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기적의 타산지석 교육법2020.07.14 PM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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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타산지석 교육법

 

 

 

때는 꿈 많은 고등학교 2학년. 내 생애 첫 소설을 썼지. 내용은 별 거 없어. 한국판 플랜더스의 개랄까. 인물만 살짝 바꿨지. 파트라슈는 말하는 진돗개로, 네로는 치매 앓고 있는 할머니로. 여기까지만 말했는데 벌써 결말까지 그려지니 원.

 

그럼에도 딴에는 노력했단 말야.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궁리에 궁리하다, 2번 읽어보고. 내심 기대도 했었다? 몇몇 친구 정도는 재밌게 봐주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결과는요! ..그 작품이 세상에 공개되는 일은 없었다. 하하하.

 

? ..마지막에 국어 쌤께 첨삭 부탁드렸어. 이게 문제였지! 잔뼈 굵은 선생님께서 보시기엔 너무했던 거야. 고칠 거 투성이! 개가 사람 말을 하지 않나, 그런데 왜 이런지 부연설명 단 한마디 없고, 구성은 이솝우화 시절 정형화된 플랫에다, 뿌리박힌 일본식, 미국식 표현으로 점철되고 있으니. 크응.

 

1시간가량 묵직한 팩트 폭격 당하고 나서 멘탈이 나가버렸어. 좋은 말씀이고, 지당한 말씀이고, 재미없는 내 소설 끝까지 정독해 주신 고마운 독자시고, 이번 가르침을 기회삼아 한 단계 성숙해야 하는 것도 아는데, 아는데.. 내 수준 미달이지. 괜스레 슬프고, 억울하고, 작아지고, 글이 싫고. 선생님 밉고. ...무슨 변명을 하겠어. ..죄송합니다! !

 

갑자기 과거사는 왜 꺼냈냐? . 내 일일 땐 세상이 무너질 만큼 아팠는데, 남이 당하는 모습은 꿀잼이더라고! 유튜브에 그런 거 있잖아? 대가에게 배운다! 쇼팽 콩쿠르 입상에 빛나는 임동민 센세 가르침. 음대생 갈리는 소리가 그야말로 천상의 팡파르처럼 들렸어. 페달! 피아노! 샤프하게 쳐야지! 섬뜩하게! 끼요옷!

 

또 뭐 있더라. 그래, 사진은 김홍의 쌤! 제목부터가 영혼탈곡기야. 아주 탈탈 털어서 픽셀 하나까지 날려버려. 이 따위 착한 사진 찍을 거면 때려치우세요! 와우. ..웹툰에는 주호민 작가님! 자라나는 꿈나무 잘근잘근 파괴하시니, 그 모습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 글자 크게! 스케치가 이게 뭐에요, 상식적인 스토리를 쓰세요. 님 대머리 되실? (찰싹!)

 

크흠. 농담이야. 다들 애정과 격려로 지도해 주시지. 그래도 당사자 마음은 이미 숨진 영혼입니다. 캬하하! ..어쨌든 용감한 도전자 덕에 우린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어. 그것도 상처 하나 받지 않으면서! ? .., 저렇게 하면 욕 먹구나, , 이렇게 하는 것이 프로급 국룰이구나 하고 말야.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용자들에게 박수 한번 주세욧!

 

어쩌면 이런 타산지석 가르침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일지도 몰라. 아니, 그렇잖아? 한 명만 본보기 보이면 반 전체가 순화 돼. 공포와 강도가 강할수록 각인효과는 극대화 되지. ...? 그 한명은? 에이, 다수를 위해 하나쯤이야. 걔는 좌절하고, 삐뚤어지고, 증오하고, 부적응에, 인격파탄에, 자살까지 할지 모르지만, 전체 행복은 늘어났단 말씀! 이것이야 말로 공리주의의 극치! (찰싹!)

 

...걱정 마. 내 발칙한 이론은 깨졌으니까. 어떻게! ..최초는 안희정이었지. 충청의 강호,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사람이 성추행, 아니, 불륜! 아니, 그래도 불륜. 불륜으로 한방에 나가리 되는 사건. , 전국 고추 달린 것들에게 트라우마 깊이 남길 정도로 본보기가 됐어.

 

그런데 말입니다.. 또 나오네! 부산에서! 무려 23년이 걸렸어! 민주당은 물론 오거돈 본인이 부산시장 되기까지. 34기의 철거머리 승부. 그러면 뭐해. 추한 모습은 다 보이고, 얼렁뚱땅 사과 아닌 사과 하고, 피해자는 마음 추슬렀는지도 모른 체, 거제도로 튀었는데!

 

그리고.. 그리고... 박원순. ...나 박원순 좋아해. 지금도. 부산 사람이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잘 한 것 같아. 인권변호사로서 활약도 했고. 아항. 그러나 성추행은 아니지! 지금까지 자기 신념에 완벽히 위배되는 행동을 어떻게!

 

..그래놓고 그냥 갔어. 오거돈처럼! 그냥 튀었어! 아니, 오거돈 보다 못하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까. 속죄할 방법도, 사과할 방법도, 서울시민께 그 날의 진실을 밝힐 방법도 다 막혔어. 비겁해. 비겁해도 너무 비겁해!

 

워워. 진정. 펀쿨섹. 펀쿨섹. ..하하, 봤지? 타산지석은 안 먹힌다 이 말이야. 그럼! 인간은 긍정적이어도 너무 긍정적이거든. 나만 아니면 돼 무지갯빛 미래만 그리고 있어. 본인이 직접 지옥의 끄트머리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바뀌지 않아.

 

만약 안희정 씨가 다시 정치를 한다, 혹은 안희정입니다 책 내놓는다 하면, 기꺼이 지지해 줄 거야. ? 이 사람은 갔다 왔으니까. 오욕과 두려움 속에서 죄는 치렀으니까. 적어도 위력에 의한 성추행, 성폭행은 절대 안 할 거 아냐? 뼛속까지 조심이 박혀 있겠지.

 

아무튼. ..자랑스럽습니다. 모쏠 동정인 제가요! 남자는 여자를 멀리하고 자(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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