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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해부 보단 도축2020.08.09 PM 10:38
해부 보단 도축
급식 때 개구리 해부 해봤다 손? ...생각보다 많네. 어땠어? ... 징그러웠다. ...재밌었다? 오우야, 너님 좀 무서워 보인다. ....유익했다? 개구리 배 째놓고 유익? 너님도 무서운 걸. ..농담이야! 각자 취향 따라 가는 거지 뭐.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 자라날 꼬꼬마들은 이런 경험 못할지도 몰라. 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 조항이 시행됐걸랑! 동물보호법 24조 2. 누구든지 미성년자에게 체험, 교육, 시험, 연구 등의 목적으로 동물, 사체를 포함한다, 해부실습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됐어. 호오.
어떻게 생각해? 이게 나라다! 아니면, 이게 나라냐! ...바로 답하기 어려워? ..알았어. 생각할 동안 내 스토리부터 들려줄게. ..나도 개구리 가른 적 있어. 중학교 2학년 때였지 아마. 분명 매스 든 거 까진 기억나는데 그 외엔 깜깜이야. 폐며 부레옥잠이며 어디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 그저 과학자처럼 보일 수 있다는 뽐뿌에 들떠있었을 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차분했어. 여기에 놓인 것인 생물이 아니다. 그저 실험체일 뿐이다. ..감수성 상실한 아이라서 그랬나? 그러기엔 매일 같이 학폭에 질질 짜고 다녔는데? 크흠. ..아! 황소개구리여서 그랬구나! 쌤이 그러셨지. 이건 황소개구리에요. 생태계 파괴범이죠. 모기마냥 학살해도 아무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요.. 내가 선생님 말씀은 찰떡같이 따랐지. 켈켈켈.
지금 돌이켜 보면, 어... 좀 그래. 에휴, 걔도 생명인데, 무슨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메리카서 잘 살고 있는 녀석 잡아다 38도선 이국땅에 데려와 놓고, 식용으로 쓴다더니 감당 못해서 풀어놓은 걸 누굴 탓해. ..사람이 문제다! ..장례식하나 치러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아잇! 이건 과학쌤이 잘못하셨어! 과학 이전에 과학자 윤리를 가르쳐 주신 후에 해부시켰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생명존중 모르는 중2병 소년 데려놓고 칼을 들게 했으니!
그래도 중학교 과학쌤은 양반이셨어. 초딩 때는 아동학대급 담임쌤도 있었거든. 애들 보는 앞에서 금붕어 어항에 락스를 넣었지. ..몇몇은 소리 지르고, 울고, 몇몇은 신기하게 쳐다보고. 난 후자였어. ...아니! 말했잖아, 난 선생님 말씀이면 하늘같이 들었다고! 어디 선생님 하시는데 눈살을 찌푸려. 에헴,
다만 개구리와 달리 금붕어는 잊히지가 않아. 빨강, 노랑 색색이 물고기는 피가 빠지듯 허옇게 변했어. 맙소사.. 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지. ..넣지 마세요! 애들이 외쳤지만 과감하셨어. 비누를 넣고, 가루 세제를 넣고, 섬유유연제를 넣고. 웟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자 봐라, 물 아껴야겠제? ...아뇨! 아끼는 건 무슨! 충격과 공포만 안겨주셨어!
이런 거 보면 해부 금지는 잘 한 거야. 자칫 생명경시와 트라우마만 남길 수 있으니까.. 사실 그래. 우리가 다 의사 될 것도 아닌데, 생명 죽여 가며 해부할 필요 있어? 시청각 모형이면 충분하지. ...응? 너님 자식은 의사 시킬 거라고? 아잇! 그건 의대 합격하고 나서 생각하자! 머리 좀 커져서 죽음조차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 지나서. 앙? 19세 이후론 아무도 안 말려. 우리나라서만 한 해 372만 마리 실험하니까 걱정하지 마. 죽어갈 동물 넘치고 넘쳤어. 응? (찰싹!)
다만, 해부실험은 그렇다 쳐도 다른 동물 “교육”은 있었으면 좋겠어. 무엇? 바로 도축! ..외국에선 도살장에 애들 데리고 간다며? ..토실토실 귀여운 돼지가 전기충격에 비명 한번 지르고 기절합니다. 경동맥 절단 돼서 말끔히 피가 뽑힙니다. 이제 멍 자국 하나 없는 아라비아 돈육으로 태어났습니다. 호우! 그걸 지켜본 애들은 울고불고 짜면서 방금 생산된 싱싱한 소시지를 먹지. 식재료에 감사를 담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야. (찰싹!) ...응? 결국 충격요법이라고? 상처 남을 수 있는?...끄응. 어렵네.
그래도 보여주고 싶어. 내가 아빠라면. 물론 사전 사후 조취 충실히 취한 후에 말야. 충격은 최대한 덜하게, 그러나 진실은 볼 수 있게. 치킨 하나, 피카츄 돈가스 하나 만드는데도 죽음이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오우야, 내가 말했지만 멋있었다. 컹.
아무튼. 생명에 대한 존중! 고마움! 아이들에게 전달되면 좋겠어. 아참, 하나 빼먹을 뻔 했네. 곤충채집! 이 빌어먹을 거 좀 그만 시켜라! 모기 잡수시는 킹 잠자리에 손을 대다니, 왜 그런 죄악을 저질렀단 말인가! ..야너두? 크흑. ..염소에 타죽는 금붕어보다 더 끔찍했던 기억이 뭔지 알아? 알코올에 허우적대다 죽은 애사슴벌레야. 내 인생 최대 비극이자 실수! 그걸 초딩 때 겪었어! 곤충채집이란 명목 하에! 이런 죠스바 양꼬치엔 칭타오!
살아있을 때 더 아름다워라!
동물보호법 : http://www.law.go.kr/%EB%B2%95%EB%A0%B9/%EB%8F%99%EB%AC%BC%EB%B3%B4%ED%98%B8%EB%B2%95
죽은 개구리 해부, 함부로 해선 안되는 이유 :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928539.html
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 학교는 예외 논란 : http://www.animalrights.kr/news/articleView.html?idxno=1538
동물권보호 VS 과학탐구권리 제한 논란 : https://www.ytn.co.kr/_ln/0103_202005110824189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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