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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친구를 맞는 자세2019.05.17 PM 06:47
친구를 맞는 자세
친구는 많은 편인가요? 면접에서 자주 받은 질문이야. 내 소심한 모습에 면접관들은 직관적으로 아나 봐. 이 녀석은 사회성 제로구나. 예. 인정합니다. 그래도 모나진 않게 잘 사는데....아무튼, 오랜만에 친구가 부산에 놀러 와. 끼야아홋!
소심맨은 친구를 만나도 준비를 해야 돼요! 씻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상상할 수 없지. 백수가 이런 거에 더 민감하거든. 평소에 씻질 않으니. 코에선 개기름이 좔좔, 머리에선 자연산 조미료가 탈탈.
이 정도야 보통 사람이면 다 준비할 거야. 소심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폰 정리! 일단 게임, 인터넷방송 어플을 삭제해. 그 있잖아. 백수지만 폰으로 생산적 활동만 한다! 추가로 야동전용 브라우저도 지우고.
완전범죈가? 아니. 한 가지 놓친 게 있어. 유튜브 추천영상! 친구야, 유튜브로 뭐 봐? 어? 추천영상이 쫙 뜨는데 크흑. 쌍둥이가 양쪽으로 빨아주는 입소리 ASMR. 아악! 유방에 좋은 마사지. 그래, 나 이런 사람이야~ 부산역에서 있었던 거짓말 같은 실화지. 지금은 이것도 주작 해. 괜히 철학강의, 사회과학 영상, 우주 다큐, 동물의 세계를 누르기만 해. 알릴레오랑 홍카콜라도 들어가 주고.
만날 준비는 다 됐으니 이제 본격적인 여행안내가 남았어. 처음에야 쉽지. 유명한데 가면 되니까. 근데 한 5번 정도 부산 왔다? 생각이 안나. 이미 갈 덴 다 갔어. 할 수 없이 관광지도를 뒤지지. 부산에 이런 곳도 있었어? 깜짝 놀란다니까.
오히려 부산 볼거리는 토박이보다 여행 온 사람이 더 잘 아는 거 같아. 이번에는 알뜰신잡 시즌3 부산편을 참고했어. 물론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아. 카메라에 담긴 영상보다 실제가 나은 경우는 잘 없으니까. 거친 다리와 피곤한 눈빛은 덤이지.
말 나온 김에 부산에서 추천하는 장소! 영도! 거기 바닷길 잘 내놨더라고. 경치가 오우 판타스틱해. 해운대 둘레길과 비슷하긴 한데 좀 달라. 마음이 편하거든. 해운대 그 으리으리한 아파트와 고층빌딩이 주는 불편함이 없어. 넌 이런 데 못 살지! 하는.
자 다음은 먹거린데. 올 때마다 미안해. 백수라서. 맛있는 거 사주고 싶은데 참. 그래도 정성껏 궁리해. 가장 어렵다는 싸고 맛있는 집을 찾으려고. 백종원씨가 한창 뜨고 있었을 때는 말도 아니었어. 거인통닭, 오복통닭, 무떡볶이, 쌍둥이돼지국밥, 범일동 매떡 등. 치킨 하나 먹는데 1시간 반을 줄 섰다니까.
이젠 아냐! 와, 맛이 쥑이네에! 할 정도로 띄는 맛집은 없었거든. 차라리 유명하진 않아도 내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낫더라고. 이건 진퉁 토박이의 특권이지. 어릴 때부터 있었고, 지금까지도 하는 집은 뭔가 있어. 그러니 버티지. 국제시장 아래 토스트집, 우동집. 깡통시장 위에 중국집. 갈비골목. 초량에 백반. 돼지국밥집. 차이나타운 만두집 등.
문제는 부산이라도 중, 동구권을 벗어나면 나도 몰라. 부산 중에서도 거기서만 컸으니까! 하, 이래보니 나란 놈 정말 촌놈이구나. 맛집 영역을 넓힐 좋은 방법 없을까?
아! 카카오맵! 로드뷰를 보니 10년 전 사진도 볼 수 있더라고. 이거였어. 10년 전 사진에도 그 자리에 똑같은 식당이 보인다? 최소 돈 아깝진 않겠지. 2년? 기본은 하는 곳이구만. 4년? 호우! 굉장한 걸. 10년? 여긴 가야 돼!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냐. 간판은 그대로인데 사장이 바뀐 경우.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뭐 그렇다고 이런 경우가 많겠어?
진짜 문제는 도전 정신을 상실한 꼰대 마인드라는 것! 새로운 맛집 탐험은 할 수 없을 거야. 주머니 사정 어려운 여행객에게 개척까지 하라는 건 무리 아니겠어? 신항로 개척이야말로 백종원 아저씨나, 고독한 미식가께서 해주겠지. 전문가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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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친구가 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 슴더쿠
- 2019/05/17 PM 08:13
어느정도냐면 친구들 놀러오는거 알고 있었는데 오나홀을 책장에 그대로 뒀었음 ㅋㅋㅋㅋㅋㅋ
애들 다른거 시키고 잽싸게 서랍행 ㅋㅋㅋㅋㅋㅋㅋㅋ
- 풍신의길
- 2019/05/17 PM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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