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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맛있게 먹으면2019.05.25 PM 11:13
맛있게 먹으면
빌어먹을 통풍. 약 먹은 후론 괜찮더니 좀 걸었다고 또 도졌네. 이젠 오른발, 왼발 쌍으로 부었어. 대체 왜 이럴까? 술은 입에도 데지 않는데. 물론 고기는 매일 먹지만. 아니, 단백질 없는 식단을 상상이나 할 수 있어? 없지. 의사쌤도 곱창만 아니면 괜찮다고 하셨는걸. 크흠, 사실 생선류도 먹지 마라 했는데, 참치캔은 가끔 뜯었어. 설탕 듬뿍 유자차도.... 아플 만 한가?
아무튼, 한번 식습관을 점검했지. 이 고통의 근원은 어디인가? 첫 번째 용의자는 아침마다 물 대신 들이켠 나랑드 사이다. 무설탕 제로 칼로리! 아스파담이라는 합성감미료가 들어간 게 문제지만. 아스파탐이 괜찮다 아니다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없더라고. 누군 설탕 먹을 바엔 아스파탐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누군 두통이나 소화불량을 일으킨다고 하고. 난 두통도 소화불량도 없었으니 괜찮겠지?
근데 이거 찾아보면서 못 볼 걸 너무 봤어. 아침 빈속에 먹으면 안 좋은 음식! 바나나, 고구마, 토마토, 귤, 파인애플, 감, 탄산, 요구르트, 우유, 커피, 사탕, 페이스트리, 그리고 술. 현자타임이 오더라니까. 난 탄산을 들이부었는데? 썩은 바나나도 잘만 벗겨 먹었는데? 아침밥은 굶어도 커피는 마시는 저 불쌍한 취준생,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지?
허허,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어. 탄산, 커피, 과일에 대해 검색해봤지. 결과는! 웟더. 이 3가지가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 베스트 3로 당당히 뽑혀 있더라니까. 탄산 마시면 삭고, 커피 마시면 누레지고, 과일은 당분에 부식되고. 커헉.
탄산이나 커피야 그럴 수 있어. 몸에 안 좋다고 많이 들었으니까. 근데 과일은요? 과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면서요! 어? 과일이 아니라 채소가 그런 거야? 어....아무튼. 아잇! 그래도 헷갈려. 대뇌와 소뇌 사이에 인지부조화가 일어날 지경이라고. 대체 어쩌라는 거야. 먹어요, 말아요? 뭔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이럴 바엔 그냥 먹고 죽을래.
이 혼돈의 근원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왜 이렇게 막장이 됐지? 엄마가 보는 정보쇼부터 의심돼. 백세시대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 아오! 진짜. 정보쇼면 좀 종합적이고 칼같이 전달해주든가. 저번 주에 좋다던 음식이, 이번 주 되니 위를 망치는 음식이라 하고 있어. 대체 뭐하자는 플레이야. 슬쩍 던지면 다야? 당신들 한 마디에 다음날 밥상이 깻잎 밭이 됐다고! 두 달 전엔 뭔 바람이 불었는지 낫토를 기어이 주문하셨지. 엄마도 결국 못 먹어서 6팩은 변기로 간. 이게 정보냐!
후. 방송하기 전에 의사쌤끼리 의견교환이라도 하면 안 되나. 전공마다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 다 달라. 거기다 얼마나 안 좋은지 기준도 모호해. 님 이거 먹으면 뒤짐. 아니면 한 숟갈 먹을 때마다 15분씩 수명단축 됨. 이렇게 확 때리게 말해줘야 기름에 기름을 튀긴 닭껍질을 먹을 때 선택을 할 수 있잖아. 맛있게 먹고 죽을지, 아니면 포기하고 오래 살지.
의사쌤들의 걱정은 이해해. 사람들이 무병장수하길 바라는 마음. 근데 이왕이면 신부님 같은 요구보다, 족발집 사장님 같은 마음으로 우릴 대해주면 좋겠어. 어떻게 탄산을 끊을 수 있겠어. 먹지 마세요! 미쳐버릴 거라고. 대체재로 살살 굴려도 모자랄 판국에. 콜라가 그렇다면 펩시는 어떠세요? 펩시도 그러시면 탄산수는? 이렇게 하면 서로 좋잖아.
너무 의사쌤 뭐라 하는 것처럼 됐네. 아이, 의사선생님들 존경합니다. 하긴 의사 속 썩이는 건 남녀노소, 높낮이를 불문하니까. 북쪽에 정은이를 봐. 하, 내가 주치의면 이미 화병에 뒤졌을 거야. 먹지 말라는 거 다 처먹고. 그래놓고 허리 아프다, 다리 아프다. 밤에 기쁨조는 만나야 하니 비아그라는 식후 매일 잡수지. 으아아악! 내래 인민의 복상사를 보여주갔어! 아, 정은이는 할 때 아래서 할 거 같아. 가만히 누워서. 그럼 북하사라 해야 돼나? 어.....아무튼.
이래 보니 난 착한 환자잖아? 가끔씩 어기기는 하지만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니까. 뿌듯하군!
잘 했으니 치킨에 펩시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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