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내 안 등급제2020.01.16 PM 10:26
내 안 등급제
주예지이이잉. 크흠. 주예지 강사 뉴스 봤어? 어떻게 생각해? ....그래. 잘못했지. 그런데 입시와 학생들 성공에 목매는 강사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아니! 돌려까기 아닙니다! 오해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전국 학원 강사님들 파이팅!
...에잇! 그럴 수 있지. 우리 속에도 다 그런 맘 있잖아? 공부 못하면 기술이라도 배워라. 집에서 놀 거면 노가다라도 뛰어라! 수도 없이 들어온 말... 그래도.. 그래도..아쉬워. 가르치는 사람! 적어도 선생님이라면 그라믄 안 돼! ...선생님에 대한 선입관인가? 꼰대력? 아무렴 어때! 꼰대라 해도 좋아. 센세는 모범이 돼야 해! 특히 예쁜 여자 쌤은! ...어쩌라고!
거기다, 아직 서른 즈음에도 부르지 않은 푸르른 선생님...아잇, 이것도 젊은 사람은 그라믄 안 돼! 꼰대질인가? ...아무렴 어때! 20대면 20대 값을 해야지. 어르신들보다 널린 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생각!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내면! 어!
아무튼. 이번 일로 증명된 사실, 사람은 한 방에 훅 간다. 그리고 마음이 예뻐야 진짜 예쁘다! 캬하하. 보이지 않아도 알아요~ 유튜브 개인방송 보다보면~ . 그런데 말입니다. 주예지 씨야 그렇다 치고, 거기 달린 댓글 보니 아주 가관이야. 꼰대력에는 꼰대력으로 맞선다 마인드?
바로 학력평가 나오죠. 중앙대 나온 주제에 뭔 자격으로 자격 운운하냐. 얼굴빨로 뜬 주제에. ..1등급 애들은 님꺼 안 봐요. 중대 나온 강사 껄 왜 봐요. 이 저쪽아래 출신아! ..와우., 이렇게 보니 주예지 씨가 잘못한 점은 하나야.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 누구나 다 그런 생각 하고 있지만, 모범시민 코스프레 하느라 감히 입 밖에 내지 않던 걸 털었네? 어머, 저 저급한 인간! 마녀야 물려나라! 크흠.
사실 나도...어.... 고백합니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 원한다면서 속으론 학력서열 철저했습니다. 지잡대 주제에 대학평가하기 바빴죠.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어려워. 내면에 뿌리박힌 서열의식? 차별주의? 이건 뭐랄까...본능적으로 쫄리지 않아?
평소 그냥 지내던 사람도 학력 알게 되면 관계가 달라져. ..어느 대학 나오셨어요? S대요. 코호호. 그 순간 그 사람 코딱지 파는 모습조차 성스러워 보이는 마법! 오우야. 그러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계산 들어가. 나보다 높은 대학인지, 아랫것들인지.
그러고 보니 입시 자체가 완전 소고기 등급제 아냐?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상위 4%에 들어야만 인간대접 받을 수 있고, 저 아래 7등급은 개돼지 취급 하는 사회. ..사람에게 등급이라니, 생각할수록 섬뜩해. 차라리 게임에서 쓰는 용어가 낫겠어. 그마, 다이아, 플래티넘, 골드! 여긴 아무리 못해도 황금취급은 해주잖아? ....응? 골드 밑에 실버, 브론즈는 어디 갔냐고? 에이, 골드 이하가 사람입니까? (찰싹!)... 죄송합니다.
그리고 용접 비하 발언. 코호호. 이분 이분, 용접이 얼마나 당당한 직업인지 모르나 봐. 아트의 경지에 이른 용접 보면 이런 소리 못할 건데. 비교할 거면 백수에 했어야지! ..백수는 까도 누가 뭐라 안 해. 용접처럼 전국 백수협회 이런 것도 없어. 그저 사회에 둘러붙어 먹는 기생충! ..너무하다고? 아냐. 이런 대접 받아도 아무 소리 못하는 것이 백수의 숙명! 불효자는 웁니다! 크흑. 지이이잉이 아니라 쪽쪽쪽! 이 소리는 백수가 부모님 등골 빼먹는 소리입니다.
난 다행히 직업에 대한 꼰대력은 낮아. 살아보니 그렇더라. 일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야! 백수생활 1년 넘어가지? 모든 노동자들이 부러워. 그들은 판타스틱 해. 그리고 깨달아. 아, 부모님이 대단하셨구나. 평범하게 보였건만, 아니, 친구 부모님에 비해선 부끄럽기까지 했던 부모님이었건만...정말 대단하셨구나!
플러스, 조기교육도 한몫 했어. 여기 미운 돌멩이라는 어린이 책 아시는 분? ....오! 저기! 동지여 반갑소! ..여러 아동 단편 소설을 묶은 책인데, 그 중에 엄마가 떡볶이 장사하는 이야기가 있거든. 주인공은 엄마가 부끄러워서 숨기기 급급한데, 참.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니까.
어릴 땐 엄마 아빠가 속옷 장사하는 게 왜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한창 부끄러움 많을 때라 그랬나? 친구들 있을 땐 가게 근처도 안 갔어. 크응.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머리에 종이 울린 거야. 떡볶이 파는 일은 부끄럽지 않다! 엄마가 파는 떡볶이가 제일 맛있다! ..갑자기 떡볶이 먹고 싶네. 츄릅츄릅.
그래도 책에서 배운 지식이라 행동으로 바로 옮기긴 어려웠어. 여전히 부끄러웠지. 그러다 인생 스승님을 2연타로 만난 후에 내 사고는 활짝 열렸어. 첫 번째 스트라이크는 6학년 형! 그리 친한 형도 아니었는데, 매일 등교를 같이 했어. 하루는 아빠가 가게를 일찍 열어서, 상황이 애매해졌단 말야. 난 형한테 안 들키려고 괜히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난리도 아니었어. 저 분은 제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오. 이 못난 자식! (찰싹!)
이 모습을 보고 형이 그러더라. 너 장사하는 아버지가 부끄럽나? ...할 말을 잃었습니다. 혹시 독심술사세요? ..그러면서 이 말을 해줬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상황입니다. 크흑. 그 형은 아테나님이 보내신 전령 아니었을까? 아니, 초등학교 6학년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해? ..이 자리를 빌려 **우 형아에게 큰절 올립니다. ...응? 지금은 어디 사는지 몰라....우리 인연은 형이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끝났어.
자, 세컨드 임팩트! 초등학교 5학년 발표시간이었지. 가족에 대해 말해봅시다~. 난 아직도 부끄럼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쭈볏쭈볏, 혹시 쌤이 나한테 물어보면 어쩌나 안절부절 했어. 그때 반장 여자애가 손을 번쩍 드는 거야. ..제 아버지는 철로건설을 하십니다! 전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박수주세욧!
당당한 모습에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어. 친구, 아니, 친구선생님 가르침 따라 나도 번쩍 손들었지! ..우리 부모님은 속옷 장사를 하세요. 추운 겨울엔 내복이 좋아요. 선생님 내복 사러 오세요! ..키야, 어려도 내복이 마진 높다는 건 알았걸랑. 끼요옷!
아무튼. 옛날 얘기 하다 엉뚱한 데로 왔네. 뭔 말 하려 했더라...소고기는 역시 1등급? (찰싹!) 이 아니라! ..내 안에 등급제 철폐, 인생 선생님이 답입니다... 뭔 소리야!
주예지입니다 : https://youtu.be/sOGVeAoEajM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