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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징징이 총알 좀 주워주게2020.02.09 PM 09:57
-19년 이후, 19cm 이상 오징어만 포획 가능-
징징이 총알 좀 주워주게
어우. 결국 무산 됐어. 뭐가? 어서 와요 부산항에! ..사실상 부산 기항 크루즈선 입항 중단 됐대. 뭐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지만 아쉬운 게 사실이야. 외국 관광객 들어오면 상인들 좋아할 텐데. ...어렵잖아. 안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까지 겹치니 거리가 텅 비었어.
남포동 갈 일이 있어서 쭉 한 바퀴 돌아봤어. 자갈치는 완전 초토화 됐더라. 그렇게 한적한 주말 오후 5시 자갈치는 처음이야. 얼마나 사람이 없었으면 찐따내 풀풀 풍기는 나한테도 호객행위를 하겠냐? 이건 심각한 거지.
찾아보니 자갈치만의 문제가 아니더군. 전국의 수산시장에 사람이 없대. 아무도 없죠~. 여기서 질문! 생선 통해서도 코로나 옮겨? 아시는 분? 구글링 해봐도 안 나와서 그래. ...아무도 없구나. 알았어. 내일 질병관리본부에 전화해서 물어봐야지. 질병관리본부 전화번호는! 1339!
아무튼. 시장 찾는 사람은 없는데 수입물은 늘었대. 중국으로 갈 수산물이 전부 우리나라로 들어온 거지. 수요는 없는데 공급이 늘어난다. 그럼 가격은? 떨어진다! 평소 시세보다 킹크랩, 참돔, 오징어, 고등어 가격이 30% 하락! 호오. 싸다고? 이참에 킹크랩 한번 먹어볼까나! 참고로 나 먹어본 적 없어. 한 번도. ..8만 원 짜릴 어떻게 먹어. ..그러나 지금이라면 5만 6천원에 가능합니다! 수산시장으로 가즈아!
그런데 말입니다... 내 안의 그린랜턴이 꿈틀거려.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야말로 친환경이다! (찰싹!) 물고기 중에서도 오징어! 오징어가 금징어 됐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을 거야. 실제로 어획량을 수치로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지. 14년도에 16만 4천 톤 잡히던 것이 18년에는 4만 6천 톤으로 쿼드라킬 났어. 작년 19년은 어땠냐? 5만 2천 톤. 최악이라는 18년도보다 초큼 나아졌을 뿐이야. 이런 시국에 신종 코로나는 오징어의 구세주가 될 수 있어! (찰싹!)
왜 이렇게 됐을까? 이유야 뻔하지 뭐. 이 모든 게 인간 때문이다! 사람이 문제다! ..한 발짝 더 들어가서 뜯어보자면, 닥치는 데로 다 잡아서 그래. 러시아, 중국, 북한 가릴 것 없이 씨를 말렸어. 아오, 이 반동 놈의 붉은 연맹들! 내래 오징어 먹물을 뿜어주갔어!
하지만! 이 국제적 오징어 씨 말림에 우리나라도 빠지지 않았네? 주인공 꿰찼다니까. 채낚기와 트롤의 환상적 콤보로 깡그리 긁어갔어. 여기서 잠깐 오징어 잡이 상식! 채낚기는 뭐고, 트롤은 뭔가요? 우선 채낚기는 우리가 TV에서 보는 일반적인 오징어잡이 배야. 전등 환하게 달아놓고 낚시로만 잡는 방식. 잡는데 한계가 있어. 이에 반해 트롤은 대형그물로 한방에 잡아 올려. 호오, 이럼 트롤이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대신 페널티가 있지. 오징어가 환장하다 마지못해 하는 불빛 유혹하기를 이용할 수 없거든.
이건 순전히 법적인 강제야. 기술적으로 트롤어선에 전등 못 달 이유 없지. 규제 이유야 느낌오지? ...그래. 트롤에 전등까지 달면 오징어는 그야말로 끝장나. 그런데 이 짓을 태그팀 이뤄서 버젓이 해왔던 거야. 너 불빛! 난 그물! 크로스! ..무려 4년 동안. 4년? 이거 이거 오징어 씨말라가는 때와 일치하잖아! 해경은 대체 뭐하다 지금에서야 적발한 거야! 어! 혹시 서로 알음알음 하는 사이? 갓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찰싹!)
이렇게 긁어대는 가운데 새끼 오징어까지 다 잡아버렸어. 일명 총알오징어! 난 처음에 총알이라기에 다른 종으로 생각했어. 칠레산 대왕오징어 정반대 종도 있구나 이렇게 순진하게 생각했지. 그런데 아냐! 그냥 오징어 새끼야!
법으로 12cm 이하 오징어는 못 잡게 돼 있어. 이것도 작년엔 19cm로 강화됐지. 그럼에도 스리슬쩍 잡아 올리는 경우가 아직도 있나 봐. ..결심했어! 이제 총알의 총자만 붙은 오징어도 먹지 않겠습니다! 19cm 미달 오징어 보이면 판매자 신고하겠습니다! 착한 진상! ...뭐? 합법적으로 경매 받은 12cm 오징어를 판다고? 웃기지 마! 크툴루의 저주가 가득해라! (찰싹!) ....어우. 정신줄 놓고 또 환경극단론자 본성 나왔네. 크흠.
오징어야말로 21세기 판 공유지의 비극이야. ..풀밭을 개방해 놓으니 닥치는 대로 소 풀어놔서 폐허가 됐더라. ..바다를 개방해 놓으니 닥치는 대로 오징어 잡아서 죽음만 남았더라. 어! 이 문제만큼은 어업인, 상인 분들 손을 들어줄 수가 없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자식들을 위해서! 오징어 튀김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 모범답안이 있더라고. 경제 교과서, 공유지 비극 파트 펼치면 해결책이 친절히 적혀있지. 핫. 공유지 비극을 막는 방법은요! 첫째, 처벌! 불법 조업하는 어선, 그거 파는 중간상, 그거 사 먹는 소비자 모두 고자형에 처한다! 앙? 화끈하지만 중국냄새 물신 풍긴다고 비판받아. 게다가 해경이 제대로 잡는다는 보장도 없고.(찰싹!)
두 번째 방법, 사유화! 내 물건 되는 순간, 그 동안 없던 자연보호가 생기지. 이놈들아, 내 오징어는 못 잡는다! ..근데 바다를 사유화 할 수 있나? 경제구역 나누듯이 쫙쫙 그어서? 흐음. 나누는 거까지야 한다고 쳐. 소유권자는 어떻게 정해야 돼? 강남 큰손들 이제 바다로 진출하는 거야? 떠나자! 동해바다로!
마지막으로 공동체적 해법이 있어. 공동체를 기초로 한 신뢰, 상호 감시, 자발적 규제.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이 입장이지? 살짝 뜬구름 잡는 소리 같지만 보기엔 좋아 보여. 신뢰, 공동선, 사회적책임! 캬하하. 근데 공동선이 너무 강한 나머지 아까처럼 태그팀 이뤄서 싹쓸이 하는 경우엔 어떻게 하지?
에이, 뭐야. 모범답안이 아니었잖아! 여러분은 좋은 생각 없어? ...응? 내 생각? 난 환경문제에서는 핑핑이가 돼버려. 19cm 이하 잡으면, 너님 고소! 아니, 사형! 먹은 사람도 무기징역! (찰싹!) 핫. 이렇게 말하는 녀석이 명란젓은 그렇게 좋아해요. 정말 말에 줏대가 없습니다!
극단론은 그만. 환경론자 코스프레도 그만. ..아! 생각났어. 나라도 조금씩 노력하는 거야. 총알 오징어 안 사고, 안 먹고. 누구에게 강요하진 않지만. 앙? 대신 이 자리에 여러분은 사정을 알았으니 강요해도 되지? 너님들 중에 총알오징어 먹는 이는 평생 로또 1등 안 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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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시장 덮친 코로나 여파 :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020721084738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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