
한 가지 아쉬운 점이있다면 스카이라인이 전적으로'전투'라는 상황에만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스카이라인을 타고 콜롬비아를 이곳저곳 다닐 거라는 기대를 했다면 큰 실망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중후반가면서 스카이라인이 등장하는 장소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 역시도 전투용이지 탐험용이 아닙니다.
OVERALL
<바이오쇼크 : 인피니트>는 환상적인 스토리와 다소 아쉬운 게임플레이가 결합된 게임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게임플레이가 '아쉽다'라는 것이지 '별로다'라는게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분명 플레이하는 내내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전투를 즐길 수 있고, 제가 지적한 사항은 '다만 이랬으면 어땟을까?'라는 투정정도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아트디자인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는 사면 받을 수 있는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클리어 후 제목에서 '인피니트'가 뜻하는 의미를 깨닭고
가슴이 먹먹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자신을 보며, 제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 나는 한 예술을 즐겼구나' 라는 것입니다.
총평: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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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개
- 나멜리아
- 2013/04/03 AM 01:54
조, 조흔 리뷰다 ㅠㅠ 언능 한패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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