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혼자만의 추석2019.09.13 PM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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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추석

 

 

오늘은 추석! ...아니, 13일의 금요일. 농담! 어떻게, 다들 잘 보내고 있습니까? , 쉬는 날인 건만 해도 땡큐. 아이, 하루만 앞으로 가지. 그럼 5일 연속 탁탁탁 얼마나 좋아. 이건 순전히 여러분들을 위해 하는 말이고, 난 추석이 토요일이건, 일요일이건 아무 상관 없어. 백수 프리미엄 앞에서 어디 연휴를 말하는가!

 

어라, 나랑 비슷한 분들이 꽤 많네. 이 땅의 백수, 취준생, 집안 박살난 이들을 위해 치킨! 우리 집은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로 친척상봉 끝났어. 할머니 돌아가신 후엔 제사도 끝. 부럽나요? 부러워하지 마. 이것도 이거 나름 아픔이 있다고.

 

잠깐 샛길로 가자면, 친구 중에 부모님 없이 할머니랑 사는 녀석이 있거든. 부모님이 없다라...참 안 됐네. 맞아. 아빠, 엄마 다 있는 내가 걔의 아픔을 어떻게 알겠어. 그런데 한편으론 부럽더라고. 만남이 없으니 헤어짐도 없다. 이런 느낌이랄까. 물론 그 친구도 할머니 떠나실 땐 마음 아프겠지만, 적어도 부모님 돌아가실 걱정은 없잖아. ...? 아이, 친구 할머님은 아직 정정하셔. 이거 잘못 말했다간 살짝 위험하네. 내 말, 무슨 뜻인지 대충 감은 오지?

 

특히 우리 할머니 돌아가시고, 장례식 치러보니 정말 사람 할 짓이 못되더라. 부끄러움과 후회만 남아. 아무 말 없이 하루 종일 앉아계셨던 모습이 생각나서. 마지막 죽음을 맞이한 모습도. 늙고 죽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보는 나로선 ....좀 그랬어. 하물며 할머니도 이러한데 엄마, 아빠 차례가 오면 어후...생각만 해도 불면증 온다. ....어쩌다 분위기 이렇게 됐지? 13일의 금요일 아니랄까봐.

 

! 추석은 정반대야. 친척 만나면 괴롭고, 욕먹고, 조리돌림 당한다지만 그게 행복 아니겠어? ...? 헛소리 하지 마 인마. 는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명절날 용돈도 못 챙기는 주제에 백수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천만에! , 추석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날이라고. 1년 수입에 90%가 들어오는데!

 

잔소리 들으면 어때. 돈을 주시는데. 돈 주시면 욕이라도 달게 들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하다못해 학생, 취준생, 백수가 어디 사람인가? 부모 등골 빼먹는 죄인! 죄인이 욕먹는 건 당연한 거야. ...? 나이 먹어서 못 받는다고요? 저런 근성 없는 분을 봤나!

 

다 하기 나름이야. 그 분들에게 희망을 보여드리라고. 저 녀석 지금은 빌빌대지만 언제 삼성에 입사할지 모른다, 공무원 될지 모른다. 이렇게. 그럼 몇 푼이라도 받게 돼 있어. ...이미 서른 마흔 다섯 살이라고요? 아이, 그때는 행시, 외시, 국회사무처 준비한다고 해! 성적도 위조하고. 뭐야...그래, 토익스피킹 만점이라고 해. 그럼 이 녀석 설마 한방에 상류사회 합류하는 거 아냐, 이런 기대감을 드리라고. 어차피 토익 성적이야 2년만 버티면 폐기되니까 아무도 모릅니다. 크흠........., 나쁜 짓하고 가르치고 있나?

 

아무튼, 각자 알아서 하시고. 적어도 여기 오신 분들은 다 프리한 분들이지? 아주 좋아! 그런데 난 여기서도 소외된 느낌이야. 다들 보니 커플, 부부동반이네. ...이 양심도 없는 것들. 혹시 혼자 온 용자 없습니까? ...남자분이네요. 여성분이면 저라도 추석 친구가 돼드리려 했건만. 아깝소. !

 

근데 나보다 더 외로우신 분들이 있어. 바로 쪽방촌 독거 노인, 청년, 소년. 늘 혼자였기에 추석이라고 달라질 것 없는, 오히려 남들은 만날 사람이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짠한. 나와 우리...는 아니고 몇몇 분들의 현재와 미래.

 

난 부산 산복도로 달동네 살지만, 다리는 쭉 펴고 잘 수 있단 말야. 인터넷 잘 되고, 도시가스 들어오니 행복하지. 게다가 전세! 월세가 무서워서 무리해서라도 전세 왔다면 믿어져? 5년 동안 나가라는 말없이 보살펴 준 주인아줌마께 사랑을 담아! 오늘도 튀김 갖다 주셨어. 츄릅츞릅.

 

그런데 쪽방촌은 다리 펼 곳도 없어. 혼자만의 공간? 아니, 혼자 갇힌 공간. 소중하지만 떠나고 싶은 곳. 다닥다닥 붙은 벽 넘어 사람냄새는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 가....아잇, 오늘 분위기 계속 왜 이러니! 슬퍼할 바에 분노하겠다!

 

그래서 가져왔습니다. 쪽방촌에 얽힌 돈! 쪽방에 무슨 돈이냐 할 텐데, 천만에! 강남 빌딩만큼 짭짤한 수익원이라고. 그것도 현금박치기로! 2평짜리 방 하나에 월세가 20만원이야. , 여기서 계산 들어갑니다. 30평짜리 아파트를 2평으로 나누면? 15. 15 곱하기 20300. 300! 평당 월 10만원!

 

여기서 그치면 안 되지. 다 쓰러져 가는 건물이라도 한 5층은 올려야 하지 않겠어? 300 곱하기는 5? 1500. 1500! 30평짜리 쪽방건물 하나에 1500! 아무고토 안 하고도 1500. 수금이야 관리인 하나 뽑아서 맡기면 돼. 300준다 치자, 그래도 1200. 치킨이 600마리! 보증금 없다손 치더라도 너무하잖아.

 

혼자 된 것도 서러운데, 매달 벌벌 떨며 상납하는 삶이, 이게 나라냐! 국가는 대체 뭐하고 있는가! ..오늘부로 제 꿈은 달라졌습니다. 강남 빌딩주에서 쪽방 건물주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내 미래가 걸린 일이야. 정부는 당장 살만한 쪽방주택 건설하라!

 

그런데 대통령 탓하기도 뭐한 게, 알잖아. 기숙사 하나 짓는데도 땅값 떨어진다 혼돈의 소용돌이가 펼쳐지는데 쪽방이라고 예외가 아니지. 공공주택? 어디 자유 시장경제 대한민국에서 빨갱이 같은 발상을! ..알아요. 아는데! 우린 뒤가 없다고!

 

지금 죽냐 사냐가 걸렸는데, 자유시장이고, 부동산 하락이고 다 개소리! 오함마 들고 와! 손모가지, 아니 벽돌 다 뽀사 버리게! ....추석인데 오늘 나 왜 이러지? 명절 증후군인가 봐.

 

커다란 달 보며 진정해야겠어. 아울! ....난나난나난난나나 해피 해피 해피 한가위.

댓글 : 2 개
부산 산복도로
혼자만의 추석
1명 추가요~
단 저는 뇌를 많이 안씁니다.
몸 쓰는데 뇌를 빌려씁니다.
전 몸이 시키는대로 살려고 수행하는 중입니다.
무엇을 먹기전엔 많은 먹을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이 있듯이
생각도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걸
그래서 아무 생각 하지 않는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어떤것도 할수 있는 상태중 하나라는걸 추구하는 바입니다.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묘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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