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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방구석 취업해탈자2019.07.03 PM 10:20
-김동률. RePlay-
방구석 취업해탈자
지난주였나? 자한당에서 청년 대회를 열었는데, 나경원 할머니 발언이 일품이야. 이대로 가다간 한국도 일본처럼 히키코모리 양산될까 걱정입니다. 청년들 구직 못한다고 50만원 씩 지원하는 건 미친 짓입니다. 스스로 일자리 포기 하게 만드는 정책입니다 지금 편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영원히 직업을 못 구합니다!...호오. 내가 아무리 나경원 할머니를 좋아한다 해도 여기엔 동의할 수 없어.
하하. 프로 방구석 인생! 이 분야만큼은 전문가지. 앞으로 히키코모리가 나올까 걱정이라구요? 할머니! 대한민국을 너무 물로 보는군요. 이미 널린 게 히키코모린데. 캥거루족! 부모님 등골 빨아먹는 기생충! 늦었어. 걱정이 아니라 대책을 세울 때야. 이미. 인정?
50만원 주는 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청년수당 맞나? 솔직히 말할게. 난 받았어. 못난 백수에게 적선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고맙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됐어. 고3 졸업식 때 산 양복에서 드디어 해방될 수 있었지. 작아서 식은땀 흘리며 입어야 했던 걸. 할머니 장례식 땐 절도 제대로 못 했어. 에잇, 그냥 청바지 입고 있을 걸. 뭔 눈치 본다고 양복을. 옷 신경 쓴다고 정작 할머니 생각은 뒷전이었어. 씁쓸하네. 미안. 내 하소연. 주제로 돌아가서.
학원도 갈 수 있었지. 스피치학원! 얼마나 면접 트라우마가 있으면 말하기 학원을 갔겠어. 캬아. 일주일 4번. 8시간. 32만원! 하. 토익이 취준생 등쳐먹는 수준이라면, 스피치 이쪽은 골수를 빼먹어. 아니지, 취준생 부모님 골수를 빼먹어. 으휴.
토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정말 후회해. 취포자가 된 지금에서야 통수 제대로 맞았구나 느끼지. 한번 보려면 44,500원. 원하는 성적이 안 나왔네요? 다시 도전하세요. 땡그랑. 이런 수박바. 어머, 요새 누가 라이팅만 갖고 있어요? 스피킹을 따야죠! 7만 7천원 땡그랑. 비싼가요? 그럼 패키지 상품으로 신청하세요. 8천원 할인 해드려요.......집어치워!
그래도 어떻게 해. 방법이 없잖아. 취업하려면 봐야지. 일생일대 면접인데 준비 해야지. 거기다 나처럼 지방인들은 차비도 토 나오게 깨지걸랑. 서울 왕복하면 기본이 12만원이야. 이 정신 나간 행차를 몇 번 해야 한다? 합격 할 때까지! 필기 한 번, 면접 한 번, 2차 면접 있으면 한 번 더!
너무 해. 힘들어. 더는 못 하겠어. 내가? 아니. 엄마가! 아빠가!......이런데 50만원 지원해준다니 얼마나 기뻐. 통장 잔고 아끼는 수준이 아냐. 가정에 평화가 찾아오지. 취준생 바이러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고.
취업준비 할 땐 집안 집구석 자체가 늪지였어. 다들 속에 불구덩이는 갖고 있는데 터질까봐 말은 안 하는. 이 기분 알지? 그래. 엄마가 나한테 미안해하면서도 화를 내더라. 학원 못 보내서 미안하다. 하루 뒤엔, 언제 취직할래! 닌 합격도 못하면서 서울엔 왜 올라가노! 차비는 안 아깝나!.....이해해요.
아무튼. 나경원 할머니. 할머니 생각보다 상황은 더 심각하다구요. 50만원 없으면 방구석에서 나갈 힘도 없다구요! 안 주면 어쩌라는 거야. 사회에 민폐 끼치지 말고 그냥 부모님 선에서 끝내라는 거야? 뉘에뉘에, 취직 포기하겠습니다. 방구석에서 혼자 지낼게요. 평생 알바나 뛰며 살지 뭐.
너무 한쪽만 봤나. 크흠. 돈 받은 놈이라 어쩔 수 없나봐. 알아. 지원금으로 게임기 산 님아도 있다며? 허락보단 용서가 쉽다! 싸 싸 싸싸 싸. 플레이스테이숀. 어떻게 샀지? 신기하네. 지원금 받으려면 영수증 다 첨부해야 되거든. 구입처, 품목, 액수 등. 지원품목 아니면 돈도 안 와. 그런데 플스? 어디보자, 이 기사 출처가....한경! 한국경제! .....기사 보시는 분들. 뒤에 경~제 들어간 신문은 걸러. 거긴 살짝 미쳐있어. 돈에. 마치 나처럼. 속인 꽉 찬 구라 99.9!
뭐 어쨌든.....미안해.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난 실패했으니까. 200만원 받아쳐 먹고도 취직 못 했으니까. 후우. 좌절과 실패 속에서도 감사합니다. 여러분 도움이 없었으면 도전할 기회도 갖지 못했습니다. 소중한 기회 주신 여러분.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지난주에 봤던 면접? 아직 결관 나오지 않았지만, 떨어졌다 생각해. 안 그럼 너무 아파. 기대한 만큼 아파.....취포자 맞냐고? 지원서는 가끔 내니 포기한 건 아닌가? 그럼 해탈자라 할게. 취업 해탈자! 이젠 간이 부었어. 내가 진짜 가고 싶은 회사에만 지원서 내. 자소설 안 써! 면접 대비? 안 해! 그냥 있는 데로 말하니까.
내가 바로 방구석 외톨이. 취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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