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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슬기로운 의대정원2020.07.10 PM 10:45
슬기로운 의대정원
박원.. 아니다. 끄응. 할 말은 많지만 지금 떠들진 않을게. 혹시 듣고 싶은 분들은 언젠가 다 잊힐 때쯤 찾아줘. 아주 신나게 까 버릴거야. 고인능욕 해 가며! 자살이 뭐야! ...여, 여기까지.
분위기 비트 전환! 오늘은 내가 아는 사람 관련 얘기야.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친구라 하기엔 서먹하고, 연락처엔 있는 사이? 앙? ..비지니스 관계? 워호, 걔는 의사고 난 집돌이라서 성립이 안 돼. ...그냥 아는 사이라 할게. 오케이!
뜬금포 연락이 왔어. 부산 가게 됐다고. 부산 어느 병원 과장직을 맡았다나? 호우! 여기서 잠깐, 이 분은 레지던트 과정도 못 채웠걸랑. 힘들다고 중도 포기했어. 그런데 과, 과장? ..알고 보니 얼굴마담이래. 대충 그까이꺼 의대는 나왔으니, 대충 의사직 명함 박아두고, 행정업무 보는 거지. ..이래서 병원 함부로 가면 안 돼. 진료는 인턴, 레지 통과한 전문의에게! (찰싹!)
아무튼. 걔가 나한테 부산 안내 부탁했으니, 나도 뽑아 먹어야 할 거 아냐? 때를 놓치지 않고 물어봤지. 의료계의 핫 이슈! 바로 의대정원 확대! ...뭐야, 이 반응은? 나만 관심 있는 거야? 다들 아직 팔팔하다 이거지? ...이럴 줄 알고 제가 준비했습니다!
연간 의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딱 정해져 있어. 마치 로스쿨 2000명 정원처럼. 여기서 퀴즈. 의대 정원은 몇 명일까요? ...로스쿨 보단 많아. .,.3천? 오우야. 근접하지만 땡! ...워워, 이 기세로 가다간 쇼 끝나겠다. 정답은 3058명! 항문에서 덜 떨어진 똥 마냥 58이 붙어있는 이유는..나도 모르지! 그들만의 사정을 누가 알겠어.
다만 이 아리송한 숫자는 철저한 투쟁으로 이뤄낸 결과야.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김영삼 형님이 총독부를 날리사 화끈하게 금융실명제 하고 있을 무렵부터 이어진 굴레지. 덜도 말고 더도 말고 3253명만 같아라! ..헤에? 아까는 3058명이라며? ..쨔잔! 2006년 의사님들 파업하사 지금 수치 달성했어.
이상하지 않아? 의사쌤 나오는 다큐 보면 항상 피곤에 찌들어 있잖아? 못 씻어, 집에 못 들어가, 잠 못 자. 근데 정원을 줄여? 늘리질 않고? ..호오. 조직의 거대화 피카소 팔레트 법칙 정면 위배하고 있어. 이 미스테리를 의대만 졸업한 아는 사이에게 물어본 거지. 크흠.
아는 사이의 첫 마디는 이거였어. 늘어나면 물 흐린다. 예? 잘 못 들었습니다? ...그래, 이 말을 노골적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번역할 수 있을 거야. ..에헴, 어디 신성한 의대에 3059등이 들어오려 해! 나처럼 최소 전국 3058등 안에 든 사람만 들어 와야지! 우리 소수 정예 의사 사단 넘보지 마라. 우린 당당한 패스자!
뭐, 이해는 돼. 다들 기득권 누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SSR은 나만 뽑아야 더욱 가치가 있는 법이지. 게임 속 아이템도 이럴 지언데 실전 밥그릇 전쟁터는 오죽하겠어. ..의사가 많이 배출된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의사 개당 가격은 떨어진다, 살아남기 위해 경쟁은 치열해지고, 쌤들은 박 터진다. ..뭐야, 환자 입장에서 너무 좋잖아! (찰싹!)
워워. 의사님들 듣기엔 기분 나쁘겠지만, 어쩔 수 있나! 쌤들, 의사 시작하자마자 히포크라테스 선서 하신 거 기억나? ..거기 뭐라고 나와?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 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배려하겠다! 나는 사회적 신분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다하겠다! 나는 명예를 걸고 위와 같이 서약한다! 땅땅땅! ..나 환자야. 4개월마다 통풍약 받으러 가는. 앙? 환자는 의대정원 확대를 원하는 것이어요. 하와와. ...어쩔!
여기에 반박불가 이과적 팩트 하나 더 들어가겠어. 인구 천 명 당 의사 수! 우리가 OECD 바닥을 기고 있어. 헬의료국 미국도 2.6명인데, 우린 2.3명! 이게 의사숫자냐! OECD 평균은 3.4명으로 더 높지. 평균은 맞춰야 할 거 아냐? 아니, 까짓것 북유럽 쫓아가자! 4명 찍자!
이러면 또 워커홀릭 몇몇 의사님들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된다, 정원 늘려봤자 비인기 과엔 사람 안 간다, 하시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정부가 준비했습니다! 지방, 중증, 필수 의료 분야에 의무 복무해야 하는 신규 의료인력 확대 방안을! ...응? 흙? 말씀만 하시면 뿌려드릴게. 삽으로 퍼 드릴까? (찰싹!)
진짜 뿌릴지도 몰라. 이 결의에 찬 단어 내뱉은 분이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님이시거든! 이 분 이 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 활동영역을 보면 도저히 의사라 볼 수가 없어. 자유개척청년단 대표, 자유통일해방군 상임대표! 맙소사. 이름엔 자유 자유 들었지만 정작 내용은 히틀러 뺨치는 미친놈 모집소.
내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까는 데엔 이유가 있어. 자유개척청년단 정신을 서북청년단에서 찾고 있걸랑. 동족상잔의 아픔과, 학살이 담긴! 그 서북청년단을! 제대로 알고도 이 따위 소리하면 미친 거지. 모르면 의사로서 지혜 미달이고. ..이런 사람을 명색이 대한에 의사쌤들 협회체 대표로 앉혀 놨다? 부끄럽지 않으세요? ..환자 보느라 이런 사람 있는지도 모른다고요? ..그러니 늘립시다! 환자의 건강과, 쌤들의 복지를 위해! 인정!
마지막으로 우리 아는 사이.. 앞으로도 그다지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아. 난 이왕이면 돈 보다 환자 생각하는 의사쌤 만나고 싶거든.
거기다 전문의로. (찰싹!)
전공의 살인근무, 의대 정원 늘리자 : https://www.youtube.com/watch?v=EiW_-QG-Roo
최대집 :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837722.html
정부 의사 인력 확대 방안 :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528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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