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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노해피 브랜드2019.07.17 PM 11:04
노해피 브랜드
노브랜드!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켈켈켈. 이마트 노브랜드 한번은 들어봤지? 난 촌놈이라 최근에야 한번 사 봤어. 서부산 이마트에 갈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 국내 최대 노브랜드 매장이 있다는 거야. 지나칠 수 없지. 가즈아!
첫인상은 글쎄. 생각보다 작잖아! 국내 최대라기에 헉소리 나게 클 줄 알았거든. 실제는 동네 큰 슈퍼마켓 정도? 이것도 큰 가? 아무튼. 면도기, 양말부터 튀김과자까지 다양하더라. 이 중 제일 처음 찾은 것은 케첩! 삼겹살도 케첩에 찍어먹는 토마토 귀신이지. 자 가격을 보실까.
응? 생각보다 비싸잖아! 물론 제품 가격 자체는 저렴해. 문제는 용량 대비 가격은 전혀 싸지 않다는 점. 세상에. 그럼 원재료라도 좋나? 아니! 케첩하면 토마토페이스트 함량을 봐야지. 함량은? 20.7%. 예? 20.7? 내가 먹는 청정원 진한 케첩은 44%인데! 오뚜기는 43.7%인데! 이 근본 없는 토마토페이스트 함유량은 대체 뭐야.
노브랜드 케첩. 날 두 번이나 실망시키는군. 평소엔 보지도 않는 제조원을 뚫어져라 봤어. 동원 홈푸드. 동원참치에 그 동원! 호오. 이때부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지. 왜? 노브랜드라 하면 상품은 좋은데 브랜드빨이 안 돼서 못 파는 중소기업 제품이라 생각했거든. 근데 이건 브랜드빨 안 되는 대기업 제품이니까.
매장을 둘러보며 좀 더 찬찬히 살펴봤어. 본질에 충실한 깊은 맛! 짜장라면. 이건 어디서 만든 걸까? 삼양. 삼양라면의 삼양! 잠깐만요 선생님. 삼양이 브랜드가 밀리는 회사였나? 아, 짜짜로니로는 짜파게티를 이길 수 없다 그런 거야? 호오.
그런데 아무리 노브랜드 짜장라면이라도 짜파게티를 이길 수 없어. 아니 짜짜로니도 넘을 수 없지. 우선 가격! 검색만 잘 하면 짜짜로니 5봉에 2000원이면 살 수 있거든. 짜장라면은 2,680원. 630원은 어디로 갔나요? 리뷰를 보니 겉포장 제외하곤 짜자로니랑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어. 소스 방식 똑같아. 그 물춘장 소스. 개인적으론 불호.
라면은 어떤가 보니. 여긴 팔도네? 왕뚜껑, 비빔면 빼면 생각나지 않는 그 팔도. 두 개 빼곤 생각나는 거 없으니 인정해 줘? 노브랜드라? 그러지 뭐. 근데 여기도 정신을 못 차렸어. 가격은 이미 오뚜기 진라면에 상대가 안 돼. 양도 적고. 보통라면보다 5그램 적어. 아니 할 거면 그냥 120그램으로 하지 115그램은 뭔가요!
빈손으로 나오려다 돈까스 하나 샀어. 요건 그나마 비빌 순 있더라고. 동원 프리미엄 돈까스에. 그 있지. 1.2KG 듬직한 양에 5,900원하는. 물론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은 살짝 페이크지만. 돼지고기 함량 22.34%. 앙? 아무튼. 노브랜드 돈까스가 내 인생 최초 노브랜드 제품이 됐어. 맛은 그냥 저렴이 돈까스야. 동원에 비해선 튀김이 살짝 두껍더라.
싸다고 하는데 막상 가보니 비싸. 원재료도 갸우뚱. 이런 걸 노브랜드라 할 가치가 있나? 아! 포장 하난 죽이더라. 심플하면서 세련미가 있어. 옛날 튀김과자도 미래과자로 보였지. 포장에 돈을 때려 부어서 비싼 거 아닌가 생각들 정도였다니까. 그럴거면 차라리 대충 종이박스에 주지. 진짜 노브랜드처럼.
여하튼. 난 이제 노브랜드 이용할 일이 없어. 노브랜드 같지 않은 브랜드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노브랜드 이용하는 분이 많은 가 봐. 16년에 매장 7개로 출발한 것이 지금은 210개로 늘었어. 연간매출 2000억. 이젠 골목상권까지 잡아먹으려 해.
심지어 같은 이마트 끼리도 싸워. 이마트24라고 편의점 비스무리 한 거 봤을 거야. 거기랑 노브랜드점이랑 싸우는 거야. 에? 이마트도 롯데처럼 형제싸움하나? 아니. 이마트 회사는 서로 짝짝꿍 사이 좋아. 전투는 이마트24 가맹점주랑 노브랜드 가맹점주 간의 싸움.
자, 우리가 이마트24 점장이라 해보자고. 어느 날 코앞에 웬 슈퍼도 편의점도 아닌 이상한 것이 들어섰어. 이름하야 이마트, 노브랜드! 아니! 경쟁업체 GS25나, CU도 아니고. 같은 이마트 식구가 이딴 식으로 장사를 해? 야! 가맹점주 보호는 설사했냐!
여기에 대한 이마트 답변은? 호갱님. 이마트24랑 이마트 노브랜드는 관할이 달라요. 자 보세요. 법원에서 서로 독립적인 법인사업체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러니 이마트24 앞에 이마트 노브랜드가 들어선들 무슨 문젭니까. 따지려면 노브랜드 점주한테 따지세요. 애꿎은 이마트한테 태클 걸지 말고.
이야. 진짜 치사쓰데스네. 이마트24는 이마트24 관할. 노브랜드는 이마트 관할. 웟더. 뭔 소린지 말해놓고도 헷갈리네. 어. 고작 숫자 24 붙였다고 회사가 달라. 우린 눈엔 똑같은 이마트구만. 결국 다 이마트 회장님 밑으로 들어가는데 말야. 여기저기 막 이마트 간판은 내걸면서 문제 생기면 나 몰라라. 이마트야 자본주의 기업이니 그럴 수 있어. 근데 법원까지 나서서 이마트편 들어준 건 죶스바!
이제 이마트에 이만 봐도 지나칠까? 그렇다고 안 가자니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손해 볼 거 같아서 고민이야. 아잇! 이래서 이마트24고 노브랜드고 전부 가맹점 사업으로 바꿨구나! 얼마나 쉬워. 대충 물건이나 갖다 주면 그 다음은 점주가 알아서 하니.
이마트는 소상공인과 함께 합니다...골목상권 다 침해하잖아요! 그건 점주 잘못이지 이마트 잘못이 아닙니다. 이마트는 가맹점주님을 보호합니다. 이마트24랑 노브랜드가 겹친다구요? 점주들이 생각 없이 자리 잡은 겁니다. 알아서 치고 박고 싸우세요. 언버빌러블!
참 이마트는 해피하겠어. 나나나나 해피해피 이마트. 이게 신세계다!
- 라스카린츠
- 2019/07/17 PM 11:15
- 풍신의길
- 2019/07/17 PM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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