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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떠 올리겠습니다2020.05.18 PM 09:24
떠 올리겠습니다
5월 18일. 5.18. 지겨운 분들에겐 미안. ..그러나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처절하게 들어맞아. 알면 알수록 잔혹한 과거. ...끄응. 사실 교과서에서 배운 숫자놀음이 전부였어. 5.18이 뭐라고. 그저 몇 년도 몇 월 며칠만 외워 됐지. 신군부가 어떻고 의의가 어떻고... 정작 상처는 5월 18일 이후로 더 깊었는데. 지금까지도.
광주의 어머니. 죄가 없는 자식 때문에 마음 아파했던 분들. ...아잇! 몰랐어!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데, 당연한 상처인데. ..속이 곪은 사람은 이 분들뿐만 아니지. 당시 시대를 몰랐던 사람, 혹은 알고도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 과정이야 어떻든 죄책감에 살아갈 수밖에 없어.
그럼 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은 홀가분한가? ...아냐. 그러지 못해. 끝까지 저항했던 이들은 죽거나 고문에 몸과 마음도 만신창이가 됐어. 가장 빛났던 순간이 지나자 폐인이 되어버린 삶. 술과 폭력으로 일그러진 인생... 도중에 그만둔 이들도 가벼울 수 없어. 겁쟁이라는 자신을 향한 원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분까지. 끄응.
자기 국민을 죽인 우리 국군. 공수부대! ..똑같은 피해자라 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너무 갔다고! 애들을 왜 죽여? 총은 쓰지 않았다. 대검으로 찔러 죽였을 뿐이다. 야! ..화려한 휴가. 그냥 장식용 영화제목이 아냐. 당시 실제 작전명이 화려한 휴가였다고. 이제 휴가다! 저 놈들만 잡으면 휴가다! 살육을 버리며 기쁨을 누리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알아. 군인들도 사정을 보면 다 이유가 있지. 이용당한 사람들이지. 그들의 죄라면 그저 상관 말대로 국가에 충성한 게 전부 일지도 모르지만. 끄응. 모르겠어.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거스를 수 없었던 걸까? 난 이런 일 못하겠소! 자기 국민 죽이는, 사람을 죽이는 일 못하겠소! 말할 수 있는 용기, 지혜. ...에잇! 자기도 못하는 걸 남에겐 강요하고! 이 머리만 산 자식!
일부러 괴물을 만들었어. 일본식 상명하복 부조리에 찌든 습관. 휴식 따위 없는 계속된 뺑뺑이. 그리고 베트남전부터 이어진 살인에 대한 면역. ..폭력에 당한만큼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풀었던 거야. ..마치 아버지로부터 받은 폭력을 자식에게 푸는 자신처럼. ..5살 여자애를 묶고 찔러서 죽인 인도에 15세 소녀처럼. 소녀도 3명의 사내로부터 성폭행 당했어..
서로 아프다고 쳐. 다들 피해자. 그러나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이 있지. 이 모든 걸 기획한 죠스바들. 반란군놈의 새끼들! 자기 권력 해 처먹겠다고 사람을 죽이고, 괴물로 만들고, 그래놓고 뒤에서 호위 호식했던 ..심판 받아야 할 자들!
그러나 심판받지 않았어. 전두환 잘 살고 있잖아? 전 재산 29만원인 분이 샥스핀 먹어가며, 골프 쳐 가며, 경호 받아가며 너무 잘 살고 있어! 노태우는...패스! 이 분은 사과라도 하니. ..기타 똘마니 짓하며 머리 굴린 작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핫. 35명 고발에 기소 6명. 기소된 인간들도 2년 만에 특별사면, 석방!
제일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이 인간들이, 군인으로서 가장 참담하고 비열한 짓을 한 인간들이! 국립묘지에 묻힌다는 거야. ..이게 나라냐! 뼛가루 분쇄해서 갈아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찰싹!) ..워워. 진심으로 사죄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일제 강점기를 지나, 반민특위가 결성되었음에도 아무것도 못하고 박살났지. 이승만 호루라기! 이거 모르는 사람 없을 거야. 근데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하고 있어. 제주 4.3이며 5.18이며 기타 셀 수도 없이 억울하게 죽은 분들의 원혼은 누가 위로해 줄 거야.
이런 상황에 국회서 황당한 소식이 날아왔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36조!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가 피해에 대한 배상 방안 등을 강구한다! ..여기에 무슨 이견이 있어? 했는데 있네? 배상을 빼야 한다! 배상하면 국가재산 4조 7천억이 든다! 맙소사.
이 주장을 한 야당. 니들이 그러고도 보수냐! 돈이라면 안보, 명예, 도덕, 원칙도 다 팔아먹을 새끼들! 거시기에 동전 박을 녀석들! ....에이, 그래도 여당에서 반대했겠지. 그럼! 180석 가까이 얻었는데, 이런 헛소릴 받아들일 리가 없지. ..는 개뿔! 당당히 합의! 아오!
후우. 진정. 알았어. 진정. ..,뭐, 민생법안이 급하니 일단 20대에서 처리하고, 자세한 건 21대가서 손보겠다는데, 헤에? 영원히 묻힐 것 같은 느낌은 나만 드는 거야? 4.3 특별법도 그렇게 밍기적 패스하더니!
크흠. 미안해. 아잇, 이런 주제일수록 차분하고 담담하게 해야 되는데. ...너무 당연한 일이 안 되는 거 보니 답답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휴우. 적어도 못된 짓 한 인간들 처벌받고, 정의로운 사람이 잘 사는 역사를 만들어야, 우리도, 우리 후손도 제대로 살지 않겠어? 대대손손 친일파 이완용 독재자 새끼들이 떵떵거리고 사는데 무슨 공동체며 애국을 바래? ...아니, 이렇게 거창한 이유 아니더라도, 최소 자식 잃은 부모님은 위로해 드려야 할 거 아냐....그래.
알수록 무거워 지는 것. 기억하겠습니다.
과거사법 개정안, 배상 조항 삭제 :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005180278i
- 풍신의길
- 2020/05/26 AM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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