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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사람을 찾습니다2019.10.08 PM 10:37
사람을 찾습니다
오늘은 살짝, 아니 매우 무거운 이야기를 할까 해. 대본 쓰다가 3번이나 엎었어. 이런 말 해도 될지 몰라서. 대체 뭐냐고? ...실종 아동, 장애인 찾기.
한번쯤은 봤을 거야. 구청 앞에 가면 큼직한 대자보가 붙어있지. 사진, 이름, 당시 나이, 실종일자, 지역 적어 놓은 종이.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어. 네이버 같은데 말도 안 되는 낱말로 검색하면 옆에 광고창처럼 하나 뜨거든. 실종아동정보. ***을 찾습니다.
그 사진 보면 무슨 생각 들어? 안 됐다...? 글쎄... 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저 쓸데없는 걸 왜 붙여놓지? 당시나이 6살. 현재나이가 24살. 예? 지금 장난치는 거죠? 18년 전에 잃어버린 사람을 어떻게 찾아요! (김하은, 강진군읍 평동리, 여성, 현 24세)
사진이라고 올라온 거라 해봤자 구분도 안 가. 이걸 찾으라고 올려놨어요? 흑백사진부터 시작해서 색은 바라고, 초점은 어디 맞았는지 뿌예. 정말 어쩌라고. 어쩌라고요! ...신체특징. 키 130cm, 체중 30kg. 갸름한 얼굴에 스포츠형 머리, 오른쪽 손목에 흐릿한 몽고반점. 이 중에 그나마 써먹을 수 있는 단서는 몽고반점 하나야. 다른 건 어쩌라고. 어쩌라고! 8년 전 데이터로 어쩌라는 거야. 으휴.(김용태, 충남 공주시, 남성, 현 18세)
그냥 포기하세요. 맘 상하지 마시고 그냥 포기하세요. 못 찾아요. 이런 사진, 정보 올려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희망고문에 빠져 살지 마시고 포기하세요! 포기하면 편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부모님 마음인가!
우선 실종이라는 단어부터 확실히 하자고. 자기 인생 찾아서 바람처럼 사라진 불효자들은 제외야. 이 싸가지들아! 연락은 드려라! 그리고 군대 째려고 행방불명 됐던, 전설의 행불상수도 제외야. 예. 안상수! 바로 너님요!
여하튼. 실종은 슬프기보다 열 받아. 무슨 소리냐고? 가장 추악한 짓이니까. 사탄도 울고 갈, 죠스바 거북알 까는 짓이니까! 가장 약한 사람을 골라서 가족들 마음에 대못을 박지. 가장 연약한 아이. 스스로 보호하지 못할 장애인만 골라서! ..이 매국노 친일파 같은 새끼들.
더 안 된 일은 실종자 가족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이 못 돼. 절반 이상이 월 200만 원 이하로 벌어. ...200이 많다고? 이건 혼자 사는 백수 기준이 아냐. 가족 기준. 4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44만원. 그야말로 최저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 이런 아픔을 겪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할까? ... 모르겠어. 아까 전에 막 씨불인 말이 내 본심일지도 몰라. 못 찾아요. 포기하세요. 특히 5년 이상 장기 실종자는. ..이런 나약한 자식! 찰싹! ...그나마 희망을 걸 수 있다면 알파고 센세야. 10년 전 사진을 이리저리 뜯어고쳐서 현재 추정모습을 만들어. 이러면 도움 되겠지? ...흐음. 안 될 것 같더라도 호응해 줘.
끊어진 인연을 다시 붙이기는 너무 힘드니 우리 처음부터 꽉 붙들고 있자. 소중한 사람이 연약하다면 더욱 신경 써서. 아동, 장애인뿐만 아냐. 우리 엄마, 아빠가 될 수도 있어. 나중에 정신 오락가락 하시면. 어후.
아무튼. 그 첫 번째 방법! 지문 사전 등록제! 지문을 경찰서에 등록하는 거지. 그런데 말입니다...지문을 국가기관이 수집해? 아이 개인정보를? ..이렇게 투철한 사생활정신 가진 분은 꺼림직 할 거야. 뭐, 이건 개인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응? 지문 등록한 걸로 어떻게 사람 찾느냐고? 우리가 어떤 나라입니까! 만 17세가 되면 모조리 주민등록증 만들고, 열 손가락 지문 모조리 채집해 가는 나라 아닙니까! 그때 딱 뜨는 거지. 당신은 실종아동입니다. 호메시!
두 번째는 바로 전자발찌....찰싹! .가 아니라 위치추적기! 핵미사일도 파는 11번가에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상품이 나와. 중국산부터 시작해서 삼성전자가 만든 거까지. 보통 3만원에서 12만원 사이. 여기서 주의! 기계 구입했다고 다가 아냐. 매달 유지비가 들어. 마치 통신비처럼. 위치 정보를 쏴줘야 하니까.
비싼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소득 지적, 자폐성 장애인 대상으로 시에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니 열심히 구청에 문의하자! ...응? 저소득도, 장애인도 아닐 땐 어떻게 하냐고? 아잇! 애도 낳으셨으면 벌써 성공한 인생인데 이 정도야 쓸 수 있잖아요! 정 안 되면 구청 직원 닦달해 봐요. 저출산 시대에 애까지 낳았는데 지원 없냐고. 아무튼.
통신사를 통해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어. KT는 어린이 안심서비스! 월 5,500원! ..SK는 월 8,800원에 긴급호출, 문자수신, 위치추적 가능한 ZEM 플랜 워치! 여기서 잠깐. 워치라는 말에 속으면 안 돼. 손목시계 주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주더라고. 애들 전용 LG X2! 이야, LG가 이런 식으로 폰 팔아먹는구나. 이런 거 쓰면 되지. ...응? U+? 크흠. 내가 아무리 LG를 사랑하더라도 유플러스는 아냐. 당장 KT나 SK로 바꾸자. ..사실 유쁠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복잡해서 못 찾겠어. 이럴 땐 뭐다? 상담사 누나랑 즐거운 대화시간 가지세요.
실종, 유괴 예방 교육도 한 방법인데... 의문이야. 애들한테 통할까? 글쎄.. 아무리 요새 애들 영악하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기면 순진무구함이 들어난단 말야. 사회물 잔뜩 먹은 어른도 중고장터에서 사기 먹는데, 하물며 유괴범 앞에서 애들은, 크흠.... 그래도 자기 자식을 믿어 보라고. 너도 나도 불신하는 아이는 만들지 말고. 부모님들 파이팅!
아무튼. 실종자 가족 분들한텐 욕먹을 말만 했어. 죄송합니다. 힘내세요...정부는 뭐하냐! 이 분들 정신건강, 육체건강 챙겨드리지 않고! 누구보다 아팠을 분들인데. 나같이 옆에서 강아지 소리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용기와 희망 드렸으면 해. 우리 모두가.
실종신고 국번 없이 112. 실종상담 국번 없이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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