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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수행기사 지원서2018.12.30 PM 05:00
수행기사 지원서
얼마 전 TV조선 대표 딸 이야기 기억나? 그 있잖아, 초딩 치고는 너무 성숙하게 운전기사를 종놈 취급했던 일. 소리 지르고, 헨들 꺾고, 내려달라고 하고. 이거야 그럴 수 있어. 어린 나이에 겹겹이 쌓인 학원 스케줄을 처리하려면 제정신으로는 버틸 수가 없겠지. 투정할 대상이 필요했을 거라고. 근데 내가 섬뜩했던 건 다음 대화야.
‘아저씨는 장애인이야’ 일단 장애인 비하부터 시작하네. ‘부모님이 아저씨를 잘못 가르쳤다, 어? 네 부모님이 네 모든 식구들이 널 잘못 가르쳤네.’ 이 꼬꼬마가 패드립을! 아오! ‘아저씨 죽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야.’ 소원치고 살벌하네. ‘진짜 엄마한테 애기해야 되겠다. 아저씨 진짜 해고될래요?’ 그리곤 진짜 해고한 거지.
비하에 경멸에. 욕만 없을 뿐이지 완전 인격을 하늘로 승천시킨다고. 누가 갑을인지 정확히 알고 있잖아. 뭐가 가장 치명적인지 파악하고 있지. 게다가 그걸 망설이지 않고 실행하는 대담성까지! 이렇게 놀라운 사고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게 아니라고. 유치원 때부터, 아니 태어났을 때부터 보고 들었을 거야.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안타까워. 그 아이가. 더 삐뚤어질까 걱정 돼. 당시 평생 들을 욕 중에 99%는 들었을 거야. 아빠는 대표직에서 물러났지. 이런 상황에서 그 소녀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흑흑, 나 때문에 아빠, 엄마까지 욕먹었어. 엄청 혼났어. 앞으론 착한 어린이가 돼야지. 천만에!
증오로 가득할거라고. 운전하던 놈 때문에 우리 아빠가 잘렸다. 인터넷에 악플 다는 새끼들 언젠가 복수하겠다. 뒤에선 해고하더라도 앞에선 웃고 있어야지. 이번처럼 생각 없이 다루니까 녹음해서 덤비네. 녹음하는 새끼들은 해고할 때 돈 좀 쥐어줘야겠구나. 짜증나네!
또 무슨 생각을 할까? 그래, 애 엄마가 일단 사과는 시켰거든. 그 후에 바로 해고시켰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엄마는 진작 해고할 거면서 왜 나보고 사과를 하래. 괜히 아랫것한테 고개 숙여야 했잖아.
이 아이가 이렇게 크면 어떻게 되겠어. 제2의 땅콩우먼이 나올 거라고. 배운 건 많은데 인간이 되지 못 한. 증오와 차별과 불신이 가득 한. 이 아이가 너무 안타까워.
지금이라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어.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선생님. 아이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 수 있게.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클 수 있게. 누가 좋을까? 일단 부모님은 좀 아닌 거 같아. 일전에 행적이 안 좋았으니까. 아빠는 장자연 씨에게 석고대죄를 해야 할지도 모르고, 엄마는 이번 일 때문에 좀 거시기하지.
남은 건 선생님이군. 일단 개념이 꽉 잡힌 분이어야 하겠지. 게다가 아이와 소통하는데 탁월해야 하겠고. 지금까지 쌓인 아이의 찌든 생각을 깡그리 씻어낼 강단도 있어야 해. 부모님의 의지를 뛰어 넘을 만한.
거기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어. 공유 정도로 생긴 남자선생님. 그래, 딱 공유. 착하고 성실하게 보이면서 탈인간 외모를 가진 그런 분류 있잖아. 물론 외모로 사람을 보는 건 안 되지. 그러나 아직 개념이 부족한 아이들에겐 얼굴이 허벌나게 중요하거든. 아무리 어리숙해도 상판에서 빛이 나면 애들은 그냥 따라온다고.
근데 결국 최종 결정권은 부모에게 있단 말이지. 아, 어떡하지. 에잇, 내가 이 자리에서 아이 부모님에게 부탁할게.
대표님 딸은 그래도 함께 사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러다간 조모씨 보다 못한 인간이 될 겁니다. 이태석 신부님처럼 헌신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이부진 누나처럼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금이라도 애 좀 다독여주고, 좋은 선생님과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들어줄까? 내가 방정오씨를 응원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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