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미얀마를 되새기며2021.03.05 PM 11:08
미얀마를 되새기며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테타가 일어났다. 아웅산 수치는 구금됐고, 인터넷은 끊겼으며, 양곤 국제공항은 폐쇄됐으며,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문민정부를 이끌던 장차관 24명이 해임됐고 그 자리를 군 출신 인사가 차지했다.
2월 2일. 미국은 미얀마 현 상황을 쿠테타로 규정하고 원조 중단에 들어갔다. 다만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과 민주주의 교육 프로그램은 지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EU를 비롯한 서방 또한 쿠테타를 규탄하며 경제 제재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미국은 2월 4일 군부가 미 연방은행에 예치한 10억 달러를 이체하려 하자 이를 동경했다. 미 상무부는 미얀마 군부를 수출규제 명단에 등재했다.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광범위한 제재가 미얀마 국민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 염려했다. 싱가포르는 미얀마의 주요 투자국이다.
2월 20일. 피의 토요일. 쿠테타 발생 20여일 만에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군부에 대한 불복종 운동이 연일 벌어지는 가운데,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마저 체포됐다.
2월 28일. 피의 일요일. 미얀마 전국 각지에서 2차 총궐기를 맞아 각 도시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군부는 무차별 실탄 사격, 저격수를 이용한 조준사격을 가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날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 보다 많은 사상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3월 4일. 군부는 계속하여 무력진압을 했다. 하루 동안 38명이 사망했다. ..키알신, 19살. 그녀는 시신기증을 약속하고 시위에 나섰다. Everything will be OK. 모든 게 잘 될 거야. 그녀의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다. 군경이 발포한 총에 머리를 맞고 숨을 거뒀다. ..이날 14살 소년을 비롯해 어린이 4명이 생명을 잃었다.
.......
무력감, 죄책감.. 미얀마 사태를 바라보는 내 심정이야. 사람이 죽고, 짓밟히고, 몇몇의 탐욕에 살육이 펼쳐지건만, 난 너무 태평해.. 머나먼 동남아에 신경 쓸 거 있나. 가난하다며? 더더욱 상관할 필요 없네. 죽든 말든 알아서 하겠지. 응원은 할 게요. 파이팅. ..이런 썩을!
딴엔 양심에 찔려서인지 분풀이 대상을 찾아. 그래서 한다는 게 중국 욕! 미얀마 군부 뒤에 숨어서 영향권 넓히려는 중국이 문제다! 지구에 암 덩어리들! 증발해 버려야 할 놈들! 이 모든 게 중국, 또 중국! 중국만 없으면 인류평화 이룩할 텐데! ...생각만큼은 아주 민주투사 나셨어. 당장이라도 핑핑이 모가지 따러 갈 기세야. 헌데 어째. 현실은 발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걸.
모르겠어.. 미얀마 민중을 위해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 계속 중국 혐오나 할까? 알리발 쇼핑에 마데인 차이나 제품이면 사족을 못 쓰는 내가? 안 돼.. 그럴 용기도, 돈도 없어. ..핑핑이 탓만으론 죄책감을 덜지 못해..
아잇! 미얀마 얘기 하는데 자꾸 중국이 나오고, 미국이 나오고, 국제사회가 등장하다니. 이것부터가 비극이구나.. 설사 국제사회가 전폭적으로 도와준다 치자. 이거 바른 길 맞아? 외세를 이용한 민주는 결국 깨졌잖아? 오바마가 그렇게 공들여 수치 여사 정권 만들면 뭐해. 결국 지금처럼 부서진 걸! ..미안하다. 내 속에 절망이 그대로 튀어나와 버렸어. 존슨! 갈겨!
..후우. 답답함에, 부끄러움에, 그저 안타까워. 그럼에도 난 믿어 의심치 않아! 미얀마 국민이 들어 올린 선거, 민주주의, 자유의 세 손가락이 반드시 실현될 것임을! 비록 잠깐은 실패한다 한들 결국엔 쟁취할 것임을! 5.18광주의 피가 87년 6월 끓어오른 것처럼, 대한민국 민중이 끝내 이긴 것처럼, 각자의 가슴에 인권 자유 정의가 새겨질 것임을!
미얀마. 자유와 평화가 울려 퍼져라.
user error : Error. B.