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추모2019.07.18 PM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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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정두언-  (출처:강윤중 기자)

 

 

 

 

 

 

 

 

추모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까. 오늘은 조금 천천히 말할 거야. 며칠 전 고인이 된 정두언씨. 허탈했어. TV 틀면 곧잘 나오던 분이었는데 갑자기....사실 난 그를 잘 몰라. 정치인이라는 거 밖에. 관심도 없었어. 완전 몰랐다고. 그런데 이상해. 왜 그의 죽음이 씁쓸하지.

 

정치인이라면 응당 철면피들이라 생각했어. 뒤에선 죽이고 강간하고 돈 받아먹어도, 앞에선 성인군자가 되는.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그러나 그 정도를 따지자면 보수 쪽이 더 심하다 생각했지. 정치뉴스를 보며 생긴 선입관이야. 그렇다고.

 

? 소위 보수라고 하는 정치인 중에서, 양심에 찔려서 자살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거든. 진보도 똑같은 놈들이라 하지만 몇몇은 진지하게 고민했어.... 아이, 그래 나 진보좌빨이다 어쩔래. 보수가 밥 먹여 주냐! 워워. . 난 그저 내 살길만 보는 놈이야. 백수 앞날에 도움 될 만한 정당을 찍을 뿐이지. 전형적 합리적 인간.

 

아무튼. 정두언씨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몰라. 우울증 때문 일 수도 있고, 마티즈 당했을 수도 있고,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진 여파일수도 있고, 혹은....세상이 싫어서 그랬던 걸지도. 아니, 자기가 싫었나? 모르겠어. 내게 중요한 건 이게 아냐. 능글맞게 보였던 그의 모습이 하루아침에 다 날아가 버렸어. 최후에야 진짜 모습을 본 듯....정치인도 사람이구나. 보수정치인도 사람이구나. 그들도 다 사람이구나.

 

그의 정치생애에 대해선....헷갈려. 이명박의 최측근이었다가, 한 때는 이명박 최대 적이었다가. 하루 종일 네이버 댓글 쓰시는 분들에겐 밉상 단단히 찍혔더군. 가짜 보수, 배신자, 빨갱이. 잘 뒤졌다! 그들에겐 죽어서도 정치인 정두언 인가봐. 국회의원도 아닌데. 마포서 일식집 할 뿐인데. 이제 떠난 사람인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또 하나의 정치인. 노회찬. 공교롭게도 기일이 다가오는 23일이거든. . 묘해. 정두언씨처럼 노회찬의원도 정말 갑작스러웠어. 왜 멀쩡하던 사람이...국회의원 노회찬. 정의당 노회찬. 죽는 순간까지 정치인 노회찬. 유서마저 국민께 드리는 부탁이라니. 자긴 여기서 멈추지만 정의당은 믿어달라는 부탁. 정두언씨와는 다른 씁쓸함이야.

 

내 선입견은 완전히 박살났지. 마지막까지 정치적 일거라 생각했던 보수 정치인. 그러나 정두언씨는 훌훌 떠났어. 우리네와 다를 바 없이. 사람처럼. 주변에서 자길 뭐라고 쳐다보든 말든. .....인간적 일거라 생각했던 진보 정치인. 그러나 그는 죽는 순간까지 정치인이었지. 돈 받은 걸 부끄럽게 생각한 정치인.

 

에잇! 대체 뭔 소리람. 싱숭생숭해서 여러분 앞에서 대충 하소연 해봤어. 크흠. 분위기 전환으로 자살한 정치인 한 분을 더 모셔볼까! 프레지던트 노무현!

 

까짓것 소신발언! 내심 섭섭했어. 노대통령은 어떤 수작질에도 끝까지 싸울 줄 알았거든. 마치 싸움닭마냥. 토론하는 거 봐. 목소리는 타고난 미성인데 소울이 담겨 있잖아. 빠따만 안 들었지 완전 살벌 그 자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부부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아무튼. 자살 할 수도 있어. . 괴롭고 화딱질 나면 에라이 수박바 뛰어내릴 수 있지.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왜 한 번에 죽지 않으셨습니까! 너무하잖아! 괴로워서 자살까지 시도했는데, 그 자살마저 고통이라니! 김해에 있는 병원에 후송됐다가, 안 돼서 부산대병원에 또 가고! 경호원, 의사, 가족에게 얼마나 민폡니까!

 

에잇! 차라리 부산 태종대에서 뛰어내리시지. 한 번에 콱 죽게. ? 던지려면 펩시로. 돌아가셨을 때 씁쓸했어. 그 어떤 정치인보다. 내 인생 처음으로 직접 만나 볼 대통령일지도 몰랐지. 이젠 영영 만나지 못하지만. 히힛! 이젠 편안해. 뭐랄까. 자살했는데 아직 살아있는 느낌?

 

사람들 머릿속에 잊힌 순간이 곧 죽음일거야. 우리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아직 존재하시지. 내가 죽을 때까진. 노무현 대통령도 똑같아. 노대통령만큼 사람들 기억 속에 살아가는 분이 어디 있어. 심지어 일베도 그 분을 기억해. 심심하면 방송에 슬쩍 초상화 넣고, 음반 내 주고. 박수! 이 고단한 창작열정이 없었으면 꼬꼬마 애들은 노무현이 누군지도 몰랐을 거야.

 

오늘 너무 막나갔나? 아니! 10년쯤 되면 막나갈 때도 됐어. 막 하자는 거지요! 봉하마을 무덤 옆에서 콘서트도 하고, 춤도 추고, 마음대로 하라지. 오히려 노짱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행방불명 된 보더콜리 누리도 어디선가 보고 있겠지. 왈왈! 무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건가요?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입니다. 쿵짝쿵짝.

 

떠난 이들을 생각하며.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24시간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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