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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사진의 완성2020.02.14 PM 10:42
사진의 완성
오늘 케이티 프라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말야, 워호, 아니나 다를까 신제품이 떡하니 가운데 놓여있네? 무엇? 바로 삼성 갤럭시 S20! S20+! S20 울트라! 다음엔 하이퍼 오메가라도 오려나? 그렇게 광고해대는 카메라를 직접 만져봤어. 100배줌은 과연!
...할 말을 잃었습니다. 좋아서? 아니! 이 따위 기능을 최대장점으로 내세운 삼성이 기가차서! 어! 직접 시연 해 보세요? 무슨 자신감으로! ..100배줌이면 뭐 해. 광학은 5배줌까지고 그 뒤로는 디지털 줌이야. 포토샵에서 돋보기 팍팍 누른 거! 이렇게 말하면 삼성 보정기술 무시하냐 발끈하실 분 계실 건데, 인정해. 삼성 뽀샵 능력 좋지. 그런데 이번엔 너무 갔어. 100배줌 하는 순간 자글자글! 이걸 대체 어디다 써먹으라는 거야? ...아! 여름 해수욕장에서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겠군! 도촬의 신세계! 당장 구매하자. (찰싹!)
삼성폰에 애정이 있어서 까는 거야! LG는 언급도 안 하잖아. 크흠. 아무튼. 난 실망이야. 폰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손히 아르엑스 텐 마크 뽀! 100배줌에 비하면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야. 하하, 보이십니까? 이 우람한 25배 광학줌 렌즈가! 내 그곳처럼 웅장하지. (찰싹!) 이상 카메라 장비 덕후가 갤럭시 S20를 바라보는 자세였습니다.
카메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최근 업계에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있었어. 뭘까? ...응? 캐논 EOS R5? 호오, 너님도 덕후군요. 일반인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캐논이 미친 성능에 카메라를 한 대 준비 중이야. 올 7월 안으로 발표될 예정이지. 이게 얼마나 대단한 카메라냐면, 경쟁사 니콘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고, 기술의 소니도 현타 오게 할 정도라니까. 그러니 뭐다? 카메라 사려면 느긋하게 7월 이후에 사자! 아참, 예상가격은 500...호메시!
워워, 장비 이야기는 그만! 진짜 이슈는 후지필름에 있었어. 요즘 후지가 한창 달리고 있거든. 후지만의 레트로 감성이 소비자들에게 먹히고 있지. 이렇게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웬 일본 작가 한명이 슈퍼태클을 걸었으니, 그의 이름 타츠오 스즈키!
이 분, 후지필름 비리라도 폭로했나? ..아니! 오히려 후지필름의 충실한 서포터가 되어 활동 중이었어. 후지 넘버원! 전 후지카메라만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분, 이 분, 찍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야. 길거리 뚜벅뚜벅 지나가다 그냥 카메라 들이밀어. 상대가 싫어하던, 질색을 하던, 놀래서 쌍훡유를 날리던 상관 않고! 헐! .,이 모습 보고 무슨 생각든지 알아? 이 색색이 완전 바바리맨 아냐! 슬금슬금 다가가서 아랫도리 오픈하고 튀는, 전형적인 바바리맨!
신고 들어오자 후지는 해당 작가 영상을 모조리 내렸어. 핫. 아니, 이런 흉악한 영상을 어떻게 제품 홍보에 써먹으려 했지? 담당자 누구야! 어! ..어쨌든,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났지. 불행 중 다행이랄까, 우리나라엔 후지필름 소속 작가가 아무도 없어. 0명! 이걸 좋아해야 하나, 한국 무시라 해야 하나 모르겠네.
이번 사태를 보며 난 뿌듯했어. 왜? 하하, 전 사람 자체를 안 찍습니다! 내 사진에 사람이란 없다! 캬하하. ....응? 여친? 야! 모쏠이 무슨 여친이야! 내가 찍는 생명체는 초상권 프리한 녀석들뿐이라고. 개, 고양이, 새! ..왜 갑자기 슬프지. 흑흑.. 아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솔로의 인본주의 정신이다!
근데, 인간 찍는 거, 이게 사람에 따라서 입장이 천차만별이야. 여기선 도촬이다! 저기선 예술이다! 거기선 어쩌라고! ..우리나라에선 도촬파가 대세야. 개인정보는 어느 나라 보다 오픈하지만, 초상권만큼은 가차 없지. 핫. 외쿡은 조금 다른데, 이번 타츠오 스즈키 건에서도 외국 카메라오덕 포럼에선 예술이라는 평이 더 많았어.
사실, 인간처럼 매력적인 피사체가 없어. 우리가 제일 많이 보는 사진이 뭐야? 바로 사람 사진! 어! 맥심! 그라비아 화보집! 야동도 크게 보면 사람이잖아. 아항? 이 중에서도 꾸미지 않은 표정, 일명 캔디드샷엔 마성이 있지. 마치 우리가 가공되지 않은 일반인, 도촬물 좋아하는 것처럼. (찰싹!)
아무튼. 난 자신 있어. 아무리 프로작가가 온다 한들 사진철학에서만큼은 꿀리지 않아.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선민의식 가득한 나도 뜨끔할 뉴스가 나왔네? 이름하야 가난 포르노.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휩쓺은 후, 각 지자체에선 봉코인 타려고 혈안이야. 이 중 독보적인 것이 바로 반지하 성소지. 습기 차고, 좁고, 먼지 다 들어오고. 가난의 아이콘! 그러던 장소가 이젠 관광지가 됐어. 반지하 체험존! 인스타 인증장소! 핫 플레이스! 기생충 촬영지!
어떻게 생각해? 벌거벗은 가난 훔쳐보는 포르노? 아니면 함께 나누는 삶? ...이거 관련된 갑론을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냐. 인도 뭄바이 불가촉천민 슬럼 관광. 1박 3만 4천원으로 세계 최고 빈민가를 체험해 보세요! 핫... 어우...갑자기 분위기 심각해지네.
우리나라로 치자면 어....부산 감천문화마을도 비슷한 케이스 아닐까? 커플들 오고, 관광상품 팔고, 카페 들어서고, 알록달록 색칠한 ...달동네.. 사진 찍기엔 좋지만 직접 살기는 거부하는 곳. 크흠. ...어렵다
솔직히 말할게. 나 그런 곳만 골라 찍었어. 가난한 곳, 으스러진 곳, 사람 살지 않은 곳, 재개발하면 사라질 곳. ...왜? 글쎄...변해가는 것이 싫어서? 난 그대로인데 세상 변하는 게 무서워. 사진 속 풍경만이라도 잡아두려고. 핫. ..관종력도 한몫했지. 사람 안 찍는 인간이 찍을 게 뭐 있어? 그저 건물, 자연, 찍어도 아무 말 하지 않는 무생물! ..허름한 동네, 골목일수록 발랄한 친구들이 많아. 들개, 고양이 보면 반가워. 뭐 가끔 죽은 녀석도 있지만. 크흠.
아잇! 사람만 안 찍으면 자유로운 사진생활 할 줄 알았는데! 끄흑! 더 생각하고 생각해야 하다니! 어쩌지...응? 가족이나 찍으라고? 그래! 에라이! 빨리 통일교 입단해서 우크라이나 모델 부인 만나야지! 그래서 아내사진만 찍어야지! 화보집에서 봤던 포즈는 다 해 볼 거야! (찰싹!)
그래서 오늘 결론은요! ..사진의 완성은 배우자다. ..이 뭔 멍멍이 소리야!
가난 포르노 논란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82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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