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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요오드를 요오드라 부르지 못 하고2021.01.18 PM 11:37
요오드를 요오드라 부르지 못 하고
여러분은 언제 나이 들었다 느껴? ..난 원소 주기율표를 보고 체감했어. 망가니즈 대 망간, 승자는요, 망가니즈! 이게 대체 뭐라고, 참. 원소 한글 새 이름이라고 해서 2014년부터 바뀌었다나 뭐라나. 여기 급식들, 진짜 교과서에 망가니즈로 나와? ...그래? 후우, 전 늙었“읍”니다.(찰싹!)
잘 쓰고 있는 용어 왜 교체하려 용을 쓰나 살펴보니, 이유가 있었어. 우리 동년배에게 익숙한 발음은 독일식, 이에 반해 미국에서 공부한 교수님들이 쓰기에 편한 이름은 미쿡식! 결국 교수님들로 구성된 대한화학회에서 천조국 발음기호로 표기하자 도장 쾅 찍은 거지. 나트륨을 소듐으로, 칼륨을 포타슘으로, 요오드를 아이오딘으로.
글쎄, 굳이 바꿀 필요 있나? 솔직히 근본도 없는 미국 보다야, 역사와 전통의 독일 기호가 더 멋지잖아? 실제 원조도 독일이야. ..게다가 새 이름은 원소기호랑 매칭이 안 돼. 이를테면 NA. 이걸 보고 나트륨은 연상할 수 있어도 소듐? 어디 N자에 S를 묻히고 있어! ..K도 똑같지. 키읔이면 칼륨! 포타슘 노노해! ..그리고 I는 요오..응? 뭐야? 이건 요오드보다 아이오딘이 더 쉬운데? ..아잇! 예외는 있는 법! I는 아이오딘 아니죠. 요오드!(찰싹) 문과의 지적에 토를 달지 마! 이쪽은 우리 나와바리라고!(찰싹!)
후우. 다행히 나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았나 봐. 열화와 같은 반발에 나트륨과 칼륨은 지켜냈어! 파릇한 급식들도 우리랑 똑같은 명칭 배운단 말씀. 그러나 요오드는..아아, 아이오딘으로 변절해 버렸어.. 이게 나라냐!(찰싹!)
아무튼. 외래어 표기, 어려워. 제 아무리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외래어 표기법이 있다지만, 현실은 규범을 초월하지. 피쉬냐 피시냐, 핼로윈이냐 할로윈이냐, 커피숍이냐 커피샾이냐, 케잌이냐 케이크냐. 와우, ...맞아, 그 무슨 차이 난다고, 파더나 빠덜이나 그게 그거지! 하여간 고리타분 국립국어원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말 할 땐 문제가 없어. 훡유나 뻑유나 상황 봐서 알아먹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글로 검색해야 할 땐 이게 골치 아프걸랑. 멀리 갈 것 없이 케첩, 케찹, 케쳡, 케챱. 돈가스, 돈까스. 비프 커틀릿, 커틀렛. 잉글리시, 잉글리쉬. 아항? 점 하나 차이로 검색결과는 천차만별이지. 오뚜기 돈“가”스 “소”스는 비프 커틀“렛”으로 찾아야 나온다고!
특히 게임, 컴퓨터, 전자기기 쪽으로 오면 그야말로 혼돈과 파괴야. 여기 저기 온통 외래어라 한글로는 도통 입력할 엄두조차 안 나. 이모탈, 임모탈. 아수스, 에이수스. 트라이팟, 트라이포트, 엠블렘, 엠블럼, 하자드, 해저드, 와치독스, 워치독스. 핫! 언젠 오버워치라며! 이러니 어째, 영문 그대로 입력할 수밖에. 무슨 게임 하나 하려면 외국어 공략을 마스터 하고 있어. 우리 자랑스러운 쌤성 갤럭시 리뷰조차 머나먼 양키 성님이 샬라샬라 해 준 걸 듣고. 맙소사.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옆 나라 일본이 부럽기까지 하더라고. 왜, 받침 하나, 아르 혀 굴리기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언어 있잖아.(찰싹!) 크흠. ..마크도나루도, 기무치, 토라베루, 떼레비, 쇼삥구, 화이나루후안타지.. 촌티는 날지언정 적어도 우리처럼 헷갈리진 않아. 파이널, 파이날, 화이날, 화이널, 이런 환장할! 꺼흑, 풍부한 발음이 오히려 악재가 되다니!
오늘부로 내 안에 국립국어원 멸시는 끝났어. 그 분들은 진정 국어를 지켰던 거야. 양놈의 언어가 침략하는 가운데 뿌리를 잃지 않는 모습! 더욱 확고하고, 자비 없는 외래어 표기법이 필요하다! 리더쉽 아니 리더십. 컨셉 아니 콘셉트. 하이라이트 아니 하일 하이드라!(찰싹!) 하일라이트!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 국어의 자유로움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참, 우리네야 어쩔 수 없다지만 언론만큼은 철저히 따르면 좋겠어. 명색이 언론고시 패스한 기자님들이잖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국어 잘 한다는 앵커, 아나운서, 아항? 영향력 드높은 이들이 솔선수범 한다면야 통일된 외래어 보는 날도 멀지 않겠지.
여하튼. 난 이제 순순히 외래어 표기법을 따를래. 그 첫 번째 단추, 원음으로 쓰기! 모택동 보다는 마오쩌둥. 쥴리어스 시저 보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캬하, 역시 원조 발음이 더 있어 보여. ..잠깐, 그럼 아까 떠들었던 원소기호는 뭐지? 원조는 독일이잖아!
아이오딘 아니, 요오드! 요오드로 대동단결! (찰싹)
- 칼밥
- 2021/01/18 PM 11:58
이러다가 파운드, 야드 같은거도 미국 따라가자는 의견이 나오는거 아니려나 모르겠네요
파인애플 같은거도 있고요
- 풍신의길
- 2021/01/19 AM 01:19
- 하마아찌
- 2021/01/19 AM 12:01
이제 미국에서 배워서 미국식 영어로 용어를 쓰는 사람들이 주류가 되는 세상으로 바뀐 거라고 봅니다.
- 풍신의길
- 2021/01/19 AM 01:21
- 毛부리
- 2021/01/19 AM 12:06
- 풍신의길
- 2021/01/19 AM 01:22
- 무역연합
- 2021/01/19 AM 01:17
기존 용어를 더이상 안쓴다고 국제적으로 협의한것도 아니고 그냥 대한화학회에 미국유학 출신들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 풍신의길
- 2021/01/19 AM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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