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포경수술2018.12.06 PM 06:10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포경수술

 

 

인생을 돌이켜 보며 가자 후회되는 일 중에 하나는 포경수술이야.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무 것도 모른 체 잘렸지. 그땐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어. 본능적으로 내 몸에 칼을 대기는 싫지만 엄마가 하라는데 어쩌겠어. 그런가 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받고 나서 종이컵 하나 쓰고 신나게 나왔지.

 

그렇게 잘 살았어. 별 탈 없이. 그런데 운명의 신이 날 깨우기 위해선지 우연히도 정보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포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생생정보통 같은 거 있잖아. 유명한 비뇨기과 선생님이 나와서 설명해 주시는데, 내가 그 때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선생님 성함도 기억한다니까. 김세철 비뇨기과 교수님. 포경이 할 필요 없다는 거야. 잘 씻기만 하면. .

 

, 그래. 그 정도는 괜찮아. 아니, 그런데 뒤에서 말하는 건 내 가슴을 찢었다고. 포경한 남자보다 노포경인 남자랑 할 때 여성이 더 잘 느낀다는 거야! ! 미국에서의 실험인가로 기억하는데, 몸으로 대화하는 여성분들에게 실험했데. 노포경이 만족도도 더 높고 애액도 많이 나왔다나. 하아. 진짜.

 

갑자기 엄마가 원망스럽더라고. 아니 이걸! 흥분을 가라앉히고. , 그래. 엄마가 무슨 잘못이야. 자기 자식 잘 되라고 한 건데. 결과야 어떻게 됐든. 뒷골 때리는 의사들? 그런데 의사들 탓도 하기 뭐한 게 예전에는 포경이 좋았다고 의사들도 믿었대. 에휴.

 

그래, 나도 잘못했지. 내 본능에 충실하지 못 했어. 아무 생각 없이 하라고 해서 한 거야. 끼요옷.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 떠 올라. 자신의 과거로 가서 지켜보는 장면. 나도 꼬맹이의 나에게 말 하고 싶어. 미친놈아! 헤헤 나도 고래 잡는다 하지 말고 생각을 하라고! 발버둥을 쳐! 안 돼! 어허허흐흑. 내 소중이.

 

기억을 돌리니 나보다 더 안타까운 분도 있더라고. 내가 수술 받는 날 고2 형도 아버지랑 온 게 기억나거든. 그 형은 그래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나이 같은데. 아닌가. . 한국 남자에 걸린 시대적 저주일까? 그래, 이제는 이 저주에서 벗어날 때가 됐어.

 

다행히도 요새는 포경을 거의 안하는 추세더라고. 16년도엔 포경비율이 27%정도라던데. , 근데 왜 아직 하냐고! 으아아악! 자식 몸에 칼을 대는데 신중해야 되지 않겠어? 아 물론 포경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 근데 그게 27%가 넘지는 않을 거라고. 게다가 왜 어린 아이를 싹둑 하냐고? 자기 앞 날도 판단하기 힘든 시기에 왜 그런 시련을 주냐고.

 

설마 종교적 이유 때문인가? 잽싸게 우리나라 종교비율을 봤지. 17년 기준 기독교 19.7%, 천주고 7.9% 합치면 대략 27%. , 농담이 아니었어? 왜 이리 비슷해. 정말 하나님의 부름에 따르기 위해서 하는 거야? 그래, 쬐금은 있겠지? 그 분들에게 내가 이 말을 해야겠어.

 

오늘의 성경말씀 사도행전 151절 말씀입니다.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 또 모세야? 이 대갈에 칼 맞을 놈. 인류분쟁과 차별을 시작한 것도 모자라 한국인 남자에게 까지 고통을 주는 악랄한 제도를 남겼어? 우린 확인했잖아. 모세 십숑키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그런데 다행인 것은 베드로가 좀 정신이 있는 사람이더라고. 믿음으로 마음을 정화하시어, 포경을 하든 말든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하는 거야. 베드로가 누구야? 1대 교황이잖아. 가톨릭을 대표한다는.

 

예수님이 포경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면 뭐 나도 넘어가겠어. 그런데 그런 말씀은 한 기억이 없단 말이지. 유추해 보건데 분명 반대하셨을 거야. 어린양을 사랑하시는데 아이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 피를 왜 봐? 율법학자들과 배틀도 하셨고 성전이라 불리는 것도 뒤집어 엎으셨잖아. 나사렛 몽키 스패너의 뜨거움을 느낄 수 있지. 할례 할례라고 외치는 종자들은 고자로 만드셨을 거야. 아이들의 고통을 참지 못하셨을 거라고.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난 고민에 빠졌어. 일단 우리나라 아이들이라도 구해야 될 거 같아. 포경..포경? 이름부터가 너무 친숙해. 고래 잡는다고 생각하잖아. 그래, 딱 보기만 해도 경각심 가질만한 이름으로 바꿔야 해. 뭐가 좋을까? 반거세수술? 거세는 아니니까 좀 그런데. . 그래, 음경 표피 말살 수술. 이 정도는 돼야 야 이거 좀 생각하고 해야겠구나, 잘못되면 아이에게 해가 되겠다 생각하지 않겠어? 너무 어렵다고? 고추 바사삭은 어때?

 

세포 하나가 다 소중하여라.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