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09 배낭여행 - Fin2011.04.14 PM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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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눈을 뜨기가 힘듭니다.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열어보니 시간은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엇저녁에 싱숭생숭 하기도 하고, 고가도로 옆에 위치한 숙소탓인지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그런데 늦잠 잤으면 개운한 맛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온몸이 축 처지는게 컨디션이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ㅜ


어질어질 한게 몸살기운이 있는듯도 하고ㅜ 아고고..

원래 오늘은 고베나 나라를 가려고 했었는데...

늦게 일어나는데다 몸 상태가 쉐떠빡이니 그냥 가까운곳이나 둘러봐야 겠습니다.ㅜ





늦잠을 잤으니 아침은 당연히 못먹고, 점심도 거른채 숙소 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츠텐카쿠 타워쪽으로 가봅니다.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지만 정작 저쪽 근처론 가본적이 없네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리에 버글버글 합니다.

아이들도 많고 손에는 타코야키나 이런저런 음식들이 들려져 있습니다.

아... 남이 먹는걸 보니 식욕이 땡겨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은게 몸에 탈이난게 분명합니다.ㅜ





이런 거지같은 상태론 어디 멀리도 못가겠고...

근처에 붙어있는 오사카의 아키하바라, 덴덴타운에 가기위해 일일권을 끊습니다.





그런데...덴덴타운이 도데체 어디 붙어있는지 찾질 못하겠습니다. 아오;

지하도 위로 엄청 넓게 빌딩들만 죽 늘어서 있을뿐...

한참을 헤매고 물어물어 결국 2시간만에 찾았습니다.ㅜ





그다지 넓지 않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양각색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퍼런건물 소프맙 등등. 뭔가 아키하바라 같은 오덕의 성지를 기대했는데,

그런거와는 거리가 멀게 조용한 느낌입니다.

그냥 건물외관이 좀 특이하다는 점만 빼면... 건담 건물도 보이고;





돌아다니다 찍은 사진. 앞으로 두달 후(2009.10.13일 당시)면 파판 13이 발매 되는 모양 입니다.

파판 6밖에 안해본 저로서는 뭐 감흥도 없지만서도...

한참을 돌아다니다 느낀건데.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내가 도데체 여길 왜 왔는지...

애초에 이런 덕德 이 가득한 문화엔 별 상관 없이 지낸지라...

건물안에 들어가보니 이런저런 큰~ 인형들도 있고 피규어도 늘어서있는데.

문외한인 제가 보기엔 그 가게가 다 그 가게 같습니다.ㅜ


한참을 털레털레 돌아다니는데, 왜인진 모르겠지만

보는순간 덕이 가득한듯한 분이 눈에 띕니다.





오오... 간지 쩌십니다.

전면부에 늘어서있는 가게들을 뒤로 하고, 왠지 뒷골목 인듯한 쪽으로 들어서니

이곳에도 여러 덕스러운 상점과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가게안에 슬쩍 들어도 가보고 이리저리 구경도 다니는데...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려 옵니다?





오 슅! 저게 뭐하는 짓이지?

왠 여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남자들은 그 앞에서 이상한 춤을 추고 있는데...





그저 손발이 오그라 들어 쳐다볼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이것을 견디기 위해선 항마력이 5성급 이상이거나

다섯가지 덕을 갖춘 오덕군자여야 하는데, 제 덕력(德力)으론 어림도 없습니다.

괜히 시간을 끌어 주화입마에 빠지기전에 언능 사진을찍고 자리를 피합니다.





참을 수 없는 오그라듦을 뒤로 한체 도톤보리로 자리를 옮깁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5시.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어짜피 하루종일 먹은 것도 없으니 저녁 일찍먹는셈 치고 라면이나 먹어야겠습니다.





그래서 타코야키를 사먹을때 눈여겨 봤던 곳

으리으리한 용간판이 눈에 띄는 금룡 라면집에서 저녁을 해결 하기로 합니다.

그냥라면(600엔)을 먹을까 차슈라멘(900엔)을 먹을까 고민한 끝에

어짜피 마지막으로 먹는 저녁식사고 내일 점심값+전철비만 남기면 되니 900엔짜리 차슈라멘을 시키기로 합니다.





한 10분 쯤 기다렸을까. 먹음직스럽게 담긴 라면이 나왔습니다.

오메... 한달간 여행하면서 속이 확~ 풀어지는 국물음식이 너무너무너무X100 땡겼었는데,

드디어 그 한을 푸나 봅니다.

공용으로 놔진 김치단지에서 김치를 한움큼 집어 고명얹듯, 라면에 얹어 정신없이 먹기 시작합니다.

맛은...





으어~ 맛이나 이런것 보다도 한달여동안 국물음식을 제대로 못먹었었는데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니 속이 확~!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국물 한방울까지 깨끗이 싹 비우고 자리를 일어섭니다.





밥을 먹었으면 후식도~! 바로 옆에서 타코야키 + 콜라 셋트를 하나 사들고 다시 이동합니다.

든든하게 속을 채웠더니 다시 기운이 나는것 같습니다.

이제 날도 어둑어둑 해졌고, 이대로 숙소로 들어가긴 좀 이르니 우메다 역으로 향합니다.





으아. 오사카에 와서 몇번이나 이역을 지나쳤지만

이 우메다 역의 번잡함은 볼때바다 정말 엄청납니다.

뭔지모를 먹거리를 파는 가게와 이리저리 이동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

볼거리도 많은게 지하철 역 규모는 진즉에 초월한 듯 합니다.





우메다 역을 지나가다 본 귀여운 광고

구라핀의 황제 캐논이네요.





우메다 역에서 간신히 출구를 찾아 나온것 까진 좋은데...

여기가 어딘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역이 워낙 넓다보니 그 주변도 엄청 넓은듯 합니다.

뭐 딱히 목적지가 있는건 아니니 눈앞에 보이는 전자상가 비스므리 한곳(요도바시 우메다)에 가보기로 합니다.





우왕... 안에 들어가보니 가지각색의 전자기기들을 팔고 있습니다.

물건 홍보를 하는듯 마이크를 잡고 뭐라뭐라고도 하고...





가볍게 아이쇼핑을 끝내고 나와 근처에 있는 한큐 백화점쪽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인지 젊은 사람들이 백화점 앞을 점령하다시피 진을치고 있습니다.

사람 구경도 하고 백화점 구경도 할겸 건물안으로 잠깐 들어가 보니





우왕 상어다~ 왠 장식용 상어가 3층 높이에 걸쳐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제 원래 목적지였던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보러 갑니다.





근데 가는길이 이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으슥 합니다.

왠 굴다리 같은 곳을 지나가야 하지 않나; 도보도 없질 않나;

이리저리 헤맨 끝에 겨우 그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익후.. 등치가 산만 하시네요;

가까이서 보니 빌딩 생김새가 참 특이합니다.

로보트 다리 같이 생긴 건물두동이 서있는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이곳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막상 여기 오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돈도(700엔) 꽤나 비싼것 같고; 도시 야경이야 뭐 거기서 거기일듯 싶으니

그냥 아래쪽에서 건물사진이나 건져야 겠습니다.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면서 수많은 생각에 빠집니다.

이제 여행도 끝이고, 내일이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그것이 좋다가도

처음 여행 시작할때 느꼈던 두려움도 이제 온데간데 없으니

아무생각없이 편하게 지낼 수있는 이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숙소로 돌아가는 막차에 몸을 싣습니다.

여행을 끝내는 마지막 밤은 정말 짧았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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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짐은 엇저녁에 미리 싸둬 잊은 물건이 있나 없나 체크만 한뒤.

비행기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가기전에 도톤보리에 들려 마지막 라면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평일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고, 라면을 먹느 사람들도 없습니다.

어제 먹었던 차슈라멘을 먹은뒤,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습니다.





열차를 타고 한참 가고 있는데, 갑자기 승무원이 들어와 표를 달라고 합니다.

표..? 어제 사둔 일일권을 보여주니 제가 탄 열차는 일반 열차가 아닌 특급이라

다른 표를 끊어야 한답니다.





뭐라고?

조때씀다; 이제 돈쓸일 없겠거니 하고

마지막으로 라면 먹는데 돈 다썼는데; 이제와서 열차비라니;

꼬일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마지막 가는 날까지 왜 이럴까요





게다가 가격도 500엔; 주머니 탈탈 털고 지갑도 탈탈 털어 10엔짜리 까지 동원해서

겨우 500엔을 맞춰 이쁜이 안내양에게 지불합니다;

정말 이쁜데...이 순간만큼은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특급을 탄 탓인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오사카 공항에 도착 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발권 절차도 끝내고 게이트 앞에 앉아 문이열리기만을 기다립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일찍 도착한지라, 시간이 좀 남습니다;

마침 마지막으로 남은 엔화를 박박 긁어모아; 친구에게 줄 기념품 하나를 사고

의자에 앉아 있자니 수학여행을 가는 것인지, 갔다 오는건지 모를 학생들이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타고 있습니다.


어느덧 인천행 비행기도 도착,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비행기에 타기전 공항을 둘러봅니다.

다시 이곳을 올 날이 있을까요





2시간여의 짧은 비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한달여 만에 보는 고국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달 하고도 5일에 걸친 배낭여행이 모두 끝났습니다.

(여행기는 무려 2년만에 완결 ㅜ;;)

여행 처음의 긴장은 날이 갈수록 아쉬움으로 바뀐 기억이 나네요

처음 계획 부터 준비 등등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보니

많이 버벅대기도, 짜증도 많이 났지만.

여행하는 동안 그 모든것들을 보답이라도 받는듯 정말 즐거웠습니다.

언젠가 다시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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