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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혁구습2020.07.11 PM 11:59
혁구습
오늘은 박수부터 치겠어! 누구를 위해?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치고 온 이들을 위해! 박수 한번 주세요! ....핫. 이 시국에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 어디보자, 여기 공시생 손! ...어때, 이번엔 합격할 거 같아? ...끄응. 괜찮아! 너님에겐 내년이 있잖아! 내후년도! 내후후년도! 인생 뭐 있냐! 그렇게 불효자 되는 거지! (찰싹!)
크흠. 가슴 아플 때일수록, 좌절이 몰려올 때일수록, 강해져야 해. 안 그럼 죽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삼아 성장하는 시간을 갖자고. ...왜? 꼰대야? 허허, 이 젊은 님 좀 보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님은 선택권이 없어. 공무원 시험에 손 댄 순간부터 을 인생! 합격하기 전 까진 인간 탈 쓴 식충이에 불과하지. 지나가는 꼬꼬마가 하는 지적에도 눼이눼이 받아들여야 해. 하물며 이 몸께서 친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의 해주겠다는데! 어디 감히! 에끼! 이래서 요새 젊은 것들은 쯧쯧. ...알았어. 2절만 할게.
아무튼! 장난은 여기까지. 소개할 선생님은 바로 율곡 이이! 핫. 솔직히 난 이 분 관심 없었어. 그도 그럴 것이 뭘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걸랑. 이이 종친회에서 화내시려나? 아니!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교과서에 나온 이 분 업적이라 해봤자 10만 양병설, 장원 9번 해먹은 천재, 기호학파 대빵 정도가 전부잖아? 딱히 백성 삶에 지대한 공을 했다고는. 크흠. 인정? 인정!
오히려 부정적인 면이 많아. 뼈 속 까지 중화사상에 찌들었으니까. 아항? 우리나라를 중국 전통 기자님이 세웠다 하질 않나, 사시사철 대국께 조공 바친 충절의 민족이라 하지 않나, 오랑캐 따위가 전통 한족 위협하는 꼴 못 본다 하질 않나. 이런 핑핑이스러운 말을 하고도 어떻게 5천 원 권에 박혔는지 미스터리라니까. 그것도 모자라 이 분 엄마는 5만원에? 홀리 마더 컥!
그럼에도 이토록 존경받는 데엔 이유가 있었어. 사대빠 말고는 깔 게 없더라고! 공부 잘 해, 정치 잘해, 맞는 말만 하니 나같이 삐딱한 놈도 무릎을 닥칠 수밖에. 크흠. 이를테면 격몽요결 혁구습장! 나쁜 구습 8개 들어 놓은 챕턴데, 이거 완전 우리 들으라 써놓은 장 같다니까! 500년 전 고리타분 얘기라기엔 너무나 생생해.
첫째, 게을러 빠져서 놀 생각만 한다. 와우, 시작부터 묵직해. 너무한 거 아냐? 반박불가 인간본성을 건드리다니. 끄응. 뭐, 게으른 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겁니다, 한 번 사는 인생 나답게 사는 겁니다, 외치고 싶지만. 성현께선 가차 없지. 너 그렇게 욜로로 살다가 골로 간다.
둘째, 들락날락 하고 하루 종일 떠들어댄다. 호오, 난 자신 있어! 방구석에 처박혀 묵언수행중이니까! 하하하. 이 말은 이 시국에 특히 필요한 것 같아. 일부러 밖에 나가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타파하고, 입과 입으로 대화하느라 여념이 없는 노마스크맨들에게. 듣고 있니?
셋째, 자기와 비슷한 것만 좋아하고, 다른 의견은 듣지 않는다. 이야, 수꼴과 좌빨로 종족 분열한 님들에게 딱이네. ...응? 나? 문, 문빠? 야! 내가 역사와 건강보험 앞에 문통 지지하는 건 사실이야. 그러나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외치진 않는다고! 나한테 이득 되는 정책 내놓는 정당 택하지. 그럼! 심지어 한남 소리 그렇게 들으면서도 일부러 페미 강의 들었어. 불편하지만 꿋꿋이. 야동을 보면 성욕 게이지가 늘어난다, 남자는 잠재적 성폭력범이다 전제 깔고 들어가는 오욕 속에서도! 제가 이렇게 포용적입니다! ..응, 다음 꼰대. 크흠.
자, 넷째. 과장과 미사어구를 좋아하고 명예를 취하려 한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관종과 구라가 일상인 난...끄흑. 죄송합니다! 한 가지 변명하자면, 그래도 내가 가세연보다는 낫다 이 말씀! 가로로 세로로 완전 미친 놈들인 줄은 익히 알았건만, 망자 앞에서도 희희덕 거리는 모습 보고 두 손 두 발 들었어. 역시 관종의 길을 멀고도 험하구나. 파닥파닥.
다섯째는 술과 노래로 인생 보내는 사람. 뭐, 이건 처음이랑 중복이니 패스! 다음, 여섯째, 일곱째, 마지막 여덟째도 다 비슷한 말이야. 모든 것을 돈으로 경쟁하는 삶, 부귀를 부러워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삶, 재물과 이익만 쫓는 삶! 호오. 조선시대도 돈 자랑이 일상이었나? 이거야 우리네 서민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지. 캬하하.
근데 생각해 보면 이미 머리는 이 사고에 물든 것 같아. 특히 최근 부동산 사태 보면 말야. 핫. 누가 누가 더 벌었나 싸우기 바쁘지. 괜히 우리까지 옆에서 짝짜꿍하고, 배 아파 하고, 오히려 근면 성실하게 사는 사람 바보 취급하는 근성. ..반성합니다!
어때? 팩트 폭격이지? ...그래, 현대인도 들을 가치가 있는 말들이야. 그래서! 이 구습들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 방법은요! ...용맹한 의지를 가져라! 시간 날 때마다 맹렬히 반성하라!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한 점의 과오도 없게 하라! ...하하하...나 그냥 이이 계속 싫어할래.
악습은 조목조목 따지셨으면서, 왜 개선방안은 대단하게만 그려놓으셨습니까! 이래선 격몽에 미음도 격파하지 못한다고요! 구체적으로 해 주셨어야죠! 하루에 야동은 15분 이상 보지 말라, 성공하더라도 비서는 동성으로 하라 이렇게요! 응? ...누구 저격하는 거 아냐. 아니, 저격하는 거 맞아. 거제도로 간 시장. 오! (찰싹!)
크흠. 그래도 틀린 말씀은 아니니까. 노력은 해 보자고. 하루 지나면 다시 나태와 욕정과 재물에 눈 먼 인생 살지 몰라도, 한 번 씩은 반성하는 삶. 단 칼에 모든 오염을 자르진 못하더라도. 예아. 그럼! 자길 되돌아보는 게 어디야. 대단한 거지!
단, 공시생 너님은 예외야. 율곡 센세 어명대로 살아야 합격할 수 있어. 싫다고? ..포기하면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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