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풍자쇼] 고어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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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최고다란 말에 격하게 공감이 돼. 오늘도 뭘 잘못 먹었는지 머리가 띵하고 속이 매슥거려. 부자되세요도 좋지만 건강하세요가 더 듣고 싶은 날이군. 건강하세요!

건강에 대한 한편의 드라마를 소개할까 해. 주인공은 정부와 고어지. 고어? 회사이름인데 고어텍스는 많이 들어봤지? 바로 고어텍스를 만든 회사 고어야. 이 둘이 옷가지고 싸운 건 아니고, 심장에 들어가는 인공혈관으로 투닥투닥했어.

2017년 9월, 지금으로부터 한 1년 반 정도 전이네. 고어가 국내에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했어. 중단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촉이 오지. 헤이 코리안! 너희 너무 가격 후려 쳐, 사람도 별로 없어. 오 심사비용 나빠요. 안 팔라요. 빠바이. 1막 끝.

여기까지 보고 고어 이 싸가지 없는 놈들 이런 생각이 들었어.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한들 돈이 더 중요한 세상!

근데 정부도 잘한 건 아니거든. 인공혈관 공급이 끊겨서 희귀 심장병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수술을 못 해. 아무 대책도 없이 그냥 보내버린 거야. 허허. 다른 회사 인공혈관은 없냐고? 그게....없어. 완전 독점이야! 웟더.

남아있던 인공혈관 재고도 텅텅 비고 수술은 밀리니 이제야 고어 설득하러 미국에 사람 보내고 난리가 난 거지. 아무 말 안 하다가! 일단 급한 수술은 할 수 있게 20개는 보내 준데. 2막 끝.

여기까지 보면 고어보다 정부가 악역 같지? 이 반전 드라마의 끝은 뭘까? 아직 결말은 나오지 않았어. 그러나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있지. 3막을 소개합니다. 그것은 바로! 헤이 코리안! 돈 내놔. 하이패스 줘.

일단 약값인데 고어는 미국 판매가 수준을 원하고 있어. 82만원 이래. 한국에서 팔았던 가격은 46만원이니 거의 2배지. 여기에 관세, 배송비는 따로 포함시키고.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그리고 심사, 규제 면제! 이것도 크게 보면 돈 문제더라고. 3년마다 심사를 받아야 한다네? 심사 받는데 약 250만원이 든데.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까? 국회에선 식약청 뭐했냐고 혼 좀 낸 모양인데, 글쎄, 3막까지 본 소감은. 정부도 잘못했지만 고어 이 쌍쌍바 같은 놈!

오늘도 돈신은 승리하십니다. 제일 이해 안 가는 부분이 뭔지 알아? 고어는 인도적 차원에서 인공혈관 20개를 급히 제공했다고 하거든. 마치 인류 박애적 헌신 정신처럼. 아니 그런 정신이었으면 왜 끊으셨어요? 철수할 때도 돈, 재공급하려면 돈.

난 다른 각도로 정부를 까고 싶어. 1년 반 동안 뭐한 거야! 연구진들 갈아 넣어서라도 복제품 만들었어야지! 저 똥배짱을 두고 봐야 한다니. 아이고 속아!

어쩌다보니 복제약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게 됐네. 특허권? 지적재산권? 철저히 보호되어야 양질의 제품이 계속 나오는 건 확실해. 근데 약은 뭔가 다르잖아. 논리적으로는 반박 불가능한데, 가슴에서 치고 올라오는 게 있거든.

아파서 죽을 수는 있지. 근데 돈 없어서 죽는다는 건 비참하잖아. 적어도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오늘날, 자유대한민국, 경제 규모 12위라고 하는 국가에서. 교육, 의료, 전기, 수도, 통신, 주거, 음식 같은 것들은 다 누렸으면 좋겠어. 아참 섹스도.

이상주의자의 꿈소리인가? 4대강 할 여력이 있는데 이거 못할 이유는 없잖아. 어렵네. 그래도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국가가 있어. 바로 인도. 치안 빵점에 겐지스 똥물이 떠오르는 막장국가가 됐지만 약만큼은 세계 중심을 이루고 있거든.

대표적인 게 에이즈치료제야. 인도가 전 세계 물량의 50%를 담당하고 있어. 돈 없는 개발국에는 90%를 차지하고 있고! 에이즈치료제 뿐만 아냐, 항암제, 백혈병치료제와 같이 없으면 곤란한 약들이 인도에서 나오고 있지. 정말 싸게!

인도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독특한 특허제도 때문이야. 약 성분에는 특허를 인정하지 않거든! 성분이 똑같더라도 제조공정만 다르면 허용해주지. 편법치곤 너무 부럽잖아!

우리도 인도처럼 복제약 찍어내자는 건 아냐. 다만 이번 같이 상대가 배 째라고 나올 때, 그래 배 쨀게! 할 수 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치료비가 그렇게 오르면 환자들은 어떻게 하라고. 건강보험에서 다 때워주나? 이것도 기분 나쁘잖아. 지들이 뭔데 심사 제약 다 풀어달라는 거야. 자존심 상한다고! 대한호국당이고 태극기부대는 이건 왜 가만히 있는데!

어떻게 하지....아! 군화에 고어텍스 들어가잖아! 50만 장병으로 딜하면 되겠다! 헤이 고어텍스! 유 노 군대? 계속 팔고 싶으면 인공혈관. 이것이 인생의 진리지.

앤 아이 얼소 고어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