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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가버나움2019.01.17 PM 05:04
가버나움
가버나움이란 영화가 눈길을 끌더군. 아참, 난 이 영화 보지도 않았고, 관련자도 아니야. 그냥 호기심에 예고편을 보고 리뷰를 봤을 뿐이니까 안심하라고. 광고 아니니까. 1월 24일 개봉이라는데 개봉해도 못 봐. 부산에는 상영관이 하나도 없거든.
레바논 빈민가에 사는 소년의 이야기야. 벌써 감이 오지? 배고픔, 인신매매, 가난, 난민. 이런 열불 나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어린아이. 결국 소년은 자기 부모를 고소하더군. 날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내 자식이 똑같은 말을 하면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하지? 아버지 당신은 경제적 능력도 없는 주제에 단지 후세에 유전자를 남기고 싶다는 이유로 나를 낳았지요.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했어요. 태어날 사람은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도 않고. 당신은 죄인이야.
그래, 미안하다. 어쭙잖은 권리를 내세웠구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었다. 아이를 갖고 싶었다. 너에게 이렇게 큰 아픔을 줄지 깊이 생각하지 못 했구나.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단다. 사랑스러운 네가 내 앞에 있으니. 나를 미워하더라도.
가난한 사람은 애를 가지는 것도 죄야? 흥부는 사지를 갈라야 할 놈인가? 그건 아닌 거 같단 말이지. 사랑하고 번성하는 게 무슨 죄야. 그래! 소년이 고소해야 할 대상은 부모가 아니야. 이 엿같은 환경을 만든 사람들!
대체 왜 이런 꼴이 났지? 소년을 연기한 아이가 시리아 난민이더라고. 시리아 내전 때문에 옆 나라 레바논에 와서 이 험한 인생을 시작한 거야. 그럼 죄인을 찾았군. 이 망할 놈의 내전 살인자 새끼들.
내전 이유를 보니 종교 민족 갈등이었어. 수니파고 시아파고 들어봤지? 시리아는 한술 더 떠서 알라위파랑 다른 파와의 내전이야. 알라위파가 소수인데 정치 군사 권력은 다 쥐고 있어. 왜 그런가 봤더니 프랑스 식민지 시절 때 그 평등 자유 박애의 나라께서 앞잡이로 세워놓느라 이 꼴이 난거야. 여기에 이스라엘이고 이란이고 러시아고 지들 입맛에 맞추느라 내전을 더 키웠지. 이 악랄한 정치, 종교 집단들 다 고소!
난민 문제는 어떨까? 안 받는다고 난리잖아. 우성이형도 욕먹고. 나도 우리나라에 웬 이상한 사람들 들어오는 거 싫어. 우리 일자리를 위협할 싸구려 노동자들, 내가 받을 복지비를 축낼 침략자들, 사회 분쟁 일으킬 놈들. 근데 그들도 사람 아닌가? 사람이면 사람답게 살아야 되잖아? 아이야, 넌 부모를 고소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이구나. 불쌍해. 흑흑. 그러나 우리나라에 넘어오기만 해 봐. 피~똥 싼다. 그러니 거기서 잘 죽으렴. 멀리서 응원은 열심히 할게. 파이팅!
정말 모르겠어. 난민 따위 안 받고 싶은데 내 내장지방 안쪽 깊숙이 끓어오르는 답답함이 있단 말이야. 명세기 최고의 백수를 꿈꾼다는 놈이 난민은 사람취급도 안 해주는 게 말이 되냐? 이거 완전 높은 분들이 우릴 개돼지 보는 거랑 똑같잖아. 내가 그렇게 깠던 분들이랑 똑같은 놈이 된다고. 아잇! 돌아버리겠네! 잘 생긴 우성이형! 이 자리에 나와서 뭐라 말 해 줄 수 없나! ....그래 대통령이 뭐하는 사람이야. 이렇게 어려운 거 처리하라고 뽑은 사람이잖아. 문통이 잘 해주겠지. 헤헤.....아니! 오케이 난민! 오케이 땡큐! 그래! 이게 내 선택이다!
아무튼,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제목이 특이하잖아. 가버나움. 이게 지금 이스라엘에 있는 갈릴리 호수 옆 도시 이름이더라고. 예수님이 여러 기적을 행한 장소래. 그렇게 눈과 귀를 두드렸지만 사람들 행실이 맘에 들지 않으셨나 봐. 가버나움에 이상한 말씀을 남기셨어. 오늘의 성경말씀 마태복음 11장 23절 말씀입니다. 가버나움아,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감독이 무슨 의도로 이런 곳을 제목으로 정했는지 모르겠어. 이런 비참한 현실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는 자들은 지옥에 떨어질 거라는 건가? 글쎄, 난 우선 예수님이 이런 저주를 퍼부은 사실 자체를 믿지 않아. 마태복음 자체가 구약인지 신약인지 헷갈릴 정도로 미친 소리가 많은 경전이잖아.
진짜 예수님이라면 이렇게 하셨을 걸. 구하리라! 가버나움이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곳이 될 때까지 구하리라! 비록 고통스럽지만 그것을 이룬 순간, 나 소년의 미소를 보리라.
할렐루야 지쟈스 크리스트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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