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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마스크맨2020.10.17 PM 11:09
마스크맨
주말은 잘 보내고 있어? 핫. 난 이 시국에 방구석 탈출해서 돌아다녔어. ...워워, 그럴 사정 있었다고. 오늘이 바로 지방직 7급 공무원 필기 날이걸랑. 시험 친 사람? ...오우야, 꽤 있네. 너님들 앞에 노력한 만큼 충분한 결과 나오길 바래. ...응? 나? 에이, 알잖아. 포기한지 오래다. (찰싹!) ..참가에 의의를 둔다. 캬하하!
아무튼. 홀가분한 마음에 근처 공원을 갔는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지. 무슨 문제? ..마스크! 마스크 안 쓴 인간이 왜 이렇게 많냐! 꺼져 이 더러운 인플루엔자! (찰싹!) ..후우. 막 산에서 내려온 커플은 애정행각에 벗기 바쁘질 않나, 뒤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폐 속 까지 뿜뿜하면서 맨입으로 조깅하는 인간이 있질 않나!
위험은 계속 됐어. 모노레일 타는데 어르신 한 분이 당당히 거친 숨 내뱉으며 그대로 타는 거야. 아니! 입구에 대문짝하게 탑승 시 마스크를 쓰시오 경고판 있는데! 내가 빡쳐서 진짜! 8인 밀폐실에 마스크 없이 헐떡이면 어떡하란 말입니까! 끄응.
즈기요, 마, 쓰이소! 콱! ..올라가는 내내 속으로 읊조렸어. 이참에 아싸리 노인공격 돌아이 될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고. ..워워. 걱정 마. 나 그렇게 용기 있는?, 앞뒤 분간 못하는 놈은 아냐. 어쩌겠어. 어르신이 숨이 가쁘시다는데. 빨리 하늘나라 가고 싶은가 보지. (찰싹!)
골방에 틀어박혀 있을 때는 몰랐어. 마스크 때문에 치고 박았다 소식 들으면 혀만 찾지. 쯧쯧. 사람들이 관용이 없네, 시민의식이 없네! 자뻑에 빠져서. ..미안합니다! 세상 물정 몰랐습니다! 크흑. 직접 겪어 보니 주먹다짐은 물론 살인까지 갈 수 있겠더라니까.
고작 마스크 때문에 사람을 증오하다니.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심지어 나, 5달 전엔 마스크 무용론자였다? 그랬던 인간이 지금 이런 고민 하는 거야. ..흐음. 일단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커졌어. 정부며 언론에서 몇 달을 겁줬는데 그럴 만하지. ..농담이고, 사실 난 두렵지 않아. 걸려봤자 죽을 나이대는 아니거든. ..근데 엄마는? 아빠는? 격리 기간 동안 박살날 가정 경제는? ..절대 걸리면 안 돼. 코로나에 살아남더라도 결국 굶어 죽어. 돈 없어서.
이 정신으로 임하니까 마스크 안 쓴 인간은 모두 적으로 보이는 거야. 언제 내 기관지를 따고 가정평화를 무너뜨릴지 모를 적! 지옥의 불구덩이지! 칼부림 부리고 싶은 맘이 당연했어. ..다행인 건 11월 13일부터 이런 흑심 품지 않아도 된다? 정부가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했거든. 대중교통은 물론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이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안 쓰면 과태료 10만원!
이럴 땐 법이 고맙다니까. 앞으론 인간을 미워할 필요 없잖아? 지금까진 저 놈을 죽일까 말까 고민했다면, 이젠 간단히 신고하자! 법의 심판을 받게 하자! 캬하. 이 얼마나 고상하고 부드러운 인식전환이야.
아무튼. 반성해. 그 분들을 설득할 생각은 않고 그저 벌레처럼 본 점. 오늘부턴 바꾸겠어! 신천지 같은 정성으로 마스크교를 전파하리라! 불쌍한 어린양 하나 넘기지 않고 KF94 가호를 내리리라! ...응? 안 믿는 사람? 어... 자고로 믿음이 부족한 자는 몽둥이가 약인 법. 2미터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 정의봉으로 응징한다! (찰싹!)
..아니면 좀 더 신사적인 방법도 괜찮지. 노마스크맨 코앞에서 인생연기 펼치는 거야. 피를 토하면서, 얼굴에 핏줄 올리면서, 쿨럭쿨럭! 내가 바로 코로나 페이크 감염자다, 마스크 없는 넌 이제 뒤졌다는 심정으로! ..물론 버스, 지하철에서 이 짓 했다간 시전자도 살아남지 못할 수 있어. 아무렴 어때! 언젠가 알아줄 거야.
그가 바로 기침 속의 수호자이자 우릴 지키는 보호자, 마스크맨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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