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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대의 기부주의2020.06.18 PM 10:16
대의 기부주의
거짓말해서 미안하다! 끄흑! 누가 아무 병원에서 재난지원금 쓸 수 있다고 했어! ..그래, 내가 그랬지... 이 멍청한 자식! ..변명하자면, 아잇! 기자님들이 원인제공자야. 명색이 메디컬 전문 신문에서 조차 다 사용할 수 있다고 했으니, 나 같은 호구가 속지!
병원도 문제야. 부산에 위치한 메** 병원! 전화 했을 때 분명 된다고 해 놓고, 막상 가니 선불카드는 안 됩니다? 이게 병원이냐! 크응. 사실, 어느 정도 예견은 했어. 선불카드로 받는데 공무원님께서 그러더라고. 이거 대형병원에선 안 됩니다. 대형병원요? 기준이 뭔가요? 그러자 아주 공무적인 답변을 해 주셨어. 2차 병원부턴 안 됩니다. ..공 선생님, 2차 병원이 대체 뭡니까! 예!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병상 30개 이하면 1차, 그 이상이면 2차, 그 중에서도 특별히 거대함 자랑하는 곳이 3차인 걸 어떻게 알아요!
생각할수록 열 받아. 다 안 되면 억울하진 않지, 신용카드는 되면서 왜 선불카드는 막아놓는데! 이게 지원이냐! 크응. 어쩔 수 없이 병원 앞 약국에서나 썼어. ...응? 동네 의원 가면 안 되냐고? 소상공인 활성화 대책에 걸맞게? 어.. 그건.. 자고로 병원은 큰 데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찰싹!) ..미안하다! 종합병원 가는 내가 위선자다! 인정? 인정!
개인 하소연은 여기까지. 오늘 떠들어볼 주제는 바로 기부야. 아항? 기부하면 뭐부터 떠올라? .,.윤미향? 워호. 그 문제는 아직 천하의 검찰님께서 확실한 판단 내려주시기 전까진 보류하자고. ...뭐? 문빠? 야! 너님이야 말로 정치 색안경 끼고 있으면서!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말라 안 배웠니? ..뭐, 그렇다고. ..화해의 러브샷 콜? ..응 나도 안 해.
윤미향 말고! 딴 건? .....아니, 언제부터 다들 이렇게 사회 불만적이었어? 부정과 수작질 위주로 말씀하시네. 알았어. 끄응. 원래 의도는 빌 게이츠 형님 찬양으로 가려 했지만, 여러분 의견 따라 긴급 U턴 해야겠어. 기부, 왜 이 모양이 됐나! ..앗, 아니지. 기부는 언제나 좋았어. 기부단체가 문제였을 뿐!
기부에 환멸을 느꼈을 때가 언제였을까? ..단언컨대 IMF 겪어본 세대는 금모으기 운동! 어디, 90년대 이전 생들 공감해? 유래가 없는 국민적 모금운동이라 하지만, 글쎄, 지금 와서 보면 국가적 사기사업 같단 말이지. 앙? 잘못은 윗대가리들이 해놓고, 뒤치다꺼리는 애꿎은 국민들이 다 한 꼴. 이 때 한번 도와줬으면 됐지, 지금도 상속세다 법인세다 산업용 전기다 해서 계속 기부해 달래. 이 정도 해줬으면 된 거 아냐? ...왜? ...알았어. 존엄 삼성한텐 계속 할게! 삼성이 곧 대한민국이다! 충성 충성! 됐지? 크흠. ..사랑해요 LG.
아무튼. 나야 기부 자체를 별로 안 해 본 놈이니 배신감을 느끼려야 느낄 수가 없었어. 그래도 꼽자면. 어... 그래! 적십자회비! 이것도 한 사기 하지. 할머니 살아 계셨을 땐 꼬박꼬박 냈어. 세금고지서처럼 나오는 것이 안 내면 큰일이라도 날 줄 알았으니까. 지금은? 응, 안 내. 차라리 헌혈을 하고 말지!
생각해 보니 꽤 있구나. 믿었던 유니세프마저 거시기 했지. 기억나? 작년이었나, 천하의 유니세프께서 모금함으로 건물 올리고, 내부에 대표이사 지인들로 자리 돌렸다는 의혹. 그거 보고 유니세프팀 팔찌 살 마음 싹 접었어.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도 있었지.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중국발 소식임에도 아직까지 잊히지 않아. ..아픈 남동생을 위해 하루 330원으로 버틴 누나. 끄응. 영양실조로 쓰러진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어. 그렇게 모인 1억 7천만 원. 그러나 끝내 누나, 우후아얀은 숨을 거뒀어. ...단 2%! 그녀의 치료비로 쓰인 건 고작 370만원이 전부였으니까! 중간에서 다 후루룩! ...핑핑이님, 이번만큼은 공산당 일당독재 처분 보여주세요. ..후우.
이런 일 한 두 번 보다보면 기부혐오 코스프레에 빠져. 어차피 기부해봤자 남 배때기나 채워줄 거, 중간 유통업자만 좋아라 할 거, 차라리 안 하고 말지! 이런 마인드. 그랬어. 마음 속 한편이 뜨끔할 때도 자기합리화 했다고. 기부, 쓸데없는 짓.
그럼 중간 마진 없는, 직접 기부는 하냐? ..아니! 내 살기도 빡빡한데 무슨! 모금함은 내 통장에 들어와야 된다고! (찰싹!) ..사실 너무 귀찮고 어려워. 한 가족이라는 할머니 병간호도 학을 떼는 게 인간이잖아? 그런데 생판 모르는 사람을 그저 도덕적 애민주의로 한 평생 돕는다? 어후. 난 못해. 차라리 대리인 시키고 말지.
마치.. 기부도 국회의원 선거 같아. 내가 직접 하는 것이 가장 뿌듯하고, 투명하지. 그러나 그 만큼 무한한 시간과 책임과 노력이 들어. 그러니 중간다리 놔서 맡기는 거 아닐까? 소위 똑똑하고 국민정신 투철한 의원님 뽑는 거처럼. 그 사이에 해 처먹고, 농땡이 부리고, 자기 자리 보존에만 열 올리는 국개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러니 제대로 확인하고 기부하자! 심심할 때 한 번씩 감시하자! 요즘이야 네이버 해피빈 사이트만 들어가도 결산보고서, 사업보고서, 회계 감사보고서 다 볼 수 있어. 이것도 귀찮다? 그럼 지출 중에 사업비 비율만 봐도 오케이! 요게 높을수록 봉사에 돈 쓰고 있다는 증거. 반대로 인건비, 운영비 비율이 50% 넘고 이런다? 크흠. 문제 있어! 이런 곳은 기부하고 싶어도 기부할 용기가 사라져.
물론, 열심히 봉사 하시는 분들 월급 팍팍 줘야 하는 것도 맞지만, 아잇!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아시잖아요!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무급으로! 일한다. 어디 봉사 하는데 돈을 받으려 하고 있어! 당신이 윤미향이야? ..응? (찰싹!)
당당히 돈 받고 봉사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수요집회여 영원하라!
영양실조 대학생, 전달된 건 370만원 :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117500058&wlog_tag3=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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