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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어느 범죄가 평범한 가족2021.01.06 PM 11:46
어느 범죄가 평범한 가족
최근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 태어난 지 16개월, 피부의 온기만 느끼면 될 나이에 세상을 떠나버린 소녀.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난 두려워. 나도 그들처럼 될까 봐. 아이를 때리고, 내장을 부수고, 췌장을 자르는 행위를 저지를까 봐. ..결혼도 안 한 놈이, 아이 근처에도 안 가는 놈이 무슨 걱정이냐고? 그래, 다행이다. 최소 어린 생명을 건드릴 일은 없어. 하지만, 그, 부모님은? ...언젠가 아이처럼 되실지도 모를 우리 엄마 아빠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어. 정말 준비가 안 된 거야. 부모님마저 살의에 찬 마음으로 바라보는 놈이, 감히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 가질 꿈을 키웠다니, 안 돼지. 절대 안 돼. 이건 사랑이 아냐. 욕정 혹은 이기심이지.. 반성합니다.
가족이란 뭘까? ..서로 미워하지만 끝내 사랑하는 사람들? ..그랬으면 좋겠다. 원망은 있어도 헤어짐은 없는, 그런 관계. ..우리 집도 그래! 엄마 아빠가 미운 적이 한 둘이었을까. 아니, 취직 못하고 집구석에서 빈둥대는 녀석 바라보는 부모님 속이 탔으면 더 탔지. 그럼에도 꾸역꾸역 함께 살아가잖아. ..맞아. 억한 분노는 찰나였어.
그러나 걱정 돼. 마지막, 넘어선 안 될 선마저 끊을 때가 올지도 모르거든. 그 날이 분명 올 거야. 아빠가 직장을 그만두고, 엄마는 성당마저 못 나가는 날이.. 그때, 난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 할 수 있을까? 아픈 곳을 살피고, 병원에 같이 가고, 드시고 싶은 돼지국밥을 사들고, 때론 기저귀 하루종일 갈 수 있을까? ..아프면 어쩌지, 치매라도 걸리면 어떡하지? ...
할머니가 정신을 잃자, 난 공포에 굴복해 버렸어. 날 세상 가장 사랑해 주신 분이건만, 손자 왔다고 항상 계란찜에 통닭을 주셨건만, ..죽으세요, 빨리 죽으세요, 나 고생시키지 말고, 겁먹게 하지 말고, 그냥 빨리 죽으세요!
..아빠가 옆에 있었는데도 그랬어. 한심하지.. 이젠 아무도 없어. 내가 오롯이 감당해야 해. ..자신이 없어. 못할 것 같아! ..고려장 이야기를 들을 때면 비웃었는데. 저런 짐승만도 못한 자식. 천륜을 버린 놈. 욕했었는데! ..이젠 그럴 수 없어. 언젠가, 그 날이 오면, 난.. 부모를 버리고 싶은 욕구에 가득 찰 테니까. 죽이고 싶은 마음에 점령 당할 테니까.
아빠를 위한다면서 쇠사슬을 발에 채울지도 몰라. 엄마를 위한다면서 몽둥이를 들지도 몰라.. 가만히 있어! 먹어! 싸지 말랬잖아! 냄새나는 새끼들! 내 인생 망가뜨리는 새끼들! 남겨 줄 재산 하나 없는 새끼들! 빨리 뒤져!
..이건 아냐. 절대 그렇게 되어선 안 돼. 사람인 이상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이 자리에서 맹세합니다. 전 부모님을 죽을 때까지 사람답게 모실 겁니다.
후우. 미안하다. 하소연만 잔뜩 했네. 이해해 줘. ..횡설수설, 주제가 비비 꼬여 보였다면 사과할게. 도저히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할 수 없었어...아무튼! 이번 사건을 입양가정에 국한시키고 싶진 않아. 가정 폭력 전체로 확대해서 보자고. ..부모를 내팽개친 자식, 자식을 구타한 부모, 이 싸갈쓰 붕어싸만코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을 강화해야 한다. ..다 사형? 야! 너무하지만 인정.(찰싹!) ..경찰, 복지시설의 철저한 관리감독. ...심리상담, 교육. 다 좋아. 여기에 돈까지 추가하면 좋겠어. 왜, 가정불화에 상당 원인은 돈 때문 이래잖아. 간병 1년이면 효자도 불효자 되는 이유가 뭐겠어. 돈이 없어서! 5성급 요양원에 모실 돈이 있었다면 화목했지! ..경제난에 부모가 자식마저 죽이는, 함께 죽는 이유, 빌어먹을 돈! ..학대당한 이들이 안식을 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돈!
...돈 받아도 헷가닥한 놈은 계속 미친 짓 벌인다고? 이번처럼? ...오히려 수당 때문에 인간을 가축처럼 대할 수 있다? 호오, 그렇네. 어렵다 야. 이래서 법 만들기가 어렵구나. 인간이 아닌 놈들을 상정해서 시스템을 짜려니 갑갑할 수밖에.
여하튼. 그, 여러분은 찰떡같은 가족생활 이어가길 간절히 바랄게. ..그리고, 가정폭력에 상처 입은 모든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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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40에백수
- 2021/01/07 AM 12:04
노총각이라 애는 없다만 입맛이 영 쓰군요
- 풍신의길
- 2021/01/07 AM 01:15
저도 이번 일이 매우 안타깝고 씁쓸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예산지원, 제도개선을 통해 확실한 해결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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