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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포세이돈의 분노가 국회를 덮칠 때2020.11.09 PM 11:42
포세이돈의 분노가 국회를 덮칠 때
오늘은 우리 동네 얘기를 할까 해. 부산 동구 초량. 핫.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 부산역은 와 봤지? 바로 거기야.
여긴 어.. 부산에서 가장 낙후됐다고 “불리는” 곳이야. 사실 숫자 지표만 보면 맞는 소리고. 왜, 빈곤율이다, 노령화지수다, 그런 개념 있잖아? ..그러나! 난 이 동네가 좋아. 정말 아름다워. 부산의 아픔, 기쁨, 모든 세월 묻어냈는데, 어떻게 아름답지 않겠어. 특히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풍경은, 와우! 부산 제일 절경!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어. 조막했던 길거리가 사라지고, 때 묻은 집이 스러지고, 연세 자욱한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보리밥집이 없어졌지. 대신 그곳엔 40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어. 하나같이 반듯한, 가까이서 보면 위압감마저 드는 건축물의 향연. 핫.
얼마나 열심히 지었던지 틈 하나 없어. 대지 용도에 맞게 아파트, 주상복합 아주 쌍으로 올렸지. 진정한 아파트 숲! ..높이는 어떻고. 해발 200미터 달동네 전망대에 펼쳐지는 풍경이라곤 베란다 창문이 전부야. 이럴 바에 이름 바꾸자. 전망대가 아니라 도촬대로. 여름에 망원경 챙겨 가면 딱이네.(찰싹!) ...농담입니다.
어떻게 허가 받은 걸까? 나, 생각 많이 했거든, 모르겠어.. 조망권이니, 일조권 어떻게 해결했지? 뒤에 다 주택이야! 사람 사는 곳! ..거기다 학교까지 있다? 초량 베스티움 센트럴베이! 아예 초등학교 운동장 침범하며 지었어! 이게 나라냐! 내가 학부모였으면 구청장 멱살 잡았다! 야이, 아이보다 재건축에 목숨 거는 놈아! (찰싹!) 끄응. 현 부산 동구청장 더불어민주당 최형욱 님, 파이팅.
..더 이상 막을 수 없어. 이미 다 지었거든. 그래서 더 열 받아! 난 대체 뭘 하고 있었나! 끄흑. 시에 민원 넣고, 1인 시위 하고, 공사 금지 가처분 소송 걸고, 주민 선동하고(찰싹!) ..했으면 충분히 바꿀 수 있었는데! ..지금과 다른,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뭐? 그런 사례 본 적 없다고? 그야 물론.. 힘들지. 알아. 특히 법 자체가 시공사 편인 주상복합은 더 어렵고. ..잠깐, 주상복합은 알지? 밑에는 마트니, 식당이니, 헬스장이지만 위는 아파트인, 끔직한 혼종, 앙? 도곡동 타워팰리스 생각하면 돼. 여하튼.
그러나 지금이 어떤 시대입니까! 목소리 크게 내면 들어주는 세상! 일례로 부산진구 주민들은 소송 걸어서 승소했어. 와우. 판사님 왈, 햇빛 가리는 49층 주상복합 불허한다! 13층에서 20층 사이로 지어라! 캬하하. 뭐, 아직 고등법원, 대법원 가봐야 알겠지만, 이게 어디야. 권리 지켜낸 모습! 멋지다!
후우. 우리 초량동은 이제 그럴 수 없으니, 끝난 건가? ..아니! 포기하긴 일러. 최후의 수단이 남아있어. 무엇? 바로 협성 마리나 G7! 들어는 보셨나, 협성 마리나 G7! ...맞아. 부산역 내리면 바로 보이는 흉측한 쌍둥이 타워.(찰싹!) 지상 61층! 높이 199미터! 끼요옷!
벌써부터 명물이야. 고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시민이면 누구나 쓰레빠 신고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 라고 했던 북항을 완전히 뒤집어 놨지. 프리미엄! 하늘 아래 가장 놀라운 세상으로! 캬하하!
이게 왜 마지막 희망이냐? ..어차피 못 볼 거면 다 같이 못 보자, 정신! 아까 전에 말했던 재건축 아파트들 있지? 응, 너님들도 바다 못 봐! 우리 협성 마리나 G7 완공되면! 주변에 우후죽순 호텔 들어서면!(찰싹!) ..여러분이 바라보는 세상이, 바로 달동네 주민이 너님 아파트 쳐다볼 때 드는 느낌입니다. 이제 아시겠죠! 조망권의 소중함! (찰싹!)
..워워. 에이. 과장한 거지. 절대 입주민 탓할 생각 없어. 진짜야! 근본적 문제 원인자들은 따로 있으니까. 이따위 허가 내준 공무원! 법 사부작 손 댄 국회의원! ..끄응. 참고로 부산 전체가 이래. 바다 근처엔 죄다 호텔을 가장한 아파트야. 이름하야 생활형 숙박시설!
주상복합이 그냥 혼종이라면 생숙은 끔찍한 잡종이지. 딴엔 숙박시설이라고 주택법 적용을 안 받아, 그럼? 공중위생 관리법에 따른다는 말씀! 맙소사. 이러다 보니 청약 제약도 없어, 전매제한 규제 없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도 안 내. 1가구 2주택에 걸리지도 않아. 어! 실상은 아파트인데! ..돈 벌기 참 쉽죠! (찰싹!)
이 상식 밖의 법이, 2013년에 어물쩍 통과된 법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야. 그런데 국토부는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대. 자기 관할이 아니래. 숙박업이니 보건복지부에서 위생 점검이나 받으래. .,미친 소리! 야이 쌍쌍바야! ..워워, 펀쿨섹.. 이 따위 국토부라면 개나 주라 그래! 장관 누구야! ..김현미 꺼져! (찰싹!)
끄흑...추억은 끝났어.. 시멘트뿐이야.. 흑흑.. 포세이돈이여! 몰아치소서! (철썩!) ..죄송합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에 밀려난 공공이익 :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20/05/519478/
북항재개발 초고층 특혜 논란 국감서 도마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87462
3년 내내 아파트 공사 신음하는 교실 : http://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854567.html
49층 주상복합에 일조권 피해, 법원 층수 낮춰라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008135
부산에 잇단 생활숙박시설, 난개발과 주거용도로 변질 우려 : https://www.yna.co.kr/view/AKR20200916124500051
부산시 건축물 높이관리 기준 시행 움직임 우려 :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008281413379040497
정부 생활형 숙박시설에 손댄다 : https://www.news1.kr/articles/?4097968
- kofluvs
- 2020/11/10 AM 07:57
꾸준히 시대에 안맞는 법을 개정해나가야되는데 그런 부서는 없고 그냥 사고터지면 우후죽순 대충 쏟아낸 후에 진짜 관심있는 몇명이 취합해서 통과...
- 풍신의길
- 2020/11/10 AM 09:14
제대로 일해라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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