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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순수작가의 길2020.01.07 PM 10:18
순수작가의 길
내가 전에 글 쓴다고 했었나? ...크흠. 그래. 깨작깨작 쓰고 있어. 뚜렷한 목표가 있는 건 아냐. 집에서 빈둥거리는 놈이 글이라도 써야 바보는 되지 않으니까. 아항? 그래서 보여줄 만한 단편소설이라도 썼냐면...2개 있습니다. 하나는 양복에 대한 글이었는데, 욕만 뒤지게 먹었지 뭐야. 옷도 모르는 놈이 옷에 대한 글 썼다. ..크흑. 어쩌라고! 아이 돈 케어.
다른 하나는 멜로와 자기비판을 적절히 섞은 소설이었어.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모 공모전에도 내봤지. 결과는 꽝! ...응? 괜찮습니다! 진짜로. 과거에야 작가 되려면 공모전 수상이 필수코스로 됐지만 요즘은 아니잖아? 전자출판이다, 아니면 인디고서원처럼 자기가 직접 종이책 만들 수도 있고. 다만 나 등단 작가요 내세울 간판이 없어서 그렇지. 크흠.
소설이나 수필이야 평가를 받고, 수상작을 고를 수 있다 쳐. 그런데 시는 구분이 가? 난 아무리 봐도 어떤 시가 더 좋은지 모르겠어. 참신한 표현이 있는 시? 글쎄..표현으로만 판단한다면 단어 40만개 외운 알파고 센세가 1등일 거야. ..진실성? 코호. 진실함 좋지. 어린 아이, 할머니, 윤동주 시인 시를 보면 감동이 있거든! 근데 말이죠, 진실성과는 거리가 먼 시도 칭송을 받으니 헷갈려. 완당 서정주! ...응? 아차, 미당 서정주. 크흠. 국화 옆에서 오늘도 제 미사어구는 춤을 춥니다. 커헉. ...비꼬는 거 아닙니다. 나도 서정주 시 좋아한다고!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서정주 시는 읽을 수라도 있지. 이상이 쓴 오감도 봐. 글자 해독부터 막혀.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 제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다라라락! 제13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이거 이해되시는 분? 왜 13인의 아이들이지? ...흐음. 제가 한번 해석해보겠습니다! 왜 13이냐! 간단합니다. 분량 채우기 적합한 숫자가 13이었던 거죠. ...응? 농담 아냐! 글짓기하면 항상 따라붙는 제약이 뭡니까? 원고지 70장 분량으로 쓰시오, 400자 내외로 쓰시오. 핫! 같은 말 13번 해서 맞춘다!
아무튼. 한 우울하셨던 분이지만, 안타깝게 볼 필요 없습니다. 불쌍함으로 치자면 우리도 만만치 않으니까! 하하하! 그 분은 붕가라도 해 봤지! ..너와 나, 우리. 지금까지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 죽다 갈 인생! ...뭐? 여친 있다고? 이 배신자! ....이 슬픔을 글로 담아 표현하겠습니다. 제목, 발기부전이 되어 버린 커플을 아시오? ..아주 유쾌하오! (찰싹!) .농담입니다.
더욱이 그 분 이름으로 열리는 문학상에는 출품할 이유가 없어졌어. 수상작은 3년간 저작권을 주최 측에 양도해야 합니다. 예? 내가 쓴 글인데, 내 글이 아니라고요? 이 무슨 대기업이 중소기업 빨아먹는 소린가! ..이 부당한 계약조건에 수상자들이 상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생겼어. 김금희 작가, 최은영 작가, 이기호 작가 등. 응, 안 받아!
에이, 그러게 선정할 때부터 만만한 사람 작품을 골랐어야죠. 3년 부당계약 해도 군말 없이 어이쿠, 감사합니다. 절할 사람으로! 누구? 바로 나! 접니다! 상만 주신다면 영혼을 다해 문학사상사 홍보에 매진하겠습니다! 3년이 뭡니까! 평생 노예계약 해 드리죠! 호메시! (찰싹!)
괜찮아. 수상작 하나 뺏긴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별 영향 없어요.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책이 팔립니까? 아니! ..그렇다고 자기 글만 똑 떼어서 단독 출판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안 그래도 순수문학은 죽었네 마네 소리가 나오는 시대인데, 그럼!
실제로 소설 판매량은 줄고 있습니다. 19년 소설판매량은 재작년보다 10.3%가 줄었고, 종수도 10%가 떨어졌죠. ...잘 됐다!(찰싹!) ..아니, 그렇잖아! 이걸 꼭 문학이 고사한다고 걱정스레 볼 필요 없어. 우리에겐 웹툰. 웹북이 있으니까! 누구나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고, 종이 안 들고, 자리 차지하지 않고. 상상력만 발휘하면 되는 세계!
그리고 유튜브! 유튜브 보기도 바쁜데 언제 시, 소설을 읽고 있습니까? 예! 소설책 읽을 바에 뜨끈한 유튜브 핫클립을 보고 말지. (찰싹) ...알아. 글만이 줄 수 있는 깊이가 있다는 거. 한자 한자 곱씹으며 염소 종이 먹듯 넘길 수 있지.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피곤해졌나 봐. 세상은 기다려 주지 않고.
그러고 보니 요즘 읽었다는 소설도 전부 유튜브에서 요약정리나 북콘서트로 본 거네? 1시간 시청이면 1054페이지짜리 1Q84 내용을 떠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1시간이 뭐야, 10분 요약 영상도 있죠. 끼요옷!
맞아...감동을 위해, 행복을 위해 순수문학을 접한 지는 오래 전이야. 정말 순수하게 문학을 볼 수 있었던 때라면...고등학교 2학년 때가 마지막이었을까? 그 후로는 그저 자랑용, 상식용이었어. 내가 이렇게 유식합니다! 나도 책 좀 봅니다! ..오리발용. ..막말로 시집이 밥 먹여 줍니까!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어봤자 너님은 인생 트위스트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찰싹!)
에잇! 순수문학 이라는 말 자체부터 이상해. 순수문학이 뭐야? 배고프면 순수문학이고, 상업에 찌들면 인기 작가빨 베스트셀러인가? 순수작가들도 돈 없으면 굶어죽는 건 마찬가진데? ..그러니 시를 쓰고 싶다면 조기영 작가처럼 해야 합니다. 자길 존경해 주는 생활력 강한 아내를 만나야 하죠. ..고민정, 그녀는 대체! (찰싹!)
문학의 길은 아직 차고 넘친다고 봐. 영화 시나리오 다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문학! ..대작게임 위쳐는 어디서 나왔습니까? 문학! ..언제 죽을지 모를 왕자의 게임도 문학! 심지어 내가 떠들고 있는 칼린쑈의 대본도 문학!
다만, 여기에 5G 세상에 맞춰서 구색을 더하면 되지 않을까? 고전적인 책으로만 전파하기엔 한계가 명확해. 종이책은 똥 싸면서 볼 순 있어도 샤워하면서 읽을 순 없어. 크흠. 해결 수단은 이미 나왔습니다. 오디오북! 캬하하. 내가 이래서 음성야설을 좋아합니다. 응? (찰싹!) 농담이고, 이를테면 윤하가 읽어주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악하악. 아주 꿀보이스에 넘어갑니다. ..그럼 이제 글 쓰는 것도 모자라서, 유명인, 성우섭외 해야 하나?
에이, 순수작가에게 무슨 돈이 있습니까? 구글, 아마존, 삼성 TTS께서 다 해주실 거야. ......아니! ..어떻게 윤하, 강희선 성우 목소리랑 인공 웅엥웅을 비교할 수 있습니까! 끄이익!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성우 학원부터 알아보세요. ...어쩌다 이런 결론이 난 거야!
- flyinghyunki11
- 2020/01/07 PM 11:19
너무 뒤죽박죽이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신지도 모르겠습니다
- 풍신의길
- 2020/01/08 AM 12:27
제 말이 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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