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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옆자리성애자2019.12.16 PM 09:24
옆자리성애자
주말 당진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키햐하! 역시 집돌이는 집에 있어야 힐링이 돼. 자, 여행 최고의 백미! 돌아오는 길, 무궁화호 옆자리는 어떤 사람이 앉았을까요? 두근대는 마음으로 대전역에서 탑승했습니다. 뚜벅뚜벅....결과는요! 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여성분! 괜찮습니다. 전 나이를 따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왼손 4번째 손가락에 걸려있는 반지! 크흑. 미혼이 아니라니! 이렇게 된 이상 유부, 찰싹! 탈락!
아테나님을 원망하며 조용히 내려가는 중에 사건은 삽교천마냥 뒤바뀌었어. 바로 구미역에서 역사는 시작됐습니다! 아주머니가 나간 자리에 다른 여성분이 오셨죠. 오, 갓! 하얀패딩에 종이가방 한 아름 들고 등장한 가임기 여성! 사실...19세 이상인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지만, 에이, 대충 20대겠죠, 뭐! 아테나님 캄사습니다! 드디어 제게 기회를 주시는군요!
다행히 어색함은 없었어. 이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저 옆자리 여성분께서 은총을 내려주실지 빠끔히 기다릴 뿐. 그 은총을 내려주셨습니다. 하악하악. 팔꿈치가 뭔가요, 팔뚝살과 팔뚝이 맞닿았건만 푹 대주셨어. 이거야! 드디어! ..호흡과 호흡 사이로 쿵딱쿵딱! 들이쉬고 내쉬고 흡합흡합. 왜 둘 사이가 좋을 때 호흡이 좋다라는 말을 쓰는지 절대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 이 숨의 교환! 교집합과 합집합의 향연! ....응? 찰싹!
그러나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 했어. 흑흑. 부산역까지 쭉 같이 갔으면 내릴 때 슬쩍 말이라도 걸어보려 했건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또 했습니다. 다 물거품 됐지만. 부산 근처 물금역에서 그 분은 떠났죠. 훌쩍. ...아테나님! 제게 주어진 시간은 여기까지인가요? ...잠깐, 아테나님은 처녀신이잖아! 끄아악! 자기도 솔로신데 감히 내가 사랑을 나누려 해? 이 죽창 맞을 놈! ..끄아악! 아테나님께 빌면 안됐어! 아프로디테님을 찾았어야 했는데!
크흠. 아무튼. 모쏠의 체온 나눔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체온 나눔? 어감이 살짝 이상한데. ....뭐? 성추행! 야! 난 가만히 있었다고! 그 분께서 살포시 부비부비 해주셨지! 그리고, 어! 남녀가 붙어서 가는 게 뭐가 나쁩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합니다! 기차는 사랑을 싣고!
띠리리리리. 잠시 후 서울에서 부산으로 떠나는 1004번 무궁화호 1호실은 사랑칸입니다. 옆자리는 알 수 없는 이성과 타게 됩니다. 당신의 운명을 믿고 여행을 떠나보세요. ..키야!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얼마나 좋아.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팔꿈치 맞닿고 보면~ . 그러다 맘 맞으면 슬며시 손잡고, 다리 부딪히고, 어깨에 얼굴 포개다, 어! 종착역에서 바로 모텔로 고고씽. 추후 영수증 제출하면 숙박비까지 지원해 드립니다! 이게 바로 고출산이다!
...응? 남남, 여여 커플? 알았어. 이 분들도 2자리씩 챙겨드려야지. ...또 뭐야? 이미 데이팅앱이나 카페에서 다 만난 후에 부비부비 한다고요? 야! 그건 인싸들이나 그런 용기가 있는 거야! 나와 너, 우리 같은 아싸는 나라님이 숟가락으로 떠먹여 줘야 겨우 쭈볏쭈볏 들어간다고요!
잠깐, 기차뿐만 아니지. 사랑에 기차만 하라는 법 있나. 시외버스도 사랑좌석으로 대동단결! 찬성하시죠?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국토교통부에 건의해 보게. ..잠깐...아니지....이렇게 만들어봤자 어차피 이것도 인싸들에게 다 뺏길 거 같아. 흑흑.
그나저나, 여행하면서 느낀 건데, 왜 이렇게 버스랑 기차역이 먼 겁니까? 대전 복합 터미널? 기차가 없는데 무슨 복합 터미널이야!...라고 외치고 싶었어. 크흠. 대전 비하 아닙니다. ..부산은 더 해. 부산역에서 시외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지하철 타고 최소 1시간은 가야 나와. 이게 뭡니까! 대국적인 기차, 버스, 배, 비행기가 함께 있는 터미널을 원한다!
시외버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코호호. 고속버스랑 시외버스 앱이 분리되어 있더라고! 이번에 처음 알았어. 여러분은 이거 아셨어요? 무슨 앱도 서로 비슷해서 구분도 잘 안 돼. 하나는 공식 고속버스 티머니. 다른 하나는 공식 시외버스 티머니. 이렇게 비슷하게 해 놓으면 어떻게 구분하라고! 그냥 하나로 통합하지 왜 귀찮게 분리돼 있습니까!
이거야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용자 입장에선 불편해. 이번에도 그래. 당진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 검색하면 서울, 부산, 대전 이 정도 밖에 안 나오거든. 그런데 짜잔! 시외버스 앱으로 검색하면 갈 수 있는 도시가 늘어납니다! 참고로, PC 인터넷 사이트도 분리되어 있어. 고속버스는 코버스, 시외버스는 티머니 시외버스. 버스여행 계획 중인 분들은 참고!
아무튼. 좋았어. 어째 당진에서 여행한 것 보다 옆자리 그녀와 꽁냥꽁냥 한 게 더 기억나네. 그런 의미에서 저랑 부비부비 여행 하실 분? 부산 부전에서 서울 청량리까지 가는데 7시간, 오는데 7시간 30분! 토탈 14시간 30분! 하루 종일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여행! 19세 이상 미혼 가임기 여성 환영! ...남자는 여성호르몬 뿜뿜한 분이라면 몬다이나이, 찰싹!
왕복 6만원 되겠습니다. ...뭐? 이 돈이면 차라리 가까운 모텔 가겠다고?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아잇, 그래도 옆자리만의 매력이 있어요! 이어폰 하나씩 꼽아서, 어! 쌍쌍바 한 번씩 빨아먹으며, 창밖 풍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둘 만의 뜨거운 어!
...이렇게 모쏠의 망상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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